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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5도5869 판결

[절도(예비적 죄명 : 횡령)][공2005.11.1.(237),1761]

판시사항

[1] 피고인이 현금카드의 소유자로부터 편취한 현금카드를 이용하여 현금자동지급기에서 예금을 인출한 행위의 죄책

[2] 피고인이 현금카드의 소유자로부터 편취한 현금카드를 이용하여 현금자동지급기에서 예금을 인출한 사안에서 절취의 주위적 공소사실과 횡령의 예비적 공소사실 모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예금주인 현금카드 소유자로부터 그 카드를 편취하여, 비록 하자 있는 의사표시이기는 하지만 현금카드 소유자의 승낙에 의하여 사용권한을 부여받은 이상, 그 소유자가 승낙의 의사표시를 취소하기까지는 현금카드를 적법,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은행 등 금융기관은 현금카드 소유자의 지급정지 신청이 없는 한 카드 소유자의 의사에 따라 그의 계산으로 적법하게 예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현금카드의 소유자로부터 현금카드를 사용한 예금인출의 승낙을 받고 현금카드를 교부받은 행위와 이를 사용하여 현금자동지급기에서 예금을 여러 번 인출한 행위들은 모두 현금카드 소유자의 예금을 편취하고자 하는 피고인의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행위로서 포괄하여 하나의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볼 것이지, 현금자동지급기에서 카드 소유자의 예금을 인출, 취득한 행위를 현금자동지급기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가 점유하고 있는 현금을 절취한 것이라 하여 이를 현금카드 편취행위와 분리하여 따로 절도죄로 처단할 수는 없다.

[2] 피고인이 현금카드의 소유자로부터 현금카드를 편취하여 예금인출의 승낙을 받고 현금카드를 교부받아 이를 이용하여 현금을 인출한 사안에서, 피고인의 현금 인출행위가 현금지급기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가 점유하고 있는 현금을 절취한 것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이 인출된 현금의 보관자의 지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절취의 주위적 공소사실과 횡령의 예비적 공소사실 모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예금주인 현금카드 소유자로부터 그 카드를 편취하여, 비록 하자 있는 의사표시이기는 하지만 현금카드 소유자의 승낙에 의하여 사용권한을 부여받은 이상, 그 소유자가 승낙의 의사표시를 취소하기까지는 현금카드를 적법,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은행 등 금융기관은 현금카드 소유자의 지급정지 신청이 없는 한 카드 소유자의 의사에 따라 그의 계산으로 적법하게 예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현금카드의 소유자로부터 현금카드를 사용한 예금인출의 승낙을 받고 현금카드를 교부받은 행위와 이를 사용하여 현금자동지급기에서 예금을 여러 번 인출한 행위들은 모두 현금카드 소유자의 예금을 편취하고자 하는 피고인의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행위로서 포괄하여 하나의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볼 것이지, 현금자동지급기에서 카드 소유자의 예금을 인출, 취득한 행위를 현금자동지급기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가 점유하고 있는 현금을 절취한 것이라 하여 이를 현금카드 편취행위와 분리하여 따로 절도죄로 처단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도2466 판결 , 1996. 9. 20. 선고 95도172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5. 2. 11. 충북 옥천읍 소재 농협중앙회 옥천군 지부에서, 소지하고 있던 공소외인의 현금카드를 이용하여 위 지점에 설치되어 있던 현금인출기에서 피해자 농협중앙회(옥천군 지부) 소유의 현금 350만 원을, 같은 일시경 충북 영동군 용산면 소재 용산농협에서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 용산면 농협 소유의 현금 140만 원을 인출하여 각 절취하였다는 주위적 공소사실과, 피고인이 같은 날 충북 옥천읍 소재 농협중앙회 옥천군 지부에서, 소지하고 있던 피해자 공소외인의 현금카드를 이용하여 위 지점에 설치되어 있던 현금인출기에서 현금 350만 원을, 같은 일시경 충북 영동군 용산면 소재 용산농협에서 같은 방법으로 현금 140만 원을 인출하여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그 시경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는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이 사실은 혼인의사가 전혀 없음에도 공소외인과 혼인의사가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앞으로 함께 살아야 되는데 자신에게 현금카드를 달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여 공소외인으로부터 현금카드를 넘겨받게 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현금지급기는 금융기관과 예금자 간의 약정에 따라 예금자가 금융기관이 지정해 준 비밀번호 등 정보를 입력하면 일정한 컴퓨터프로그램에 따라 그 정보를 자동처리하는 것이고, 현금지급기에 삽입된 현금카드와 입력된 비밀번호 등 정보가 정확하기만 하면 현금카드의 사용자가 누구이든 간에 인출 가능한 한도 내에서 예금이 인출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피고인이 예금주인 현금카드 소유자를 기망하여 현금카드를 교부받은 경우 비록 하자 있는 의사표시이기는 하지만 공소외인의 승낙에 의하여 현금카드를 사용할 권한을 부여받은 이상, 공소외인이 그 승낙의 의사표시를 취소하기까지는 현금카드를 적법,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고, 금융기관은 공소외인의 지급정지 신청이 없는 한 공소외인의 의사에 따라 그의 계산으로 적법하게 예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공소외인으로부터 현금카드를 교부받은 행위와 이를 사용하여 현금지급기에서 공소외인의 예금을 인출한 행위는 모두 혼인을 빙자하여 공소외인의 예금이나 재산을 편취하고자 하는 피고인의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행위로서 포괄하여 하나의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볼 것이지, 현금지급기에서 공소외인의 예금을 취득한 행위를 현금지급기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가 점유하고 있는 현금을 절취한 것이라 하여 이를 따로 절도죄로 처단할 수 없는 것이고, 또한 피고인이 앞서 본 바와 같이 기망행위에 의하여 공소외인으로부터 현금카드에 관한 사용권한을 부여받아 자신을 위하여 현금을 인출한 것인 이상, 피고인이 공소외인을 위하여 위 현금카드로 인출한 금원에 관하여 보관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주위적 공소사실 및 예비적 공소사실 모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처음부터 단일하고 계속된 편취의 범의하에 공소외인으로부터 현금카드를 받고 이를 이용하여 현금을 인출하였다는 원심의 사실인정과, 피고인의 현금 인출행위가 현금지급기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가 점유하고 있는 현금을 절취한 것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이 인출된 현금의 보관자의 지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모두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절도죄 또는 횡령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유지담(주심) 배기원 김용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