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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81193 판결

[부당이득금][미간행]

판시사항

토지구획정리사업법 폐지 당시 구 도시계획법 제12조 에 의하여 도시계획으로 결정된 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1호 (다)목 의 토지구획정리사업에 관하여는 폐지 전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위 사업에 구 도시개발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하여 같은 법이 그 사업지구 내 지중설치를 포함한 전기시설의 설치비용을 전기를 공급하는 자가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인천광역시 계양구(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기문)

피고, 상고인

한국전력공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천 계양구 귤현토지구획정리사업의 시행자인 원고가 전기사업자인 피고와 사이에 사업지구 내 전력공급에 필요한 시설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관하여 이견을 보이다가, 2005. 2. 5. 추후 공사비반환청구 등의 법률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히고 피고와 공사비 1,096,543,270원에 공사비의 부담주체를 원고로 하는 내용의 지중화 공사 계약을 체결하였고, 같은 날 다시 피고가 지중배전선로를 설치할 수 있도록 원고가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사업지구 내의 토지 일부를 피고에게 지중공급설비 설치공간 및 지중전선로 설치공간으로 무상 제공한다는 내용의 지중공급설비 설치공간 제공 협약을 체결하였으며, 2005. 9. 14.까지 위 계약에 따라 공사비 전액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토지구획정리사업에 적용되는 도시개발법 제54조 제1항 제2호 는 전기사업자의 설치의무에 관한 규정일 뿐 아니라 비용부담에 관한 특별한 규정으로서, 개별 약정을 통하여 임의로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강행법규이므로, 이에 위반하여 그 설치비용을 원고에게 부담시킨 부분은 무효이고, 이로 인하여 얻은 피고의 수익은 부당이득이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위 토지구획정리사업에 대하여는 1995. 3. 24. 도시계획결정 및 고시가 있었고, 1997. 11. 5. 사업시행인가 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2000. 1. 28. 법률 제6252호로 폐지된 토지구획정리사업법 부칙 제2조는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도시계획법 제12조 규정에 의하여 도시계획으로 결정된 동법 제2조 제1항 제1호 다목 의 토지구획정리사업에 관하여는 종전의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의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위 토지구획정리사업상의 시행자 등의 법률상 지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이 폐지되기 전의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이 적용되어야 함은 그 문언상 명백한데, 그 법 제72조 제1항 은 “구획정리사업에 필요한 비용은 시행자가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전기시설, 상하수도시설과 같은 기반시설 내지 간선시설의 설치의무나 비용부담의무에 관하여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나아가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이 위와 같이 폐지된 후 이 사건 토지구획정리사업에 적용되는 도시개발법 역시 사업에 필요한 비용은 다른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사업시행자가 부담하고 전기시설은 전기를 공급하는 자가 설치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을 뿐 전기시설 설치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다가, 2008. 3. 28. 법률 제9044호로 개정되면서 비로소 전기시설의 설치비용은 그 설치의무자가 부담하되, 지중선로의 설치비용은 사업시행자와 설치의무자가 각각 2분의 1의 비율로 부담한다는 규정(현행 도시개발법 제55조 제2항 )을 두기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토지구획정리사업에 도시개발법이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도시개발법이 지중설치를 포함한 전기시설의 설치비용을 그 설치의무자인 전기를 공급하는 자로 하여금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단정한 후 그러한 비용부담에 관한 규정이 강행규정이라고 보아 원고의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인용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률적용 및 해석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양승태 박일환 김능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