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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8. 4. 12. 선고 88도179 판결

[공문서변조,공문서변조행사][공1988.5.15.(824),865]

판시사항

가. 피고인의 자백에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는 경우의 증거능력

나. 피고인의 자백의 증명력을 배척한 것이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피고인의 자백에 형사소송법 제309조 소정의 사유가 없고 또한 그것을 하게 된 동기와 과정가운데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정황이 없다면 그것은 같은 법 제310조 의 보강증거와 함께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나. 피고인의 자백의 증명력을 배척한 것이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권 영민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은 그 이유설명에서 피고인이 제1심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하게 된 것은 제1심법원에 보석허가를 신청할 때에 공소범행을 시인하는 자백서를 첨부 제출하여 보석허가가 되어 풀려난 일이 있었는데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던 중에 공소범행을 부인하자 제1심 재판장이 피고인의 위에서 본자백서를 읽어주며 그와 같은 자백서의 제출사실여부를 묻기에 그때부터 다시 자백을 하게 되었는데 이와 같이 자백을 하게된 것은 피고인이 시종일관 강력히 공소범행을 부인하자 변호인 말이 계속 부인하면 보석이 취소될 것 같다고 말하여 겁이 나서 자백한 것이라고 원심 6차 공판기일에 진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제1심에서의 자백의 진실성이 매우 의심스럽고 그밖에는 검찰에서나 원심에서도 모두 부인하고 있는 피고인의 공소범행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들이 원심이 그 설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한 것 외에 없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의 선고를 하였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제1심법원의 제1회 공판조서를 보면 과연 피고인이 변호인 출석하에 당초에 공소범행을 부인하다가 원심설시와 같은 자백서제출 사실의 유무를 묻는 제1심재판장의 질문을 받고부터 자백을 하고 달리 휴정 등을 한 일이 없어 바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자료들을 동의한 다음 그날로 변론이 종결되어 제2회 공판기일에 판결선고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기록에 편철된 변호인의 제1심법원에 제출 접수된 보석허가청구서 내용 중에는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이 우발적 범행이니 5년전의 일이란 점 등을 고려하여 정상참작을 해달라는 대목이 있는가 하면 피고인이 구속된 것은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했던 검찰수사단계에서 구속된 것이 아니고 범행을 시인한 경찰에서부터 구속이 되고 그때부터 변호인이 선임되어 변호활동을 하고 있음이 기록상 인정되며 검찰에서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함에도 불구하고 다각도로 심층수사를 하다가 공소가 제기되게 된 사실을 알 수 있고 한편 이사건 공소범행내용은 피고인이 소외 신호진에게 돈 2,000,000원을 대출함에 있어 채무자의 처남인 정순제소유 가옥의 담보설정용으로 받은 인감증명서를 그 대출거래를 중개한 공동피고인 과 공모하여 위 가옥이 미등기이어서 담보설정용 인감증명서로는 쓸모가 없게 되었으므로 그 인감증명서 용도란의 "담보설정용" 이라는 대목을"가옥매매"라는 것으로 변조하여 그것을 이용하여 가옥대장상의 소유명의를 피고인 명의로 변경하는데 썼다는 것으로서, 피고인이 검찰과 원심에서 부인하고 있는 것은 그와 같은 행위는 전적으로 공동피고인의 단독 소위이고 피고인은 다만 정당한 절차를 밟아서 용도란을 변경하라고 공동피고인에게 말한 것 뿐이라는 내용임을 알 수 있는바 제1심법원에서 피고인이 위에서 본 것처럼 자백을 하기 전에도 공모범행을 부인하는 피고인에게 제1심재판장이 "인감증명서의 용도를 고쳐 사용하는 경우이익이 돌아가는 사람은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그 다음에 위와 같은 자백서제출여부 질문을 받고부터 자백을 하게 된 것이고 경찰단계에서부터 선임된 변호인이 위와 같은 정도의 공소사실에 진정으로 피고인이 무고하다면 보석청구서에 공모범행을 시인하는 내용의 기재를 한 이유와 허위자백서를 제출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고 더구나 피고인의 제1심 자백의 동기가 원심설시대로 변호인이 보석이 취소될 것 같다는 말을 듣고부터라고 하나 일반적으로 법률전문가인 변호인이 구속된 피고인의 석방만을 위하여 무고한 범죄사실을 시인하고 허위자백을 유도한다는 것은 경험칙상 인정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즉 계속 부인하면 보석이 취소될것 같다는 말을 변호인이 공개된 법정에서 할 수 있는지가 오히려 의심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공동피고인 이 피고인의 채권담보를 위한 위와 같은 공문서변조행위를 피고인 모르게 단독으로 저지를 아무런 이유도 찾아볼 수 없는데도 원심은 공소범행을 뒷받침할 같은 피고인의 검찰진술 기재부분까지 배척하면서 피고인에게 무죄판결을 내리고 있으나 피고인의 자백에 형사소송법 제309조 소정의 사유가 없고 또한 그것을 하게된 동기와 과정 가운데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할 정황이 없다면 그것은 같은 법 제310조 의 보강증거와 함께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증거법칙이라 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그 증명력을 배척한 것은 채증법칙을 어겨 사실인정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병후(재판장) 이명희 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