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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8. 10. 25. 선고 86다카2026 판결

[약속어음금][공1988.12.1.(837),1469]

판시사항

가. 어음.수표를 취득함에 있어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의 판단기준

나. 약속어음의 취득에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위 어음의 성질에 관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어음. 수표를 취득함에 있어서 통상적인 거래기준으로 판단하여 볼 때 양도인이나 그 어음. 수표 자체에 의하여 양도인의 실질적 무권리성을 의심하게 할 만한 사정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될 만한 조사를 하지 않고 만연히 양수한 경우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하여야 한다.

나. 약속어음의 취득에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위 어음의 성질에 관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신민상호신용금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준수

피고

삼희투자금융주식호사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삼경화성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영래, 이정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은 그 적시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어음과 같은 단자회사 발행의 어음은 일종의 예금증서적 성격을 띤 어음으로서 그 수취인 또는 소지인이 만기전이라도 이를 현금으로 교환하고자 할 경우 발행회사로서는 원칙적으로 이를 거부하지 못하고 소정이자를 공제한 후 현금으로 교환해 주어야 하므로 이와 같이 환금성이 보장되는 단자회사 발행어음은 물품대금조로 제3자에게 배서양도하거나 발행회사보다 높은 할인이자율로 다른 금융기관(특히 상호신용금고)에 할인하는 일은 이례적인 사실이지만, 피고회사와 같은 단자회사가 어음할인 등의 방법으로 고객에게 융자를 함에 있어 융자액의 반액만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그 나머지 반액은 동 회사발행의 약속어음으로 대체하되 그 고객과의 사이에 위와 같이 수취한 약속어음을 지급기일 이전에는 발행회사에게 중도해약을 요구하지 아니함은 물론 제3자에게도 배서양도하지 않기로 특약하는 이른바 양건예금 또는 꺾기식 예금이 비정상적으로 성행하고 있고, 위와 같이 발행교부받은 어음은 그 고객이 약정에 위배하여 타인에게 배서양도하여 그 소지인이 발행회사에 대해 지급기일 이전에 현금으로 교환하여 줄 것을 요구할 경우에는 발행회사가 그 고객 즉 배서양도인에게 연락하여 동인으로 하여금 처리하도록 종용하여 중도해약을 막아 온 사례가 적지 않아서 이른바 위 꺾기식 예금에 의해 발행교부된 단자회사 발행어음의 수취인이 그 지급기일전에 어음을 활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상호신용금고 등에서 할인받아 현금화하거나, 물품대금조로 제3자에게 배서양도 하는 방법밖에 없으며 그 배서양수인 또한 상호신용금고 등에서 할인하는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하는 사실에 비추어 원고 회사가 소외 삼성화학주식회사에게 어음할인을 하여준데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 할 수 없고, 둘째, 위 소외 회사는 자본금이 2억 5천만원인 중소기업규모의 회사로서 이 사건 어음할인이전 1개월도 채 안된 같은 해 4.13. 원고 회사와의 어음할인거래를 튼 이래, 같은날 할인금 총액 금 11,076,011원에 이르는 주식회사 금강산업발행의 약속어음 등 총 6매를 할인해 가고 같은 달 14. 할인금 총액 금 6,458,899원에 이르는 유림통상 주식회사의 약속어음 등 2매를 할인해 간 거래실적이 있을 뿐이므로 이 사건 어음금액이(101,157,268원임) 위 회사로서는 그 영업규모에 비해 과다하지만 그 전에 할인하여 간 어음들이 모두 결제되었고, 세째 상호신용금고의 할인대상어음은 거래에 수반하여 발생한 이른바 진성어음에 한하도록 되어 있고 그에 따라 어음할인신청서 접수시에 그 어음이 진성어음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로서 물품대 영수증사본과 납품확인서를 첨부시키도록 되어 있으나 이는 금융정책적 측면에서 거래에 수반된 어음인 진성어음만을 할인하여 주고 융통어음의 할인을 방지함에 주목적이 있고 어음할인의뢰인이 그 어음의 적법한 소지인인가를 가려내는데에 그 주안점이 있는 것은 아닌 점에 비추어, 원고 회사가 위 소외 회사로부터 이와 같은 첨부서류를 징구하지 않았다고 해서 원고 회사가 이 사건 어음의 발행회사인 피고회사와 지급은행인 한일은행에 조회까지 한 이상 이 사건 어음의 취득에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어음, 수표를 취득함에 있어서 통상적인 거래기준으로 판단하여 볼 때 양도인이나 그 어음, 수표 자체에 의하여 양도인의 실질적인 무권리성을 의심하게 할 만한 사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의심할 만한 사정에 대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될 만한 조사를 하지 않고 만연히 양수한 경우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고 , 원고는 신용금고로서 어음거래 및 할인업무에 정통하고 있으므로 일반인의 경우에 비하여 어음거래 및 할인취득에 있어 더욱 신중하게 대처하여야 할 것인 바, 원심판결이 판시한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피고회사와 같은 단자회사가 발행한 약속어음을 환금을 목적으로 상호신용금고 등에서 높은 이자율로 할인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에 속하는데 비정상적으로 발행된 소위 꺾기식 약속어음만은 일반적인 약속어음과 같이 취급되어 유통되어 온 관행이 있어 왔다면 금융업을 주업무로 하는 원고 회사로서는 이 사건 어음이 꺾기식예금에 의한 약속어음인지의 여부에 대하여 확인하여보고 만약 정상적으로 발행된 약속어음이라면 약속어음의 성격상 소지인의 무권리성에 대하여 의심을 하였어야 할 것이고, 또 이 사건 약속어음의 소지인인 위 소외 회사가 원고 회사와 약속어음 할인거래를 시작한지 한달도 안되고 그 회수나 그 액수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적은데 비하여 월등히 큰 액수의 이 사건 약속어음을 물품대금으로 받은 어음이라고 하면서(증인 김재억, 조수한의 증언에 의함) 물품대금영수증사본과 납품확인서를 첨부하지 않은 채 할인을 요구한 행위는 위 소외 회사의 실질적인 무권리성을 의심하게 할 만한 사정이 된다고 할 것이고, 반면 이 사건 약속어음의 수취인이자 유일한 배서양도인인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에 전화로 확인하는 행위가 어렵고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아닌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 회사가 이의 의심을 해소할 만한 상당한 조사를 하지 않고 발행인에 대하여 발행여부와 지급은행에 사고유무의 확인전화만을 하고 이를 할인하여 취득한데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약속어음이 과연 어떤 성격의 어음인지 알고 양수받았는지에 대하여 심리하였어야 할 것인데도 이에 이르지 아니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이나 어음의 선의취득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것이어서 논지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인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이재성 윤영철

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86.8.13.선고 84나2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