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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5. 26. 선고 2016나63352 판결

[구상금][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케이비손해보험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아영)

피고, 항소인

주식회사 비엔에스로지스틱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세 담당변호사 박경홍)

변론종결

2017. 4. 14.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581,639,908원 및 그 중 558,919,818원에 대하여는 2015. 9. 4.부터, 22,720,090원에 대하여는 2016. 2. 26.부터 각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제1심판결에서 참가인의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을 각하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것에 대하여 항소기간 내에 참가인이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하고 피고만이 항소하였으므로,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을 각하한 부분은 피고의 항소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본소 청구와는 별도로 이미 확정되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5년 4월경 엘지전자 주식회사(이하 ‘엘지전자’라고 한다)와 사이에 보험기간 2015. 4. 1.부터 2016. 4. 1.까지, 피보험자를 엘지전자로 하고 엘지전자가 운송계약을 체결하여 운송하는 모든 제품에 관하여 멸실 등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를 피보험이익으로 하는 해상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갑 제6호증 참조, 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고 한다).

나. 엘지전자는 2015. 4. 15.경 파라과이에 소재한 셀렉스 에스.알.엘.(이는 회사의 이름이다, 이하 ‘셀렉스’라고 한다)와 사이에, 엘지전자가 셀렉스에게 스마트폰 2,500개를 수출·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스마트폰 수출계약’이라고 한다), 엘지전자가 위 수출계약과 관련하여 발행한 상업송장(갑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상업송장’이라 한다)에는 CIP(Carriage and Insurance Paid to) 조건으로 거래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다. 피고는 2015. 1. 1. 엘지전자와 사이에, 엘지전자가 지정하는 화물의 운송을 피고가 위탁받아 운송하기로 하는 운송계약(이하 ‘이 사건 운송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엘지전자는 2015. 4. 17.경 피고에게 셀렉스에게 스마트폰 2,500대(이하 ‘이 사건 스마트폰’이라 한다)를 운송할 것을 위탁하였다. 한편 이 사건 운송계약에는 다음과 같은 특약이 정하여져 있다(이하 계약서 조항이다).

제5조

2. 회사(피고)는 화물의 도난, 분실, 파손, 지연 및 기타 화물의 기적 및 운송상 하자 등으로 인한 손해를 포함하여 운송업무의 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엘지전자와 제3자의 인적 물적 피해 등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손해배상액은 엘지전자가 합리적인 방법으로 산정하여 회사에게 서면통보하고 회사는 통보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전액 현금으로 엘지전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3. 회사(피고)는 상법 기타 관련 법령에 의한 책임의 제한 혹은 감면을 주장하지 아니하며, 스스로 알고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상법 기타 관련 법규에 의하여 부여되는 모든 책임의 제한 혹은 감면의 이익을 포기한다. 특히 상법 제136조 는 본 계약에 적용되지 아니한다.

라. 이 사건 스마트폰은 2015. 4. 18.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기(OZ268)에 적입되었고, 이 사건 스마트폰을 실은 항공기는 2015. 4. 19. 01:20 미국 마이애미 공항에 도착하였다.

마. 위 항공기가 미국 마이애미 공항에 도착한 후 이 사건 스마트폰은 아시아나항공 창고를 거쳐 피고의 관리 하에 있는 창고에 입고되었고, 2015. 4. 20. 15:50 출고되어 트럭에 상차되었다. 그런데 트럭기사가 이 사건 스마트폰이 적재된 트럭을 아비앙카 에어측의 창고의 주차장에 세워두고 자리를 비운 사이 2015. 4. 20. 15:50경부터 17:20경 사이에 이 사건 스마트폰을 도난당하였다(이하 ‘이 사건 도난사고’라 한다).

바. 이 사건 스마트폰 중 300대는 미국 경찰로부터 회수되어 엘지전자에게 반송되었고, 나머지 2,200대는 회수되지 아니하였다.

사. 엘지전자는 2015. 4. 23. 피고에게 ‘엘지전자가 셀렉스로 수출하는 스마트폰 2,500대를 피고에게 운송의뢰하였는데, 2015. 4. 20. 미국 마이애미 공항 내 아비앙카 에어 창고에서 스마트폰을 싣고 있던 트럭이 도난당하여 이 사건 스마트폰도 함께 도난되었으며, 회수가능성이 없으니 손해배상을 구한다’는 내용의 서면을 보내어 피고가 그 무렵 이를 수령하였다.

아. 엘지전자는 셀렉스에게 이 사건 스마트폰에 관한 대금지급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2015. 5. 12.경 이 사건 스마트폰 수출계약에 기하여 다시 동일한 사양의 대체품으로 스마트폰 2,500대를 공급하였다. 위 스마트폰의 가격은 1대당 미화 234.13달러이다.

자.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엘지전자에게, 2015. 9. 3. 도난된 2,200대분에 대해서 해당 스마트폰 가액 상당 금액 미화 515,086달러에서 10%의 희망이익을 가산한 돈을, 2016. 2. 25. 도난 후에 회수된 300대분에 대하여는 해당 스마트폰 가액에서 정상품 대비 29.81%가 감가상각된 것으로 평가하여 그 감가액수의 보험금 미화 20,938.25달러에서 10%의 희망이익을 가산한 돈을 지급하여 보험금으로 총 합계 536,024.45달러를 지급하였다.

차. 피고가 2015. 4. 18. 이 사건 스마트폰을 아시아나 항공기에 적입하면서 송하인을 엘지전자, 수하인을 셀렉스로 하여 발행한 항공화물운송장의 약관[갑 제3호증(을 제1호증의 1과 같다), 을 제1호증의 2, 이하 ‘이 사건 항공화물운송장’이라 한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2. 1. 운송은, 다른 협약에서 정한 국제운송이 아닌 경우 바르샤바협약이나 몬트리올협약이 정하고 있는 책임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는다.

10. 1. 화물이 멸실, 손상, 지연된 경우 인도받을 권리를 가지는 자에 의해 운송인에게 서면 이의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의는 반드시 다음과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10. 1. 3. 화물이 인도되지 않은 경우 항공화물운송장이 발행된 날로부터 120일 이내에 또는 항공운송장이 발행되지 않는 경우에는 운송인이 운송을 위해 화물을 인수한 날로부터 120일 이내에

10. 3. 서면이의가 10조 1항에서 규정된 기한 내에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운송인을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없다.

카. 국제항공운송에 있어서의 일부규칙의 통일에 관한 협약(몬트리올협약)

제13조 제3항 : 운송인이 화물의 분실을 인정하거나 또는 화물이 도착되었어야 할 날로부터 7일이 경과하여도 도착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수하인은 운송인에 대하여 계약으로부터 발생된 권리를 행사할 권리를 가진다.

제12조 제4항 : 송하인에게 부여된 권리는 수하인의 권리가 제13조에 따라 발생할 때 소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하인이 화물의 수취를 거절하거나 또는 수하인을 알 수 없는 때에는 송하인은 처분권을 회복한다.(이해의 편의상 조항의 순서를 바꾸어 기재함)

제22조 제3항 : 화물운송에서 화주가 화물이 운송인에게 인도될 때 화물의 목적지 인도에 관한 이익에 대해 특별한 신고와 그 경우 요구되는 추가지불을 하지 않는 한, 화물 파손, 분실, 손실, 지연의 경우 운송인의 책임은 1킬로그램당 17SDR로 제한된다.

타. 한편 2015. 4. 20. 기준 미화의 환율은 1달러당 1085.1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내지 12호증, 을 제1, 2,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상업송장에 CIP 조건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수출자인 엘지전자로서는 자신의 비용으로 보험자인 원고와 사이에 수입자인 셀렉스를 피보험자로 하고 이 사건 스마트폰이 운송업자에 인도된 이후 셀렉스에 운송되는 도중에 도난 등으로 셀렉스가 입게 될 손해를 피보험이익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셀렉스로 하여금 피보험자의 지위에서 직접 원고에게 위 손해 상당의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CIP 조건에 보다 부합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CIP 조건은 엘지전자 및 셀렉스와 같은 수출계약 당사자 사이에서 비용이나 위험부담의 원칙을 정한 것에 불과하고 보험계약은 피보험이익이 있는 한 보험자와 보험계약자의 의사합치에 의하여 자유롭게 체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과 같이 엘지전자가 원고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엘지전자로 하고 이 사건 스마트폰이 운송업자에 인도된 이후 셀렉스에 운송되는 도중에 도난 등으로 엘지전자가 입게 될 손해를 피보험이익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그의 비용으로 체결하였다면, 이 사건 스마트폰이 목적지까지 도난이나 멸실 없이 도착하여 셀렉스에게 무사히 인도되는 것에 관하여 엘지전자에게 희망이익을 포함하여 경제적 이익이 있어 엘지전자가 피보험이익을 가진다 할 것이므로 위 보험계약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고, 그 경우 엘지전자는 피보험자의 지위에서 원고로부터 위 손해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받아 이를 그대로 셀렉스에게 전달함으로써 셀렉스에 대한 관계에서 CIP 조건을 이행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피고는 엘지전자와 사이에 이 사건 운송계약을 체결하면서 화물의 도난 등 운송업무와 관련하여 엘지전자와 제3자의 인적 물적 피해 등 모든 손해를 배상하되 그에 관한 손해배상액은 전액 현금으로 엘지전자에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이 사건 도난사고에 따른 스마트폰에 관한 손해 상당액의 보험금을 엘지전자에게 지급함으로써 보험자대위 법리에 따라 엘지전자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한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미회수된 스마트폰 2,200대에 관하여는 그 시가 상당액 558,919,818원(= 스마트폰 1대당 가격 미화 234.13달러 × 2,200대 × 엘지전자가 셀렉스에게 스마트폰을 다시 공급한 2015. 5. 12.과 가장 가까운 시점의 환율 1085.1원)과 회수된 스마트폰 300대에 관하여는 정상품 시가에 감가상각율을 곱한 22,720,090원(= 미화 234.13달러 × 300대 × 회수된 스마트폰의 감가상각율 29.81% × 위 1085.1원) 합계 581,639,908원과 그 중 위 558,919,818원에 대하여는 해당 보험금 지급일 다음날인 2015. 9. 4.부터, 22,720,090원에 대하여는 해당 보험금 지급일 다음날인 2016. 2. 26.부터 각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6. 3. 30.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 항변에 관하여

(1) 주장

이 사건 항공화물운송장 약관에 의하면 이 사건 스마트폰이 멸실되어 인도되지 아니한 경우 그 인도받을 권리가 있는 자인 셀렉스가 항공화물운송장이 발행된 날로부터 120일 이내에 운송인인 피고에게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하여야 하고 그러하지 않은 경우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는데, 엘지전자가 피고에게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있을 뿐 셀렉스가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으므로, 엘지전자에 보험금을 지급한 원고로서는 이 사건 항공화물운송장 약관의 부제소특약에 따라 운송인인 피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2) 판단

피고 주장의 핵심은 셀렉스가 피고에게 서면으로 이의 제기 하지 않아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셀렉스를 피보험자로 하지 않고 엘지전자를 피보험자로 정한 것과 이 사건 운송계약의 계약서 제5조 제2항에서 손해배상액은 엘지전자가 피고에게 서면통보하면 피고가 그로부터 15일 이내에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엘지전자가 이 사건 항공화물운송장이 발행된 2015. 4. 18.로부터 120일 이내인 2015. 4. 23.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구하는 서면을 보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엘지전자는 피고와의 운송계약에서 피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그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유일한 당사자인 점에 비추어 엘지전자는 이 사건 항공화물운송장 약관에 따라 피고에게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엘지전자는 이 사건 도난사고로 인한 손해를 입지 않았으므로 보험금청구권이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1) 주장

이 사건 스마트폰 수출계약은 CIP 조건이 부가된 것이어서 최초 운송인에게 화물이 인도된 시점 즉 최초 항공기에 이 사건 스마트폰이 적입된 시점에 화물에 대한 위험부담과 소유권이 수하인 셀렉스에게 이전되었으므로, 이 사건 도난사고로 인하여 화물소유권침해에 따른 손해를 입은 자는 셀렉스이다. 더구나 이 사건 보험계약은 적하포괄보험으로서 이 사건 운송계약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이 사건 운송에 적용되는 CIP 조건에 맞추어 별도의 보험료와 보험금이 산정되어 개별보험계약이 체결되었음이 명백하며 이 개별보험계약에서는 수하인인 셀렉스가 피보험자이다. 엘지전자는 이 사건 도난사고로 인한 손해를 입은 피보험자가 아니므로 엘지전자에게 보험금청구권이 없으며 원고가 대위할 엘지전자의 손해배상청구권도 없다. 원고는 엘지전자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가 없음에도 엘지전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구할 아무런 권리가 없다.

(2) 판단

위 주장의 핵심은 셀렉스가 피보험자임을 전제로 하여 셀렉스에게 보험금청구권이 있다는 것인데,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가 엘지전자이고 피보험이익을 가지는 엘지전자에게 보험금청구권이 있다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책임제한 항변에 관하여

(1) 주장

몬트리올협약에 따르면 화물의 멸실에 대한 운송인의 책임은 1킬로그램당 17SDR로 제한되므로, 설령 피고가 책임을 부담한다 하더라도 피고의 배상책임은 이 사건 스마트폰의 총 중량 820킬로그램에 해당하는 책임 액수 20,687,377원에 한한다.

(2) 판단

갑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운송계약의 계약서 제5조 제3항에서 ‘회사(피고)는 상법 기타 상법 기타 관련 법령에 의한 책임의 제한 혹은 감면을 주장하지 아니하며 스스로 알고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상법 기타 관련 법규에 의하여 부여되는 모든 책임의 제한 혹은 감면의 이익을 포기한다’고 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엘지전자와 사이에 위 책임제한·감면의 이익을 포기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엘지전자와 엘지전자를 대위하는 원고에 대하여 몬트리올협약에 따른 책임제한을 주장할 수 없다. 피고의 책임제한 항변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규현(재판장) 김정석 최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