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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3. 6. 27. 선고 2012헌마426 공보 [우편법 시행규칙 제135조의2 위헌확인]

[공보(제201호)]

판시사항

가.우편물의 지연배달 기준 및 손해배상금액을 규정하고 있는 구 우편법 시행규칙(2008. 3. 3. 지식경제부령 제1호로 개정되고, 2011. 12. 2. 지식경제부령 제2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5조의2 제4항 별표 3 중 ‘통상우편물 중 다음날 배달되는 국내특급우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소극)

결정요지

가.심판대상조항은 우편물의 지연배달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막아 공평하고 적정한 우편역무 제공을 도모함과 동시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신속히 확정하여 그 배상을 용이하게 하려는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된다. 손해배상액의 제한을 두지 않는다면 우편요금이나 수수료를 대폭적으로 인상하여야 하는 등으로 현재와 같은 우편요금체계를 유지할 수 없으므로 현실적인 우편요금과 수수료를 고려하여 그 범위에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제한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된다. 나아가 우편법상의 간편한 배상절차를 통해 손해배상을 신속히 구할 수 있게 된 점, 다른 법률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제한되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최소침해성을 갖추고 있고, 공평하고 적정한 우편역무를 제공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는 공익은 손해배상액수를 제한받게 되는 사익에 비해 커서 법익 균형성도 충족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국가배상법 상의 국가배상청구권은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따른 직무상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손해를 입은 국민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하여 주도록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 고의나 과실을 별도의 요건으로 하지 않는 우편법상의 손해배상청구권과는 그 발생원인 및 성립요건이 다른 별개의 청구권이므로, 양 법에서 구체적인 배상범위를 달리 규정한 점만으로 평등원칙에 위반된 것이라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당사자

청 구 인노○민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용현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대한변호사협회가 2011. 6. 3. 국내특급우편(다음날 배달)으로 발송한 소송구조 변호사명부의 주소록을 2011. 6. 14.에야 직접 수령하여 변호사 선임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2011. 12. 16.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대전지방법원 2011가소193346).

청구인은 위 소송계속 중, 우편물의 지연배달 기준 및 손해배상금액을 규정하고 있는 구 우편법 시행규칙 제135조의2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면서, 2012. 5. 2. 위 시행규칙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구 우편법 시행규칙 제135조의2 전체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청구인이 주장하는 손해는 ‘통상우편물 중 다음날 배달되는 국내특급우편’의 지연배달로 인한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우편법 시행규칙(2008. 3. 3. 지식경제부령 제1호로 개정되고, 2011. 12. 2. 지식경제부령 제2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5조의2 제4항 별표 3 중 ‘통상우편물 중 다음날 배달되는 국내특급우편’에 관한 부분이 청구인

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로 한정한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135조의2(우편물의 손해배상금액 및 지연배달의 기준) ④ 법 제38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배상하는 지연배달의 기준 및 배상금액은 별표 3과 같다.

[별표 3] 지연배달의 기준 및 배상금액(제135조의2 제4항 관련)

구분
지연배달 기준
배상금액
통상 우편물
등기취급
송달기준보다 2일 이상 지연배달
우편요금 및 부가우편역무 등의 수수료
국내특급우편
당일 배달
다음날 0시∼20시 전까지 배달
부가우편역무등의 수수료(국내특급수수료에 한한다)
다음날 20시 이후 배달
우편요금 및 부가우편역무 등의 수수료
다음날 오전 배달
다음날 16시 이후 배달
부가우편역무 등의 수수료(국내특급수수료에 한한다)
송달기준보다 24시간 이상 지연배달
우편요금 및 부가우편역무 등의 수수료
다음날
배달
송달기준보다 2일 이상 지연배달
우편요금 및 부가우편역무 등의 수수료
소포 우편물
등기취급
송달기준보다 2일 이상 지연배달
우편요금 및 부가우편역무 등의 수수료
국내특급우편
당일 배달
다음날 0시∼20시 전까지 배달
부가우편역무등의 수수료(국내특급수수료에 한한다)
다음날 20시 이후 배달
우편요금 및 부가우편역무 등의 수수료
다음날 오전 배달
다음날 16시 이후 배달
부가우편역무등의 수수료(국내특급수수료에 한한다)
송달기준보다 24시간 이상 지연배달
우편요금 및 부가우편역무 등의 수수료
다음날
배달
송달기준보다 2일 이상 지연배달
우편요금 및 부가우편역무 등의 수수료

비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지연배달의 예외로 한다.

1.설, 추석 등에 우편물이 대량으로늘어나지연배달되는 경우

2.우편번호를 잘못 기재하거나 수취인이 부재하는 등 발송인 또는 수취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지연배달되는 경우

3.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으로 인하여 지연배달되는 경우

[관련조항]

제38조(손해배상의 범위) ① 지식경제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한다.

1.부가우편역무 중 그 취급과정을 기록취급하는 우편물을 잃어버리거나 못 쓰게 하거나 지연배달한 때

② 제1항의 배상금액과 지연배달의 기준은 지식경제부령으로 정한다.

④ 제2항 및 제3항의 손해배상액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우편관서에서 즉시 지급할 수 있다.

제2조(배상책임)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 또는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이하 “공무원”이라 한다)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라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을 때에는 이 법에 따라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다만, 군인ㆍ군무원ㆍ경찰공무원 또는 향토예비군대원이 전투ㆍ훈련 등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전사ㆍ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경우에 본인이나 그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ㆍ유족연금ㆍ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 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심판대상조항은 구체적인 기준도 없이 손해배상액을 정하면서, 지연배상으로 인한 실질적인 손해액를 전혀 고려하지 않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우편물 지연배달에 의해 재판자료를 적시에 제출하지 못함에 따라 항소기각, 상고기각 등의 재판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그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소액으로 제한하여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법관에게 예단을 일으키게 하므로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국가배상법은 손해배상액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국민이 입은 손해 전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

반해, 심판대상조항은 손해배상액의 범위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제한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3. 판 단

가. 기본권 침해 여부

(1) 제한되는 기본권

청구인은 우편물의 지연배달에 의해 항소기각 등의 재판상 불이익이 발생한 경우에도 심판대상조항이 손해배상범위를 제한함으로써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헌법 제27조가 보장하는 재판청구권은 국민이 재판의 당사자가 되어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말하는 것이지, 우편물의 지연배달로 인해 청구인이 종국적으로 입게 되는 모든 손해를 배상받는 것까지 포함하는 권리는 아니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우편물의 수취인인 청구인은 우편물의 지연배달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을 갖게 되는바,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권리라 할 것이고, 심판대상조항은 위 손해배상청구권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그에 따른 재산권 제한이 발생한다.

(2) 심사기준

우편물의 지연배달로 인해 발송인 또는 수취인에게 우편법상의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우편법 제38조 제1항 제1호의 ‘지연배달’에 해당되어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심판대상조항에서 규정한 지연배달의 기준인 ‘송달기준보다 2일 이상 지연배달’된 경우라야 하며, 그에 따른 손해배상금액의 범위는 ‘우편요금 및 부가우편역무 등의 수수료’ 상당액으로 제한된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은 재산권의 하나인 손해배상청구권의 구체적인 모습을 형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동시에 손해배상청구권의 행사요건 및 배상범위를 한정함으로써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는 성격도 함께 갖고 있으므로, 그 위헌성의 심사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규정된 기본권 제한 입법의 한계를 지키고 있는 것인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3)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

공평하고 적정한 우편역무를 제공함으로써 공공의 복리증진에 기여하고자 하는 우편법의 제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인원과 비용의 제약이라는 조건 속에서도 수많은 우편물을 송달거리의 멀고 가까움이나 교통수단의 지역편차에 관계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원활하고 신속하게 배달할 필요성이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우편물의 지연배달로 인한 손해배상의 기준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함으로써 손해배상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막아 공평하고 적정한 우편역무 제공을 도모함과 동시에, 우편물의 지연배달에 따른 손해배상의 범위를 신속히 확정하여 그 배상을 용이하게 하려는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국가가 우편물의 처리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모든 사고에 대하여 발생한 손해를 전부 산정하여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면, 그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뿐만 아니라, 천차만별의 사고유형 및 손해에 관한 사실관계나 손해액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 수 있다. 따라서 손해배상액의 제한을 두지 않는다면, 투입된 경제적 비용을 전보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우편요금이나 수수료의 대폭적인 인상이 뒤따를 수밖에 없고, 이는 종국적으로는 우편법의 제정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할 뿐만 아니라, 우편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반 국민에게도 그 불이익이 돌아가게 되므로 손해배상의 기준 및 배상범위를 법률로 제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그런데 우편서비스는 거래상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손해발생의 위험까지 감안하여 우편요금이나 수수료를 책정하고 우편역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며, 우편요금의 산정과 같은 공공요금의 책정에 있어서는 물가나 정책 등 전반적인 상황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거리와 관계없이 규격, 속도, 중량, 내용 등으로 설정되는 전국 단일요금체계 하에서는 우편서비스의 업무정도에 비례하는 요금책정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처럼 우편서비스에 있어서 그 우편물에 담긴 의사표시가 도달되지 않거나 그 도달에 관한 증명기능이 발휘되지 아니할 경우에 거래상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손해발생의 위험까지 감안하여 우편요금이나 수수료를 책정하고 우편역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므로, 심판대상조항이 현실적인 우편요금과 수수료를 고려하여 그 범위에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제한한 것에는 일응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은 당초에 우편물의 분실 또는 훼손의 경우에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던 것을 지연배달의 경우까지 확대하는 과정에서 신설된 것이고, 이에 따라 지연배달의 경우에도 우편법상의 간편한 배상절차를 통해 손해배상을 신속히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은 우편법상의 손해배상청구권의 기준을 정하고 그 범위를 제한한 것일 뿐, 다른 법률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 모두를 제한하는 조항이 아니므

로, 심판대상조항이 우편물의 지연배달에 따른 우편법상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다소 제한하였다 하더라도 최소침해성을 갖추고 있다.

(다) 법익의 균형성

한정된 인원과 비용의 제약이라는 조건 하에서 공평하고 적정한 우편역무를 제공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는 공익은 우편물 지연배달에 따른 손해배상액수를 제한받게 되는 사익에 비해 크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공익과 사익간의 균형성을 도외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법익 균형성도 충족한다.

(라)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평등원칙 위배 여부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우편물의 지연배달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의 구체적인 범위를 국가배상법에 규정된 국가배상청구권의 범위와 다르게 규정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국가배상청구권은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따른 직무상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손해를 입은 국민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하여 주도록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 고의나 과실을 별도의 요건으로 하지 않는 우편법상의 손해배상청구권과는 그 발생원인 및 성립요건이 다른 별개의 청구권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우편법국가배상법에서 구체적인 배상범위를 달리 규정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평등원칙에 위반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