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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두29205 판결

[건축불허가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된 도시지역 안에 있는 토지에 대한 형질변경행위를 수반하는 건축허가의 법적 성질(=재량행위)

[2]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 방식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법가 담당변호사 노영대 외 3인)

피고, 상고인

광주광역시 남구청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제출된 준비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 한다)에 의한 토지의 형질변경허가는 그 허가기준 및 금지요건이 불확정개념으로 규정된 부분이 많아 그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행정청에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다 할 것이다. 그리고 국토계획법에 따라 지정된 도시지역 안에 있는 토지에 대한 형질변경행위를 수반하는 건축허가는 건축법에 의한 건축허가와 국토계획법에 의한 토지 형질변경허가의 성질을 아울러 갖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그러한 건축허가는 재량행위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는 행정청의 재량에 의한 공익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원칙적으로 재량권의 일탈이나 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대상으로 하고,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등을 그 판단 대상으로 한다 ( 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4두6181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원고가 신축하려는 이 사건 어린이집의 부지(이하 ‘이 사건 신청지’)에서 남서쪽으로 약 130m 떨어진 광덕사(사찰)의 경우 그 부지가 이 사건 신청지와 같은 보전녹지지역이고, 표고가 최고 123m, 경사도가 11.29°로서 개발행위허가 기준에 미달함에도 건축허가를 받은 점, 이 사건 신청지에는 경계선 가까이에 16그루 정도의 소나무 등이 식재되어 있을 뿐이어서 광덕사의 경우와 비교해 보더라도 산림훼손의 우려가 크지 아니한 점, 광덕사 부지는 표고가 이 사건 신청지보다 높아서 주변 경관을 크게 훼손하고 있는 반면, 이 사건 어린이집의 경우 인근의 아파트 등에 의하여 가려지게 되어 주변 경관을 크게 훼손할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의 이 사건 건축허가 신청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합리적인 근거가 없이 위 광덕사의 경우와 차별하는 것으로서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위와 같은 사정들 및 원고가 종전에 건축허가를 신청하였다가 거부된 이후 사업면적을 대폭 축소하여 다시 이 사건 신청을 한 사정 등까지 더하여 본다면,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상의 필요보다는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이 더 크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비례의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국토계획법 및 그 시행령의 위임에 따라 토지의 형질변경 등의 세부적인 허가기준을 정하고 있는 광주광역시 도시계획 조례(이하 ‘이 사건 조례’라 한다) 제29조 제2항은, 경사도가 10° 이상인 토지 또는 표고가 100m 이상인 토지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개발행위허가를 금지하고, 다만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주변지역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허가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신청지의 경사도는 15.4°, 표고는 최고 104m로서 위 허가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고, 그 현황이 일부 밭으로 이용되는 부분도 있으나, 대체로는 잡풀 또는 나무가 자라고 있는 곳으로서 인접한 도로의 사실상의 법면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도 보이는 점, 광덕사의 경우에도 경사도와 표고에 있어서 위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는 하나, 광덕사의 부지는 경사도가 11.29°에 불과하여 허가기준인 10°에 근접하여 있고 당시 현황이 밭으로 이용되고 있었던 점 등을 알 수 있다.

결국 이 사건 신청지는 이 사건 조례에서 정한 개발행위 허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허가를 해 주려면 그럴만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거나 신청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현저히 더 크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더구나 국토계획법 및 그 관련 법령은 자연환경의 보전과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통하여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도록 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는 점( 국토계획법 제3조 ) 등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령에서 정한 기준을 준수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 할 것인데,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이 거론한 것처럼 이 사건 어린이집의 설치로 인근 주민들의 편익이 증대되어 자연환경의 보전에 버금가는 공익이 창출된다고 볼 만한 근거는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불이익이 공익상의 필요보다 현저히 크다는 등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광덕사 부지와 이 사건 신청지는 그 경사도나 현황 등에 있어서 차이가 있어 이 사건 신청지에 대한 개발행위허가의 조건이 광덕사 부지보다 반드시 우월하다고 보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피고가 이 사건 조례에서 정한 일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광덕사에 대하여 건축허가를 해 준 것 자체가 예외적인 처분이라고 보이고, 그것이 피고에 대하여 자기구속력을 갖게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원심이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평등의 원칙에 위반하여 위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있어서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의 심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