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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31441 판결

[운임등][공1998.3.1.(53),592]

판시사항

선박이 재용선된 경우 선주가 직접 재용선자 또는 수하인에 대하여 주된 운송계약의 운임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재용선계약의 경우에는 선주와 용선자 사이의 주된 운송계약과 용선자와 재용선자 사이의 재운송계약은 각각 독립된 운송계약으로서 선주와 재운송계약의 운송의뢰인(재용선자)과의 관계에서는 아무런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므로 선주가 직접 재용선자에 대하여 주된 운송계약상의 운임 등을 청구할 수는 없고, 수하인에 대한 관계에서도 수하인이 화물을 수취하여도 수하인은 재용선계약의 운송인인 용선자에 대하여 운임 지불 의무를 부담하는 것일 뿐 선주가 수하인에 대하여 주된 운송계약의 운임 등을 직접 청구할 수는 없다.

참조조문
원고,상고인

유나이티드 쉽핑 앤드 트레이딩 컴퍼니 인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후 외 5인)

피고,피상고인

현대종합목재산업 주식회사 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지열 외 4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이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선박을 소유하면서 해상운송업을 영위하는 파나마국 법인이고, 피고들은 수출입업 및 그 대행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인 사실, 원고는 1991. 8. 10. 토탈챠터링이라는 상호로 용선업에 종사하는 소외인과의 사이에 원고 소유의 선박 에브포 아그나(EVPO AGNAR)호를 이용하여 위 소외인이 수배하는 원목을 파푸아 뉴기니에서 대한민국까지 운송하기로 하는 항해용선계약을 체결하면서 재용선에 동의하였는데, 원고와 위 소외인은 위 용선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양자가 별도로 합의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갑 제1호증의 1에 첨부된 나뇨자이 용선약관(NANYOZAI Charter Party)에 의하기로 되어 있고, 위 약관 제43조에서는 일본법을 위 계약의 준거법으로 하기로 되어 있는 사실, 위 소외인은 다시 1991. 8. 9.경부터 1991. 9. 10.경까지 사이에 피고 현대종합목재 주식회사(이하 피고 현대종합목재라고만 한다), 소외 신영물산 주식회사, 소외 동림산업 주식회사, 피고 이건산업 주식회사(이하 피고 이건산업이라고만 한다)와 동 회사들이 파푸아 뉴기니로부터 수입하는 원목을 운송하기로 하는 재용선계약을 각 체결하였으며, 피고 삼성물산 주식회사(이하 피고 삼성물산이라고만 한다)는 위 신영물산 주식회사의, 피고 주식회사 엘지상사(당시 상호는 럭키금성상사 주식회사였으나 1995. 2. 28.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 이하 피고 엘지상사라고만 한다)는 위 동림산업 주식회사의 각 원목 수입을 대행하기로 한 사실, 원고 소유의 위 선박의 선장은 1991. 9. 3.경부터 같은 해 10. 2.경까지 사이에 파푸아 뉴기니의 4개 항구에서 피고들이 수입하는 원목을 선적하고 그 판시와 같은 선하증권 8통(운임선급으로 기재됨)을 각 발행하였고, 위 각 선하증권 이면약관에서 용선계약의 모든 조항이 선하증권에 편입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한편 위 소외인도 위와는 별도로 1991. 9. 26.경 판시와 같은 선하증권 4통을 각 발행한 사실, 원고는 파푸아 뉴기니의 4개 항구에서 위 원목을 선적하여 인천항까지 운송하였고, 피고 현대종합목재와 피고 이건산업은 각 위 선장이 발행한 선하증권을 제출하고 그 화물을 수령하였으며, 위 선장이 발행한 위 선하증권을 수취하지 못한 피고 삼성물산은 위 신영물산 주식회사를, 피고 엘지상사는 위 동림산업 주식회사를 각 대행하여 위 소외인이 발행한 선하증권과 화물선취보증서를 제출하고 위 화물을 수령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원고의 주장 즉, 원고는 위 소외인과의 용선계약에 따른 체선료 등으로 미화 224,631.01달러의 지급청구권이 발생하였는데, 피고들은 위 선장이 발행한 선하증권의 각 소지인들로서 이 사건 각 화물의 수하인이라고 할 것이고(원고는 예비적으로, 피고 삼성물산 및 피고 엘지상사가 선하증권을 소지하지 아니하고 화물선취보증서에 의하여 화물을 인도받았다고 하더라도 화물선취보증서에 의하여 수하인의 지위에 있다고 주장한다.), 위 선하증권의 준거법인 일본 상법 제753조 제1항 소정의 이 사건 화물을 수령한 수하인으로서 선하증권 및 위 용선계약에 규정된 바에 따라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과 같은 재용선계약의 경우에는 선주와 용선자 사이의 주된 운송계약과 용선자와 재용선자 사이의 재운송계약은 각각 독립된 운송계약으로서 선주와 재운송계약의 운송의뢰인(재용선자)과의 관계에서는 아무런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므로 선주가 직접 재용선자에 대하여 주된 운송계약상의 운임 등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수하인에 대한 관계에서도 수하인이 화물을 수취하여도 수하인은 재용선계약의 운송인인 용선자에 대하여 운임 지불 의무를 부담하는 것일 뿐 선주가 수하인에 대하여 주된 운송계약의 운임 등을 직접 청구할 수는 없다 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다만 선주는 재운송계약에 있어서도 일본 상법 제753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주된 운송계약상의 운임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화물을 유치할 수 있다고 해석되나, 이 사건의 경우에는 이러한 유치권을 행사하지 아니하고 화물을 인도하여 주었다.), 선주가 재용선계약에 따른 수하인에게 직접 운임 등을 청구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인정과 판단은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이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