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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12. 24. 선고 2013도8481 판결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공2016상,262]

판시사항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제2호 에서 말하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의 의미 및 측정거부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한 경우,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하는 시기 및 운전자의 측정불응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지 판단하는 방법

판결요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제2호 (이하 ‘처벌조항’이라 한다)의 주된 목적은 음주측정을 간접적으로 강제함으로써 교통의 안전을 도모함과 동시에 음주운전에 대한 입증과 처벌을 용이하게 하려는 데 있는 것이지, 측정불응행위 자체의 불법성을 처벌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닌 점, 한편 처벌조항의 음주측정불응죄는 주취운전죄 중에서도 불법성이 가장 큰 유형인 3회 이상 또는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의 주취운전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율되고 있는 점, 경찰청의 교통단속처리지침 제38조 제11항은 처벌조항의 입법 취지 등을 참작하여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하는 운전자에 대하여는 음주측정 불응에 따른 불이익을 10분 간격으로 3회 이상 명확히 고지하고, 고지에도 불구하고 측정을 거부한 때(최초 측정 요구 시로부터 30분 경과)에는 측정결과란에 로 기재하여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를 작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처벌조항에서 말하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란 전체적인 사건의 경과에 비추어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운전자가 음주측정에 응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때를 의미하고, 운전자가 경찰공무원의 1차 측정에만 불응하였을 뿐 곧이어 이어진 2차 측정에 응한 경우와 같이 측정거부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한 경우까지 측정불응행위가 있었다고 보아 처벌조항의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운전자가 호흡측정기에 숨을 내쉬는 시늉만 하는 등으로 음주측정을 소극적으로 거부한 경우라면, 소극적 거부행위가 일정 시간 계속적으로 반복되어 운전자의 측정불응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때에 비로소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하고, 반면 운전자가 명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음주측정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면 즉시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할 수 있으나, 그 경우 운전자의 측정불응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였는지는 음주측정을 요구받을 당시의 운전자의 언행이나 태도 등을 비롯하여 경찰공무원이 음주측정을 요구하게 된 경위 및 측정요구의 방법과 정도,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 등 측정불응에 따른 관련 서류의 작성 여부 및 운전자가 음주측정을 거부한 사유와 태양 및 거부시간 등 전체적 경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손일원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제2호 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으로서 같은 법 제44조 제2항 에 따른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사람은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처벌조항의 주된 목적은 음주측정을 간접적으로 강제함으로써 교통의 안전을 도모함과 동시에 음주운전에 대한 입증과 처벌을 용이하게 하려는 데 있는 것이지, 측정불응행위 그 자체의 불법성을 처벌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닌 점, 한편 위 처벌조항의 음주측정불응죄는 주취운전죄 중에서도 불법성이 가장 큰 유형인 3회 이상 또는 혈중알콜농도 0.2% 이상의 주취운전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율되고 있는 점, 경찰청의 교통단속처리지침 제38조 제11항은 위와 같은 처벌조항의 입법취지 등을 참작하여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하는 운전자에 대하여는 음주측정 불응에 따른 불이익을 10분 간격으로 3회 이상 명확히 고지하고, 이러한 고지에도 불구하고 측정을 거부한 때(최초 측정 요구시로부터 30분 경과)에는 측정결과란에 로 기재하여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를 작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위 처벌조항에서 말하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라 함은 전체적인 사건의 경과에 비추어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운전자가 음주측정에 응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때를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그러한 운전자가 경찰공무원의 1차 측정에만 불응하였을 뿐 곧이어 이어진 2차 측정에 응한 경우와 같이 측정거부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한 경우까지 측정불응행위가 있었다고 보아 위 처벌조항의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운전자가 호흡측정기에 숨을 내쉬는 시늉만 하는 등으로 음주측정을 소극적으로 거부한 경우라면, 그와 같은 소극적 거부행위가 일정 시간 계속적으로 반복되어 운전자의 측정불응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때에 비로소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하고, 반면 그러한 운전자가 명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음주측정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면 그 즉시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할 수 있으나, 그 경우 운전자의 측정불응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었는지는 음주측정을 요구받을 당시의 운전자의 언행이나 태도 등을 비롯하여 경찰공무원이 음주측정을 요구하게 된 경위 및 그 측정요구의 방법과 정도,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 등 측정불응에 따른 관련 서류의 작성 여부 및 운전자가 음주측정을 거부한 사유와 태양 및 그 거부시간 등 전체적 경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나. 또한 수사관이 수사과정에서 당사자의 동의를 받는 형식으로 피의자를 수사관서 등에 동행하는 것은 오로지 피의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동행이 이루어졌음이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명백하게 입증된 경우에 한하여 그 적법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도6810 판결 참조). 한편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음주측정요구가 이루어진 경우 그 음주측정요구 역시 위법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그러한 위법한 음주측정요구에 대해서까지 운전자가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이를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그에 불응하였다고 하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제2호 의 음주측정불응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8404 판결 참조).

2. 가.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장성경찰서 북일파출소 소속 경찰관 2명은 2012. 5. 29. 05:21경 폭행 신고를 받고 호남고속도로 백양사휴게소로 출동하여, 당시 그곳에 시동과 전조등이 켜져 있는 다이너스티 승용차 앞에서 피해 여성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있던 피고인을 발견하고서는, 피고인과 피해 여성에게 북일파출소까지 동행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언제라도 자유로이 퇴거가 가능하다고 알려준 사실, ② 북일파출소에서 위 경찰관 중 1명은 폭행 사건을 조사하던 중에 피해 여성으로부터 피고인이 음주운전을 하였다는 진술을 듣고서 그 사실을 다른 경찰관에게 알려주었고, 이에 그 경찰관이 같은 날 06:10경 피고인을 상대로 음주측정을 요구하였는데, 피고인은 후배가 운전한 것이라고 하면서 음주측정을 거부한 사실(이하 ‘파출소에서의 측정불응행위’라고 한다), ③ 그러자 위 경찰관들은 더 이상 음주측정요구를 하거나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 등 측정불응에 따른 서류를 작성하지 아니한 채로, 피해 여성을 상대로 폭행 사건에 관한 조사만을 마친 다음, 피고인에게 폭행 사건의 추가 조사를 위하여 장성경찰서까지 임의동행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피고인은 위 경찰관들과 함께 장성경찰서까지 동행한 사실, ④ 장성경찰서 폭력계 담당 경찰관은 인계받은 서류를 검토한 후 위와 같이 동행한 경찰관들에게 음주운전 부분을 조사하라고 하였고, 이에 위 경찰관들은 장성경찰서 본관 입구에 있던 피고인에게 교통조사계 사무실로 가자고 권유하였으나, 피고인은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없다고 하면서 동행을 거절한 사실, ⑤ 그런데 위 경찰관들은 피고인의 팔을 잡아당기며 교통조사계 사무실로 이끌었고, 피고인은 교통조사계 사무실에서 같은 날 09:06경, 09:21경, 09:33경 등 3회에 걸쳐 음주측정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모두 거부한 사실(이하 ‘교통조사계에서의 측정불응행위’라고 한다)을 알 수 있다.

나. 앞에서 든 법리에 비추어 우선 교통조사계에서의 측정불응행위에 관하여 보면, 당시 경찰관들이 장성경찰서 본관 입구에서 동행하기를 거절하는 피고인의 팔을 잡아끌고 교통조사계로 데리고 간 것은 위법한 강제연행에 해당하므로, 그러한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이루어진 교통조사계에서의 음주측정요구 역시 위법하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이 그와 같은 음주측정요구에 불응하였다고 하여 음주측정불응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또한 파출소에서의 측정불응행위에 관하여 보면, 피고인은 경찰관들로부터 언제라도 자유로이 퇴거할 수 있음을 고지받고 북일파출소까지 자발적으로 동행한 것이므로 위 파출소에서의 음주측정요구를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없으나, 위 사실관계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폭행 사건으로 경찰관들과 함께 북일파출소로 동행하였다가 피해 여성의 진술로 인해 갑작스럽게 음주측정요구를 받게 된 것인 점, ② 북일파출소에서 피고인이 운전을 한 사실이 없다고 다투자, 경찰관들은 더 이상 음주측정을 요구하지 않은 채 폭행 사건만을 조사한 점, ③ 당시 위 경찰관들은 피고인에게 측정불응으로 인한 불이익을 고지해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 등 측정불응에 따른 서류를 작성하지 않았던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이 위와 같이 북일파출소에서 음주측정요구에 1회 불응한 사실만으로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운전자로서 음주측정에 응할 의사가 없음을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명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결국 파출소에서의 위 측정불응행위만으로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임의동행의 적법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추가된 공소사실인 파출소에서의 측정불응행위에 관한 판단을 유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이상훈 김창석(주심) 조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