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의정부지방법원 2010. 1. 12. 선고 2009구합2646 판결

[농지보전부담금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

일산농업협동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정 담당변호사 오지연)

피고

고양시장

변론종결

2009. 12. 15.

주문

1. 피고가 2009. 6. 9. 원고에게 한 농지보전부담금 104,985,900원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9. 2. 17. 개발제한구역내 농지인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지번 생략) 전 2,229㎡(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 지상에 제1종 근린생활시설인 공동구판장 및 창고를 건축할 목적으로 건축허가를 신청하였고, 2009. 6. 3. 일산동구청장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고, 건축법 제11조 제5항 제7호 에 따라 농지전용허가가 의제되었다.

나. 피고는 2009. 6. 9. 원고에게 위 농지전용허가와 관련하여 농지보전부담금 104,985,900원을 부과(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하였다.

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09. 9. 4.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1, 3, 4,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농업협동조합법(이하, ‘농협법’이라고 한다) 제8조 에 의하면 “조합 등과 중앙회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조세 이외의 부담금을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농협법 규정이 농지보전부담금의 근거 규정인 농지법 제38조 보다 최근에 제정된 이상 우선 적용되어야 하고(신법 우선의 원칙), 농협법은 부담금 면제에 관한 특별법으로서 일반법인 농지법 규정은 적용이 배제되며(특별법 우선의 원칙), 이 사건 토지에 건축되는 시설물은 농민을 위한 공동구판장 및 창고인바, 원고들에게 농지보전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농업인의 경영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농지법의 기본취지에 위배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한국농어촌공사장이 농지보전부담금의 수납업무를 실제로 실시하는 기관에 해당하여, 농지보전부담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함에 있어서는 한국농어촌공사장을 피고로 삼아야 하는데, 이 사건 소는 피고적격이 없는 자를 상대로 제기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행정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 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은 원칙적으로 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 등을 외부적으로 그의 명의로 행한 행정청을 피고로 하여야 하는데( 대법원 1995. 3. 14. 선고 94누9962 판결 등), 갑 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를 납부의무자로 하여 이 사건 농지보전부담금을 부과한 주체는 피고이고, 한국농어촌공사장은 단지 위 부담금의 수납업무를 처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이 사건 소는 적법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2)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농협법 제8조 는 “조합등과 중앙회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세 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의 향상과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농업협동조합법의 목적에 비추어( 제1조 ), 위 조항에서 규정하는 부과금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행정주체가 특정한 공익사업과 관련이 있는 사인에게 그 사업에 필요한 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하는 경우에 이로 인해 사인이 공법상 납부의무를 부담하는 금전인 부담금을 의미한다. 즉 일정한 개발행위로 인하여 개발사업시행자 또는 토지 소유자가 취득하게 되는 개발이익에 대한 일정 부분의 개발부담금(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두13473 판결 )과 같이 일정한 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이익의 적정한 분배를 위하여 부과되는 금전이나,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것을 허가받은 자 등으로부터 농지의 보전·관리 및 조성을 목적으로 징수하는 농지보전부담금 등과 같이, 일정한 환경적·사회적 손실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는 원인자에게, 그 행위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환경적·사회적 손실에 대한 비용의 일부를 부담시키기 위하여 부과되는 금전 등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주1) .

따라서 농지보전부담금은 농협법 제8조 에서 따라 면제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한편 피고는, 농협법 제8조 에 의하면 농협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해 부담금을 면제하도록 되어 있는데, 원고가 농지전용 허가를 받을 당시 이 사건 토지는 타인의 소유였으므로 ‘농협의 재산’으로 볼 수 없고, 농지전용 행위가 ‘농협의 업무’에 해당하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농지보전부담금은 면제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고양시 일산동구청장으로부터 농지전용허가를 받은 후 2009. 7. 6.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렇다면 원고로서는 장차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것을 전제로 농지전용 허가를 받았다고 할 것이므로 농지전용허가 당시 소유권을 취득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위 토지를 ‘조합의 재산’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농업협동조합법 제13조 에 의하면 지방농업협동조합의 목적은 조합원의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는 것인데, 원고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공동구판장 및 농업용 창고를 건축할 목적으로 이 사건 토지에 농지전용허가를 받은 것으로서, 위 법률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공동구판장 및 농업용 창고의 건축은 원고의 업무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관계 법령 생략]

판사 김동하(재판장) 문성호 김용태

주1) 참고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을 통하여 외국인투자기업의 경영환경과 외국인의 생활여건을 개선함으로써 외국인투자를 촉진하고 국가경쟁력의 강화와 지역 간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제1조)을 달성하기 위하여, 개발사업 시행자에 대하여 조세 및 부담금을 감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제15조), 이러한 경우 감면되는 부담금은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농지법」, 「초지법」, 「산지관리법」, 「도시교통정비 촉진법」, 「자연환경보전법」, 「공유수면관리법」, 「환경개선비용 부담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되는 ‘개발부담금, 농지보전부담금, 대체초지조성비, 대체산림자원조성비, 교통유발부담금, 생태계보전협력금, 공유수면 점용료·사용료, 환경개선부담금, 기반시설설치비용 및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이다(제15조 제2항). 이러한 다른 법령의 규정에 비추어 이 사건에서 농업협동조합에 대하여 면제되는 부과금 또한 위 부담금과 유사한 내용의 금전적 처분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