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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3후2316 판결

[권리범위확인(상)][미간행]

판시사항

등록상표 ‘ ’의 상표권자인 갑 주식회사가 등록상표 ‘ ’의 상표권자인 을 주식회사를 상대로 을 회사의 확인대상표장 ‘ ’이 갑 회사의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이유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이 이를 인용한 사안에서, 확인대상표장은 상표로서의 동일성과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 을 회사의 등록상표에 ‘화미’라는 부분이 단순히 부가된 것이므로, 확인대상표장은 을 회사의 등록상표와 동일성 있는 상표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화미제당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리사 김영일)

피고, 피상고인

대상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리사 정성종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한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요리용 맛술’을 사용상품으로 하는 원고의 확인대상표장을 ‘소스’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는 원고의 등록상표(상표등록번호 1 생략)와 대비하면, 이들 상표는 모두 ‘미정’으로 호칭될 수 있으나, 바탕색의 유무와 글자색, 글자 수 및 글자 내용 등의 차이로 외관이 현저히 다르므로 확인대상표장은 거래의 통념상 원고의 등록상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의 상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확인대상표장의 사용이 원고의 등록상표를 적법하게 사용한 것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후, 확인대상표장이 ‘그레이비’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는 피고의 이 사건 등록상표(상표등록번호 2 생략)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상표권의 권리범위확인심판은 등록된 상표를 중심으로 미등록상표인 확인대상표장이 적극적으로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거나 소극적으로 이에 속하지 아니함을 확인하는 것이므로, 다른 사람의 ‘등록상표인 확인대상표장’에 관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은 확인대상표장이 심판청구인의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등록무효절차 이외에서 등록된 권리의 효력을 부인하는 결과가 되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후605 판결 등 참조). 이때 ‘등록상표인 확인대상표장’에는 등록된 상표와 동일한 상표는 물론 거래의 통념상 식별표지로서 상표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변형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확인대상표장이 등록상표에 다른 문자나 도형 등을 부가한 형태로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등록상표가 상표로서의 동일성과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 한 이는 등록상표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상표라고 할 것이다.

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확인대상표장 사용상품에 별지와 같은 라벨을 부착하였는데, 그 라벨에는 원고의 상호 ‘화미제당 주식회사’ 중 중심적 식별력이 있는 ‘화미’를 영문자로 표기한 ‘Hwami'라는 표장, ‘Hwami’와 원고 상호의 약칭인 ‘화미제당(주)’를 이단으로 병기한 표장, ‘식자재 대표브랜드 화미’라는 문구 등이 포함되어 있고, 확인대상표장은 위 라벨 중앙의 문자 부분을 발췌한 것인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과 함께, 확인대상표장은 ‘화미’ 부분과 ‘미정’ 부분의 글자색이 달라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는 확인대상표장이 원고의 상호 중 중심적 식별력을 가지는 ‘화미’와 ‘미정’이라는 문자가 결합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는 점, 그러한 결합으로 확인대상표장 전체에 어떤 새로운 관념이 형성되는 것도 아닌 점, 확인대상표장에서 ‘미정’ 부분은 원고의 등록상표 ‘ ’과 글자체와 바탕색의 유무에서 차이가 있으나 그러한 차이는 거래의 통념상 원고의 등록상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정도의 변형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하면, 확인대상표장은 상표로서의 동일성과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 원고의 등록상표 ‘ ’에 ‘화미’라는 부분이 단순히 부가된 것이므로,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확인대상표장은 원고의 등록상표와 동일성 있는 상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원심이 확인대상표장이 원고의 등록상표와 표장이 동일하지 아니하다고 보아, 확인대상표장은 원고의 등록상표를 사용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데에는 상표의 동일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확인대상표장이 사용된 원고 제품의 라벨: 생략]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