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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8. 11. 선고 2008다25824 판결

[약정금][미간행]

판시사항

[1] 낙찰대금의 납부 전에 체결한 낙찰받은 부동산의 매매계약이 민법 제569조 에 정한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쌍무계약의 위험부담에 관한 채무자주의 원칙의 예외를 정한 민법 제538조 제1항 의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의 의미 및 경매로 낙찰받은 부동산에 관하여 낙찰대금의 납부 전에 체결한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그 낙찰대금의 납입을 대신하기로 약정하였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아 위 부동산이 재경매됨으로써 매도인의 채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그 이행불능에 대한 책임의 소재(=매수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종배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00. 11. 20. 체결된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은 원고가 대전지방법원 99타경13843호 부동산임의경매절차에서 낙찰받은 토지들(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을 그 대금납부 전에 피고에게 매도하기로 한 것으로서 민법 제569조 에 정해진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 해당한다 고 판단하고 있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하의 이 부분 나머지 상고이유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원고 대신 낙찰대금을 납부하기로 약정하였다가 그 의무를 불이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위 약정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잔금지급방법을 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이를 불이행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은 위 매매계약에 따른 대금지급의무를 위반한 것에 불과할 뿐이고, 매매목적물인 타인 소유의 물건을 취득하여 매수인인 피고에게 이전하여야 할 의무는 여전히 원고에게 있는 것이므로 그 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에 이르렀다면 그 귀책사유는 원고에게 있다고 본 다음, 위와 같이 귀책사유 있는 원고로서는 위험부담에 관한 법리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매매계약상의 채무이행을 구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결국 이 사건 매매계약상 원고가 부담하는 채무가 이행불능 되었다면 그 이행불능이 누구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이든 그 책임은 채무자인 원고에게 있다는 취지로서, 이러한 결론은 수긍하기 어렵다.

오히려 민법 제538조 제1항 은 쌍무계약의 위험부담에 관한 채무자주의 원칙의 예외로서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라고 함은 채권자의 어떤 작위나 부작위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방해하고 그 작위나 부작위는 채권자가 이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의칙상 비난받을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할 것인데 (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59610 판결 ,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1다79013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여 피고에게 이전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채무이행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낙찰대금 납입은 그 이전등기청구권자인 피고가 대신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피고는 위 약정을 위반하여 그 납입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그로 인하여 위 토지가 재경매되어 원고가 자신의 채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인바,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채무가 이행불능된 책임은 원고가 아니라 피고에게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에 어긋나는 원심의 앞서 본 판단에는 책임의 귀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파기를 면할 수 없다.

3. 결 론

따라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양승태(주심) 박시환 김능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