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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서부지원 2009. 4. 29. 선고 2008가소114364 판결

[구상금] 확정[각공2009상,828]

판시사항

대리운전자의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차량 소유자의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한 사안에서, 보험약관상 대리운전자는 승낙피보험자에 해당하므로 보험자가 대리운전자에게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대리운전자의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사고차량 소유자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한 사안에서, 보험약관상 대인배상Ⅰ에 관하여는 대인배상Ⅱ나 대물배상의 경우처럼 ‘자동차를 취급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를 승낙피보험자에서 제외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대리운전자는 승낙피보험자에 해당하므로, 보험자가 대리운전자에게 상법 제682조 의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피고

피고

변론종결

2009. 4. 8.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16,630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9. 19.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소외 1과의 사이에 피보험자 소외 1, 피보험차량 (차량번호 생략) 레간자 승용차량(이하 ‘이 사건 사고차량’이라 한다), 보험기간을 2008. 6. 8.부터 2009. 6. 8.까지로 하는 프로미카 개인용자동차보험계약(대인배상Ⅰ 포함, 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나. 대리운전자인 피고는 2008. 9. 14.경 소외 1의 대리운전 요청을 받고 이 사건 사고차량을 대리운전하다가 대구 달서구 상인동 가람마을 102동 지하주차장에서 기둥을 충격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차량에 탑승중이던 소외 2에게 상해를 입혔다.

다. 원고는 2008. 9. 18. 이 사건 보험계약 대인배상 Ⅰ(책임보험) 약관에 따라 소외 2에게 치료비 316,63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대리운전자와 소유자의 내부관계에서는 대리운전자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소유자의 그것보다 직접적이며 대리운전자의 과실을 소유자의 과실로 참작할 이유가 없어 대리운전자만이 모든 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것이라는 이유로, 피고에게 상법 제682조 의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청구취지 기재 금액을 구상하고 있다.

3. 판 단

가.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에서는, 대인배상 Ⅰ(책임보험)의 보상내용에 관하여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남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한 때 또는 남의 재물을 없애거나 훼손한 때에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하고, 다만 대인배상 Ⅰ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에 한한다”고 정하고, 피보험자의 범위에 관하여 “(1) 보험증권에 기재된 피보험자(기명피보험자), (2) 기명피보험자와 같이 살거나 살림을 같이 하는 친족으로서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중인 자, (3)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피보험자동차를 사용하거나 관리중인 자. 다만, 대인배상 Ⅱ나 대물배상의 경우 자동차정비업, 주차장업, 급유업, 세차업, 자동차판매업, 자동차탁송업 등 자동차를 취급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가 업무로서 위탁받은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하는 경우에는 피보험자로 보지 아니한다, (4) 기명피보험자의 사용자 또는 계약에 의하여 기명피보험자의 사용자에 준하는 지위를 얻은자. 다만, 기명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사용자의 업무에 사용하고 있는 때에 한한다, (5) 위 (1) 내지 (4)에서 규정하는 피보험자를 위하여 피보험자동차를 운전중인 자, 다만 대인배상 Ⅰ의 경우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자동차보유자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한 경우를 말하며, 대인배상 Ⅱ나 대물배상의 경우 자동차정비업, 주차장업, 급유업, 세차업, 자동차판매업, 자동차탁송업 등 자동차를 취급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가 업무로서 위탁받은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하는 경우에는 피보험자로 보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나.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의하여 보험자가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라야 하고 이 경우 제3자라고 함은 피보험자 이외의 자가 되어야 할 것인바, 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에 피보험자는 기명피보험자 외에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중인 자 및 위 각 피보험자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전중인 자 등도 포함되어 있다면, 승낙피보험자의 행위로 인하여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자가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의하여 그 권리를 취득할 수는 없는 것이다(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다31637 판결 등). 이 사건 보험약관에서 대인배상 Ⅰ에 관하여는 대인배상 Ⅱ나 대물배상의 경우처럼 ‘자동차를 취급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를 제외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대인배상 Ⅰ의 경우 대리운전자가 승낙피보험자에 해당하는 것은 명백하다.

다. 자동차 대리운전 회사와 대리운전약정을 체결한 자는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할 수 없고 차량의 단순한 동승자에 불과하므로( 대법원 2005. 9. 29. 선고 2005다25755 판결 ), 대리운전 중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피해자에 대한 관계는 별론, 대리운전자와 자동차 소유자 사이의 내부관계에서 대리운전자가 모든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맞다. 따라서 자동차 소유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하였다면 그 금액 전부를 대리운전자에게 구상할 수 있고, 민법 제481조 의 변제자대위에 의하여 피해자가 대리운전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도 있으나, 반대로 대리운전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한 경우에는 그 금액을 자동차 소유자에게 구상하거나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는 없다고 보인다.

라. 그러나 대리운전자가 승낙피보험자에 해당하는 이상 앞서본 법리에 따라 보험자가 대리운전자에게 상법 제682조 의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자동차 소유자의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하는 것은 자동차 소유자와의 보험계약에 따른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는 것에 불과하고, 보험자와 자동차 소유자를 동일시하거나 보험자와 대리운전자와의 내부 관계가 따로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자동차 소유자와 대리운전자의 내부 관계에서 대리운전자가 모든 책임을 부담한다거나 자동차 소유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한 경우 대리운전자에게 구상권을 갖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고 할 것이다.

마. 방론으로, 대리운전자가 대리운전자보험에 가입한 경우 중복보험의 문제를 피하기 위하여 통상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대리운전을 위하여 피보험자동차를 수탁한 때부터 통상의 대리운전 과정을 거쳐 차주에게 인도할 때까지의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생긴 피보험자의 손해를 보상하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한 자동차손해배상책임보험으로 지급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금액을 초과하는 손해를 보상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약관에 포함되어 있는 점, 보험자는 대리운전자에 대하여 민법 제399조 의 손해배상자대위나 제481조 의 변제자대위를 구할 수도 없다고 보이는 점( 대법원 1993. 1. 12. 선고 91다7828 판결 참조) 등의 이유로 결국 대인배상 Ⅰ의 경우 대리운전자의 중과실에 기한 사고까지도 그대로 자동차 소유자의 보험자의 부담(궁극적으로는 보험료 인상 등으로 전체 보험계약자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문제가 있으나, 이는 대리운전자의 보험자와 자동차 소유자의 보험자 사이에 적절한 약관의 개정을 통하여 해결하여야 할 것이고, 결론을 달리 할 바는 되지 못한다.

바. 결국,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보험자인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대인배상 Ⅰ에 따라 소외 2에게 치료비를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 소외 1의 승낙을 얻어 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중인 자 또는 소외 1을 위하여 자동차를 운전중인 자’로서 승낙피보험자에 해당하는 피고를 상대로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

4.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