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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등법원 2013.10.31 2013노296

살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압수된 과도 1개(증 제1호)를 몰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하여 피해자로부터 심하게 폭행을 당하며 다투던 중 피해자로부터 “너는 나를 칼로 찔러 죽이고도 남겠다”는 말을 들은 이후부터 기억이 전혀 나지 않고,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는 피해자가 갑자기 무릎을 꿇으며 뒤로 넘어지면서 다리에서 피가 흘러내렸을 뿐이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이유도 없고, 피해자를 칼로 찌른 적이 없으며, 단지 피해자가 칼을 쥔 피고인을 순간적으로 힘껏 잡아당기거나 껴안는 행위로 칼에 찔렸거나 자해한 것이어서, 피고인은 무죄이거나, 과실치사죄의 죄책만을 질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심신장애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음주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으므로,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에는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4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⑴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찔렀는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특히 부검의사 K이 작성한 사실조회서의 기재(공판기록 제122면)에 의하면, 가슴에 형성된 자창의 경우, 직하방으로 칼이 진행되지는 않고, 내하후방으로 칼이 신체 내부로 진행되었으며, 가슴 부위 자창 외에 기타의 신체 부위에서 주저 손상 등이 보이지 않는데, 이와 같은 소견은 자살의 경우에서 보는 자창 소견과는 잘 부합되지 아니한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