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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다237192 판결

[구상금][공2015하,970]

판시사항

[1] 채권자가 사해행위 취소로서 수익자를 상대로 채무자와의 법률행위 취소를 구함과 아울러 전득자를 상대로 전득행위 취소를 구하는 경우, 전득자의 악의의 의미 /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수익자 또는 전득자의 선의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수익자 또는 전득자) 및 사해행위 또는 전득행위 당시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선의였음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채무자가 제3자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자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함으로써 물상보증인이 된 경우, 채무자의 적극재산을 평가하는 방법 및 그로 인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이 부족하게 되거나 상태가 심화된 경우, 사해행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채권자가 사해행위의 취소로서 수익자를 상대로 채무자와의 법률행위의 취소를 구함과 아울러 전득자를 상대로도 전득행위의 취소를 구함에 있어서, 전득자의 악의는 전득행위 당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행위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실, 즉 사해행위의 객관적 요건을 구비하였다는 것에 대한 인식을 의미한다. 한편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채무자의 악의의 점에 대하여는 취소를 주장하는 채권자에게 증명책임이 있으나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악의라는 점에 관하여는 증명책임이 채권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수익자 또는 전득자 자신에게 선의라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으며,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할 경우에 사해행위 또는 전득행위 당시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선의였음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객관적이고도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 등에 의하여야 하고, 채무자나 수익자의 일방적인 진술이나 제3자의 추측에 불과한 진술 등에만 터 잡아 사해행위 또는 전득행위 당시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선의였다고 선뜻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채무자가 제3자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자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함으로써 물상보증인이 되는 행위는 부동산의 담보가치만큼 채무자의 일반 채권자들을 위한 책임재산에 감소를 가져오는 것이므로, 물상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의 가액에서 다른 채권자가 가지는 피담보채권액을 채권최고액의 범위 내에서 공제한 잔액만을 채무자의 적극재산으로 평가하여야 하고, 그로 인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이 부족하게 되거나 상태가 심화되었다면 사해행위가 성립한다.

원고, 상고인

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민주 담당변호사 김현일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주원 담당변호사 김상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 채권자가 사해행위의 취소로서 수익자를 상대로 채무자와의 법률행위의 취소를 구함과 아울러 전득자를 상대로도 전득행위의 취소를 구함에 있어서, 전득자의 악의라 함은 전득행위 당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행위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실, 즉 사해행위의 객관적 요건을 구비하였다는 것에 대한 인식을 의미한다. 한편 사해행위취소소송에 있어서 채무자의 악의의 점에 대하여는 그 취소를 주장하는 채권자에게 입증책임이 있으나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악의라는 점에 관하여는 입증책임이 채권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수익자 또는 전득자 자신에게 선의라는 사실을 입증할 책임이 있으며,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할 경우에 그 사해행위 또는 전득행위 당시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선의였음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객관적이고도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 등에 의하여야 하고, 채무자나 수익자의 일방적인 진술이나 제3자의 추측에 불과한 진술 등에만 터 잡아 그 사해행위 또는 전득행위 당시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선의였다고 선뜻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 대법원 1997. 5. 23. 선고 95다51908 판결 , 대법원 2006. 7. 4. 선고 2004다6128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소외 1과 피고 1이 이 사건 1 부동산에 관하여 체결한 이 사건 증여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피고 1이 선의의 수익자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배척하는 한편, 전득자인 피고 현대성우오토모티브코리아 주식회사(이하 ‘피고 현대성우’라고만 한다)가 주식회사 백록과 상당한 기간 동안 거래관계를 지속하여 왔고, 주식회사 백록으로부터 물품대금으로 받은 어음이 부도나자 추가담보를 요구하여 피고 1이 소외 1로부터 증여받은 이 사건 1 부동산을 포함한 이 사건 1 내지 5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받은 것은 맞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 현대성우가 주식회사 백록의 대표이사인 소외 1의 채무초과 사실 및 사해의사를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현대성우는 피고 1로부터 향후의 물품거래에서 파생되는 물품대금의 담보를 제공받기 위해서 피고 1이 담보로 제공하는 위 각 부동산에 일괄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였을 뿐, 이 사건 1 부동산이 소외 1의 유일한 재산으로서 이를 피고 1에게 증여함으로써 소외 1의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초래되리라는 사정까지는 알지 못하였음이 인정되므로, 피고 현대성우는 소외 1의 사해의사 또는 이 사건 증여계약이 사해행위임을 알지 못한 선의의 전득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객관적이고도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에 의하지 아니하고 변론 전체의 취지만으로 피고 현대성우는 이 사건 1 부동산이 소외 1의 유일한 재산이고 이를 피고 1에게 증여함으로써 소외 1의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초래되리라는 사정까지는 알지 못하였다고 인정하였다.

(2) 그러나 오히려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설시한 사정만으로는 피고 현대성우의 전득행위 당시 악의의 추정을 번복하고 선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① 주식회사 백록은 경원산업 주식회사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자동차 배터리를 공급받아 이를 판매하여 왔다.

② 경원산업 주식회사는 주식회사 백록에 대한 물품대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 소외 1 소유인 인천 부평구 산곡동 264-1 (주소 1 생략)아파트 제202동 제1513호에 관하여 1992. 5. 7. 채권최고액 30,000,000원, 1995. 11. 20. 채권최고액 20,000,000원으로 된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 1999. 4. 15. 소외 1 소유인 이 사건 1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48,000,000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 1999. 7. 7. 소외 1의 처인 피고 1 소유인 이 사건 4, 5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20,000,000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 2001. 10. 17. 소외 1의 동생인 소외 2 소유인 인천 부평구 (주소 2 생략) 외 1필지 제1층 제2호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50,000,000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각 마쳤다.

③ 경원산업 주식회사는 2009. 1. 2. 피고 현대성우에 흡수합병되었다.

④ 주식회사 백록이 피고 현대성우에게 물품대금 명목으로 교부한 약속어음 중 7,800,000원 상당의 약속어음이 2011. 10. 31. 지급거절되자, 피고 현대성우는 주식회사 백록에 대한 물품공급을 중단하였다.

⑤ 피고 현대성우는 나라신용정보 주식회사에 주식회사 백록의 대표이사 소외 1에 대한 자산조사를 의뢰하였고, 소외 1 소유인 인천 부평구 산곡동 264-1 (주소 1 생략)아파트 제202동 제1513호에 관하여 후순위 담보물권 설정이 과다하여 담보가치가 없고, 소외 1이 2011. 10. 26. 이 사건 증여계약을 체결하고 2011. 10. 27. 피고 1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이 사건 1 부동산을 포함하여 피고 1 명의의 이 사건 1 내지 5 부동산이 담보가치가 있음을 확인한 후 주식회사 백록에게 지급거절된 약속어음의 현금결제와 이 사건 1 내지 5 부동산에 대한 추가 근저당권설정을 요구하였다.

⑥ 주식회사 백록은 피고 현대성우의 요구에 따라 2011. 11. 4. 주식회사 백록의 피고 현대성우에 대한 물품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 1 명의의 이 사건 1 내지 5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306,000,000원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고, 2011. 11. 9. 지급거절된 약속어음금 7,800,000원을 피고 현대성우에게 지급하였다.

⑦ 피고 현대성우가 2011. 11. 17.경 주식회사 백록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물품대금은 474,608,000원이고, 주식회사 백록이 피고 현대성우에 대한 위 물품대금채무 등을 담보하기 위하여 마친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의 채권최고액 합계는 574,000,000원(= 268,000,000원 + 306,000,000원)이다.

⑧ 주식회사 백록은 원고와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고 발급받은 각 신용보증서를 담보로 하여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4회에 걸쳐 대출을 받았다가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대출원리금을 변제하지 못하여 2011. 11. 18.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였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납득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전득자의 악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적극재산을 감소시키거나 소극재산을 증가시킴으로써 채무초과 상태에 이르거나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것을 심화시킴으로써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채무자가 제3자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자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함으로써 물상보증인이 되는 행위는 그 부동산의 담보가치만큼 채무자의 일반 채권자들을 위한 책임재산에 감소를 가져오는 것이므로, 물상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의 가액에서 다른 채권자가 가지는 피담보채권액을 채권최고액의 범위 내에서 공제한 잔액만을 채무자의 적극재산으로 평가하여야 하고, 그로 인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이 부족하게 되거나 그 상태가 심화되었다면 사해행위가 성립한다.

한편 채권자취소의 대상인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채무자 소유의 재산이 이미 다른 채권자의 채권에 물상담보로 제공되어 있다면, 물상담보로 제공된 부분은 채무자의 일반 채권자들을 위한 채무자의 책임재산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그 물상담보에 제공된 재산의 가액에서 다른 채권자가 가지는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잔액만을 채무자의 적극재산으로 평가하여야 하고(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64792 판결 참조), 수 개의 부동산에 공동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 위 책임재산을 산정함에 있어 각 부동산이 부담하는 피담보채권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368조 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공동저당권의 목적으로 된 각 부동산의 가액에 비례하여 공동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을 안분한 금액이라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3다39989 판결 ,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다25671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1이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할 당시 보유한 적극재산의 합계액은 584,500,000원 상당이었고, 피고 1이 부담하고 있던 소극재산은 ① 주식회사 국민은행에 대한 39,959,811원의 채무, ② 주식회사 국민은행에 대한 110,000,000원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 ③ 경원산업 주식회사에 대한 채권최고액 120,000,000원(원심 판결문에는 122,000,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오기임이 명백하다)인 근저당권설정등기의 피담보채무, ④ 가까운 장래에 현실화될 개연성이 있었던 원고에 대한 167,623,502원의 구상금 채무 합계 437,583,313원이었으므로, 적극재산액(584,500,000원)이 소극재산액(437,583,313원)보다 더 커서 무자력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 1은 원심 소송계속 중 원고에게 피고 1이 부담하고 있던 구상금 채무 중 120,620,000원을 변제하였는데, 원고나 피고 1 양측이 위 변제금의 비용, 이자, 원본 충당 여부에 관한 구체적 내역을 밝히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채무자에게 우선변제이익이 있는 원본 충당으로 계산하면 피고 1의 소극재산액은 318,963,313원으로 줄어들어 피고 1이 더욱 무자력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 1의 피고 현대성우에 대한 이 사건 2 내지 5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수긍할 수 없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주식회사 백록의 피고 현대성우에 대한 물품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기 전에 이미 채권최고액 합계 268,000,000원의 각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져 있었다.

② 주식회사 백록은 피고 현대성우의 요구에 따라 2011. 11. 4. 주식회사 백록의 피고 현대성우에 대한 물품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 1 명의의 이 사건 1 내지 5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306,000,000원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③ 피고 현대성우가 2011. 11. 17.경 주식회사 백록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물품대금은 474,608,000원이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원고는 채권자로서 채무자 주식회사 백록의 제3채무자 소외 3(소외 4의 파산관재인 변호사)에 대한 채권을 압류 및 전부받았다.

② 채무자 주식회사 백록은 2014. 6. 18.경 원고와 위 전부금으로 피고 1의 구상금 채무를 상환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위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에 대한 이의포기신청서를 인천지방법원에 제출하였으며, 이에 따라 원고가 2014. 6. 24. 120,620,000원을 지급받았다.

(3) 위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1이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할 당시 소유하고 있던 이 사건 2 내지 5 부동산의 가액에서 이미 물상담보로 제공되어 다른 채권자가 가지는 피담보채권액뿐만 아니라,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 체결로 피고 1의 일반 채권자들을 위한 책임재산에서 제외되는 이 사건 2 내지 5 부동산이 부담하는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잔액만을 채무자의 적극재산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한편 원고가 2014. 6. 24. 지급받은 120,620,000원은 채무자 주식회사 백록의 제3채무자 소외 3(소외 4의 파산관재인 변호사)에 대한 채권을 압류 및 전부받아 전부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피고 1이 원고에게 변제한 금원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 1 주장과 같이 위 전부금이 피고 1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 채무에 변제충당되었는지에 관하여 심리하여야 하고, 피고 1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 채무의 지연손해금이 소극재산에 추가되어야 하는지 등도 함께 고려하여 피고 1의 무자력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 1이 무자력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채무자의 무자력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이상훈 김창석(주심) 조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