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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법(창원) 2014. 5. 15. 선고 2013누10086 판결

[공사중지명령해제신청거부처분취소등] 상고[각공2014하,565]

판시사항

갑 주식회사가 ‘우회도로 개설 등은 인근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민원발생에 따른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할 것’ 등의 조건으로 토석채취 허가를 받았으나 후에 관할 행정청이 민원제기 등의 사유로 공사중지명령을 하자, 갑 회사가 이를 해제하는 신청을 하였으나 거부통지를 받은 사안에서, 갑 회사는 허가 조건인 ‘우회도로 개설 등에 관한 인근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이행하였고, ‘민원발생에 따른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는 조건은 적법한 조건이라고 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위 통지를 취소한 사례

판결요지

갑 주식회사가 토석채취허가지 진입도로와 관련하여 ‘우회도로 개설 등은 인근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민원발생에 따른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할 것’ 등의 조건으로 토석채취 허가를 받았으나 후에 관할 행정청이 민원제기 및 협의사항 불이행 등의 사유로 공사중지명령을 하자, 갑 회사가 이를 해제하는 신청을 하였으나 거부통지를 받은 사안에서, ‘우회도로 개설’은 허가의 조건이라고 할 수 없고, 갑 회사는 허가 조건인 ‘우회도로 개설 등에 관한 인근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이미 이행하였으며, ‘민원발생에 따른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는 조건은 내용이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태도에 따라 이행의 가능 여부가 좌우되어 적법한 조건이라고 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위 통지를 취소한 사례.

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성호개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인 담당변호사 강현안)

피고, 피항소인

고성군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율 담당변호사 조종만)

변론종결

2014. 4. 10.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3. 1. 14. 원고에게 한 토석채취공사중지명령 해제신청거부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 제1, 2항 및 예비적으로, 원고가 2012. 12. 31. 및 2013. 1. 10. 피고에게 한 각 토석채취공사중지명령 해제신청에 대한 피고의 부작위는 위법임을 확인한다는 판결.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산림골재 채취업, 쇄석·혼합석 기타 토목용 재료 채취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2009. 3. 20. 피고로부터 경남 고성군 동해면 (이하 생략) 외 2필지에서 토석을 채취하는 허가를 받았다(이하 ‘이 사건 허가’라고 한다).

나. 피고는 이 사건 허가의 조건으로 아래와 같은 사항을 부가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1.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과 같이 사업 추진할 것.
2. 토석채취허가지 진입도로와 관련 우회도로 개설 등은 인근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민원발생에 따른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 후 사업을 추진할 것.

다. 이 사건 허가와 관련된 피고의 2009. 1. 5.자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에는 ‘침사지를 3개소로 하고 총용적 20,000㎡ 이상으로 하여 5시간 이상의 체류시간을 확보토록 하여야 한다’는 검토의견이 기재되어 있었고, 피고는 2009. 9. 3. 원고에게 토석채취허가증을 교부하였다.

라. 피고는 2011. 9. 1. 아래와 같은 사유로 원고에게, 2011. 9. 7.부터 우회도로 개설 등 주민과의 협의사항이 이행 완료될 때까지 이 사건 허가에 따른 공사를 중지하라는 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이라고 한다).

본문내 포함된 표
1. 환경영향평가 협의 이행사항 중 침사지 설치를 위하여 수차례 기간을 연장하고 2011. 8. 31.까지 최종 설치 완료하도록 통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상기 기일까지 이행완료하지 못하였다.
2. 침사지 조성에 따른 토석 반출로 인해 덤프차량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 등으로 ○○마을 주민과 △△마을 주민의 민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3. 2011. 3. 17. ○○마을 이장 및 주민대표와 원고 소외 1(대법원판결의 소외인)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된 우회도로 개설 건에 대하여 현재까지 주민과의 협의사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
4. 원고는 토석채취허가지 추가복구비를 예치하지 않았다.

마.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의 취소 소송( 창원지방법원 2011구합2895호 )을 제기하여, 2012. 4. 26. 원고 패소판결을 선고받고, 항소하였다가 2012. 5. 31. 항소를 취하하여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바. 원고는 위 판결에 따라 침사지 조성계획과 우회도로 개설계획, 우회도로에 관한 주민협조공문 등을 첨부하여 2012. 7. 2., 2012. 8. 6., 2012. 10. 30. 피고에게 공사중지명령 해제를 신청하였다가 위 각 신청을 모두 취하한 후, 2012. 11. 22. 피고에게 공사중지명령 해제신청을 하였고, 이에 피고는 2012. 12. 6. ‘우회도로 개설 등 주민과의 협의를 우선 이행하고 협의사항이 이행된 후에 해제신청을 하라’고 통지하였다.

사. 원고가 2012. 12. 31. 피고에게 재차 공사중지명령 해제를 신청하였고, 피고는 2013. 1. 14. “공사중지 해제를 위해서는 우회도로 개설 등 주민과의 협의사항이 우선 이행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므로, 우회도로 개설 등 주민과의 협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속히 이행하고, 앞으로는 주민과의 협의사항 등이 이행된 후에 공사중지명령 해제를 신청하라”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제5호증의 1 내지 7, 제6 내지 8호증, 제9호증의 1 내지 3, 제10호증, 제11호증의 1 내지 8, 제12호증의 1, 2, 제13호증의 1, 2, 4, 5, 제14, 15, 33호증, 을 제19,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주위적 청구원인

이 사건 통지는 아래와 같은 사유로 위법하다.

1) ‘우회도로 개설’ 및 ‘민원발생에 따른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은 이 사건 허가의 조건이 아니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 이후 우회도로 개설을 위하여 인근 마을 주민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하였으나 주민들이 전혀 협의에 응하지 않아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통지는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2) 침사지 설치는 당초 이 사건 허가의 조건이 아니었는데도, 피고는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무마하기 위한 목적으로 침사지 설치를 새로운 조건으로 부가하였는데, 이는 부관의 사후변경 내지 사후부관에 해당하고 행정의 명확성과 당사자의 권리보호차원에서 허용될 수 없다. 가사, 침사지 설치가 이 사건 허가의 조건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이 유지되면 원고는 침사지 설치를 위한 공사도 할 수 없게 되어 이 사건 허가의 조건을 충족할 수 없게 되므로, 이 사건 통지는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3) 원고는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으로 인하여 거액의 손실을 보고 있는바, 이 사건 통지로 인하여 침해되는 원고의 사익이 이 사건 통지로 인하여 추구하는 공익보다 훨씬 크므로, 이 사건 통지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나. 예비적 청구원인

이 사건 통지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고에게는 피고에게 공사중지명령 해제를 신청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권리가 인정되므로, 원고의 2012. 12. 31.자 및 2013. 1. 10.자 공사중지명령 해제신청에 대하여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은 피고의 부작위는 그 자체로 위법하다.

3.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4. 주위적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통지의 처분성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한 행정청의 거부행위가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기 위하여는 국민이 그 신청에 따른 행정행위를 하여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가 있어야 한다.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은 그 명령의 내용 자체로 또는 그 성질상으로 명령 이후에 그 원인사유가 해소되는 경우에는 잠정적으로 내린 당해 공사중지명령의 해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원고에게 인정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조리상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의 해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니, 이 사건 통지는 취소소송의 대상이 된다.

나. 인정 사실

1) 원고는 2008. 10. 30. 경남 고성군 동해면 □□리(이하 ‘□□리’라고만 한다) 주민대표 소외 2와 사이에, ‘원고와 □□리 주민들은 우회도로 개발에 대해서 지속적인 대화를 통하여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합의를 하였다.

2) 원고는 2008. 11. 18. □□리 주민들인 소외 3(대법원판결의 피고보조참가인 9) 외 12인과 사이에, ‘원고와 소외 3 외 12인은 토석채취 공사와 관련하여 소외 3 외 12인이 필요한 우회도로 개발에 관하여 대화하면서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라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되었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08카합260호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사건).

3) 원고는 2008. 12.경 □□리 주민대표 소외 2와 사이에, 원고의 골재운반 차량이 마을진입로(군도 14호선)를 이용함에 따른 비산먼지, 소음·진동 등 환경영향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합의하였고, 위 합의서에 피고도 관할청으로 기명·날인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1. 원고는 비산먼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살수차를 운행하면 살수차 운영권은 ○○마을 주민에게 위임한다.
2. 원고는 골재운반 차량의 마을구간 운행 시 20km/h 이하로 서행하도록 유도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며, 교통요원을 배치하여 교차통행이 되지 않도록 한다. 교통요원은 마을주민을 우선하여 채용(2명)하며, 진출입로에 각각 배치하여 서행 및 안전운행 등을 상시 감시토록 한다.
3. 원고는 골재운반 과정에서 소음, 진동으로 인한 피해(물질적, 정신적)에 대하여는 피해주민과 협의하여 보상하고, 마을발전기금은 원고와 소외 2가 협의 조정하여 결정한다.

4) 원고의 부사장 소외 1은 2011. 3. 17. □□리 주민대표와의 우회도로 개설 협의회에서 “마을주민의 의견대로 우회도로를 개설하겠다.”라고 약속하였다. 피고는 2011. 4. 14. 원고에게 위 2011. 3. 17.자 협의 내용대로 조속히 사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2011. 6. 15. 재차 ‘협의된 우회도로 개설사항에 관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침사지 조성에 따라 불가피하게 반출되는 토석운반차량 운행에 대하여 마을 주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5) 원고는 이 사건 중지명령 이후 □□리 주민들과 사이에, 아래와 같이 수회에 걸쳐 협의를 하였으나, 합의가 성립되지 않았다.

① 원고는 2012. 10. 29. □□리 주민 소외 4(대법원판결의 피고보조참가인 1) 외 9명과 협의를 하였는데, 소외 4 등은 공사중지상태에서 의견을 제시할 필요를 느낄 수 없고, 우회도로 개설에도 동의할 수 없으며, 마을발전기금도 수령하지 않겠다고 주장하였다.

② 원고는 2012. 11. 7. 고성군 부군수와 □□리 ○○마을 이장 외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면담을 하면서, 대표를 선정하여 의견을 제시하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였고, 이에 □□리 주민들은 마을의견을 결정하여 이장을 통해 제시하겠다고 하였으며, 고성군 부군수는 원고가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하면 공사중지명령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하였다.

③ 원고는 2013. 3. 8. □□리 주민대표들과 우회도로 개설에 대한 협의를 하면서, 우회도로 개설 시까지 군도 14호선을 이용하는 대신 마을발전기금 400,000,000원을 지급하고, 마을주민 중 3명을 채용하여 마을에서 우려되는 부분에 대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였는데, 주민대표들은 공무원이 마을을 방문하여 주민을 설득하는 것은 직권남용이고, 발파소음이 문제 되는 △△마을 주민 20세대를 이주시켜 주며, 마을발전기금은 필요하지 않고, 우회도로를 개설하지 않는 한 동의를 할 수 없으며, 당초 허가가 나지 않을 곳에 허가가 났으니 원고가 석산개발에서 손을 떼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④ 원고는 2013. 5. 22. ◇◇마을 주민들에게 우회도로 개설과 관련하여 주민들에게 우회도로가 개설되기 전까지 군도 14호선을 이용하는 것과 관련하여 보상금 400,000,000원, 그 동안 주민들과의 소송에 따른 보상금 20,000,000원을 각 지급하고, 토석채취현장에 주민 3명을 채용하여 주민들로 하여금 직접 교통, 소음, 분진 문제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제시하였으나, 주민들은 원고에 대하여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6)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제1심소송 계속 중인 2013. 7. 9. □□리 마을발전기금 명목으로 400,000,000원을 공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제5호증의 3, 제23호증의 1, 2, 을 제5, 7호증, 제8호증의 1, 2, 제12호증, 제13호증의 1, 제14호증의 1, 3, 4, 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원고의 위 2. 가. 1) 주장에 대한 판단

1) ‘우회도로 개설’이 이 사건 허가의 조건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피고가 이 사건 허가의 조건으로 ‘토석채취허가지 진입도로와 관련 우회도로 개설 등은 인근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민원발생에 따른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 후 사업을 추진할 것’을 부가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우회도로 개설 등에 관하여 인근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할 것’은 허가의 조건이라고 볼 수 있으나, ‘우회도로 개설’은 허가의 조건이라고 할 수 없으니,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이 사건 허가인 조건인 ‘우회도로 개설 등에 관한 인근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는 쌍방의 의사가 합치하는 ‘합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합의에 이르도록 성실하고 진지하게 협의할 것을 의미한다. 원고가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 이후 ‘인근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하였는지 보건대, 위 인정 사실 및 갑 제34호증, 을 제14호증의 3의 각 기재, 당심의 현장검증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2008. 12.경 □□리 주민대표 소외 2와 사이에 원고의 골재운반 차량이 군도 14호선을 이용하는 것에 대하여 합의하였으나, □□리 주민들이 위 합의를 이행하지 아니한 점, ② 토석운반차량이 군도 14호선을 이용할 경우 인가가 있는 마을을 통과하는 거리는 400m에 불과하고, 노폭은 6 ~ 8m로서, 과속방지턱을 설치함으로써 토석운반차량의 서행을 유도하고, 주민 중에서 교통요원을 채용하여 토석운반차량이 교행하는 것을 방지한다면 원고가 우회도로 개설 때까지 군도 14호선을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현재 ☆☆☆☆☆에 통행하는 트럭들도 위 군도 14호선을 통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리 주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우회도로의 개설비용이 5,130,000,000원에 이르는 등 이 사건 허가로 인하여 원고가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추어 과다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장좌천 및 사유지에 우회도로를 개설하는 것은 하천관리청의 허가( 하천법 제30 , 33조 에 따른 하천관리청이 아닌 자의 하천공사 시행허가 및 하천점용허가) 및 토지소유자들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데도, 주민들은 우회도로 개설만을 주장하면서, 장좌천 관리청에 하천 점·사용 불가 진정서를 제출하겠다는 등으로 강력하게 반발하여 원고와 □□리 주민들 사이의 최종적인 합의는 불가능한 점, ⑥ □□리 주민들의 각 탄원서에 의하면 원고의 토석채취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 이후 합리적인 합의안을 제시하여 진입도로 사용방법, 우회도로 개설 등에 관하여 더 이상 취할 조치가 없을 정도로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주민들이 원고의 토석채취 자체를 대한 반대함으로 인하여 주민과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므로(원고는 이 사건 제1심 소송 계속 중인 2013. 7. 9. □□리 마을발전기금 명목으로 400,000,000원을 공탁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허가 조건인 ‘우회도로 개설 등에 관하여 인근 주민과 충분한 협의’를 이행하였다고 할 것이니, 이 사건 통지는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민원발생에 따른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이 사건 허가의 조건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허가는 원고로 하여금 경남 고성군 동해면 (이하 생략) 외 2필지에서 독점적으로 토석을 채취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수익적 행정행위로서 조건을 부가라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 부관의 내용은 적법하여야 하고 이행가능하여야 하며 비례의 원칙 및 평등의 원칙에 적합하고 행정처분의 본질적 효력을 해하지 않는 한도의 것이어야 한다( 대법원 1997. 3. 14. 선고 96누1669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위와 같은 조건은 그 내용이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아닌 □□리 주민들의 태도에 따라 그 이행의 가능 여부가 좌우되므로 적법한 조건이라고 할 수 없으니,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라. 원고의 위 2. 가. 2)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허가 조건에는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과 같이 사업을 추진할 것’이 있었고, 이 사건 허가와 관련된 피고의 2009. 1. 5.자 환경영향평가서 협의 내용에는 ‘침사지를 3개소로 하고 총 용적 20,000㎡ 이상으로 하여 5시간 이상의 체류시간을 확보토록 하여야 한다’는 검토의견이 기재되어 있있는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침사지 설치는 당초 이 사건 허가에 부가된 이행조건에 해당한다 할 것이어서, 부관의 사후변경 내지 사후부관으로서 부관의 부종성에 어긋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만 피고가 침사지 미설치를 이유로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을 하면서 침사지 조성을 위한 공사조차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당초의 허가조건이나 공사중지명령의 사유와 모순되는 것이고, 원고가 침사지 설치를 보완할 계획을 밝히고 있는데도 단지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 이전에 침사지 설치가 완료되지 않았음을 내세워 이 부분에 대한 공사중지명령을 유지할 경우, 원고는 이 부분 허가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게 되는 결과에 이르게 되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마. 원고의 위 2. 가. 3) 주장에 대한 판단

구 산지관리법(2012. 2. 22. 법률 제113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8호 에 의하면, 군수는 토석채취허가를 받은 자가 허가조건을 위반한 경우에는 채석의 중지를 명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 및 그 해제는 재량행위이다.

위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허가 조건을 이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통지의 사유가 소멸된 점, 원고는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으로 인하여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고, 토석공급계약의 불이행으로 인하여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 점, 이 사건 통지로 인하여 얻는 주민들의 환경이익 등 공익이 그보다 크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통지는 피고가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재량권을 남용하여 위법하다고 인정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바. 소결론

위와 같이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받아들이는 이상,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통지를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관계법령 생략]

판사 진성철(재판장) 류기인 박재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