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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2009. 7. 9. 선고 2008가단101947 판결

[소유권이전등록] 항소[각공2009하,1381]

판시사항

골프장 운영회사가 골프대회 종료 후 홀인원상을 시상하였다가 시상식 후 5일이나 지난 시점에 골프규칙 등 위반을 이유로 실격처리한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골프대회를 개최한 골프장 운영회사가 홀인원 이벤트 행사에 참여하여 홀인원을 기록한 회원에게 대회 종료 후 아무런 이의 없이 홀인원상을 시상하였다가 시상식 후 5일이나 지난 시점에 골프규칙 등 위반을 이유로 실격처리한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수)

피고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석)

변론종결

2009. 6. 11.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가. 혼다자동차 CR-V 4륜구동 승용차(배기량 2,350cc, 2008년식 신조차) 1대를 지급하고,

나. 위 승용차에 대한 강제집행이 불능일 때에는 3,540만 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혼다자동차 CR-V 4륜구동 배기량 2,350cc 승용차 1대(이하, ‘이 사건 승용차’라 한다)를 인도하고, 그 차량의 등록명의를 원고에게 이전하는 절차를 이행하고, 위 승용차에 대한 강제집행이 불능일 때에는 3,54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 사실

가. 원고는 2008. 9. 28. 피고 운영의 ○○컨트리클럽 골프장에서 개최된 제3회 ○○컨트리클럽 회원친선골프대회(이하 ‘이 사건 골프대회’라 한다)에 참가하여, 같은 날 16:00경 동코스 16번홀에서 홀인원(Hole in One)을 하였다.

나. 이 사건 골프대회에서는 피고와 소외 1(‘ △△라이프’사 대표) 사이에 체결된 이벤트행사 위임계약에 따른 홀인원상(상) 시상이 공고되어 있었는데, 이는 이 사건 골프대회에 참가한 회원이 위 골프장의 남코스 15번홀이나 동코스 16번홀에서 홀인원을 할 경우, 피고가 그 회원에게 시가 3,540만 원 상당인 이 사건 승용차 1대를 지급하는 내용의 행사였다.

다. 피고는 같은 날 19:00경 이 사건 골프대회의 대회결과를 발표한 시상식에서, 원고에게 “회원친선골프대회 홀인원상 혼다 CR-V”라고 기재된 커다란 상패를 수여하는 방법으로 홀인원상을 시상하였다.

[인정 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7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골프대회의 시상계획에 따라 이 사건 승용차 1대를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에 대한 강제집행이 불능일 때에는 그 가액 상당인 3,54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차량에 관한 소유권이전등록절차의 이행 및 위 3,540만 원에 대한 소장 부본 송달 이후의 법정 지연손해금의 지급도 구하고 있으나, 위 홀인원상에 승용차의 인도 내지 지급 외에 소유권이전등록절차의 이행까지 포함되어 있다고는 볼 수 없고(소유권이전등록을 하려면 피고 명의의 최초등록을 거쳐야 한다), 대상(대상)청구는 본래적 급부청구가 판결확정 후에 집행불능이 될 경우를 대비하여 미리 청구하는 장래의 이행청구로서 성질상 지연손해금을 붙일 수 없으므로, 위 추가 청구 부분들은 이유 없다.

3.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① 이 사건 골프대회 당시 위 골프장의 프런트와 식당 입구 게시판에 실버티[Silver Tee, 시니어티(Senior Tee)의 별칭]는 70세 이상만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로컬룰(Local Rule)을 게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63세에 불과한 원고가 위 16번홀에서 실버티에서 플레이하여 홀인원을 하였고, ② 골프규칙이나 골프경기의 기본 정신에 비추어 홀(Hole)에 따라 티잉그라운드(Teeing Ground)를 옮겨다닐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홀에서는 레귤러티(Regular Tee)를 사용한 원고가 위 16번홀에서만 실버티를 사용하였으므로, 어느 모로 보나 원고는 실격처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사건 골프대회의 홀원원상을 수상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 원고의 반대 주장

이에 대하여 원고는, ㉮ 이 사건 골프대회 당시 피고 주장과 같은 내용의 로컬룰이 게시된 적이 없고, 홀에 따라 티잉그라운드를 옮겨다닐 수 없다는 규칙 또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원고에게 실격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 경기 당시 피고 소속의 경기도우미나 위 이벤트행사 업체의 파견직원이 실버티 사용에 관한 원고의 질문에 이를 긍정하는 대답을 하였고, 피고의 다른 직원이나 경기위원들도 원고의 홀인원을 인정하여 축하행사와 함께 홀인원상 시상식까지 모두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시상식 5일 후에야 뒤늦게 규칙 위반을 문제삼는 것은 이유 없을 뿐만 아니라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다. 판단

(1) 먼저, 대회 당시 실버티(시니어티) 사용에 관한 로컬룰을 게시하였다는 피고 주장에 관하여 본다.

이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증인 소외 2의 일부 증언이 사실상 유일한데, 위 증언은 피고 소속 경기팀 직원의 진술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다수의 대회 참가자들(갑 제5호증의 1 내지 15의 각 사실확인서, 증인 소외 3의 증언)은 물론, 피고측 증인인 경기도우미 소외 4나 위 파견직원 소외 5조차도 대회 당시 위와 같은 게시물을 보거나 그에 관한 내용을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통상 로컬룰은 스코어 카드의 뒷면에 기재되고 이 사건 골프대회 당시 참가선수들에게 교부된 스코어 카드(갑 제4호증)의 뒷면에도 피고 골프장의 로컬룰이 기재되어 있는데, 피고 주장과 같은 실버티의 사용제한에 관한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위 소외 2의 일부 증언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고, 그 밖에 피고 제출의 자료들만으로는 그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다음, 홀에 따라 티잉그라운드를 옮겨다닐 수 없다는 피고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가 제시하는 대한골프협회 골프규칙 11-5(Playing from Wrong Teeing Ground), 4(Playing from Outside Teeing Ground)는 문언의 의미 자체가 ‘한 홀의 시작시 잘못된 티잉그라운드나 티잉그라운드를 벗어나서 플레이한 경우’에 적용되는 규정으로 “Wrong Teeing Ground”가 일반적으로 피고 주장과 같이 해석되는지는 의문이고(피고 소송대리인조차 티잉그라운드를 옮기는 행위의 허용 여부에 관한 명백한 규정을 찾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을 제2 내지 11호증 중 피고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는 위 골프규칙에 관한 해석의견들에 불과하며, 그 밖에 달리 이를 금지하거나 위와 같은 행위를 한 행위가 실격사유에 해당한다는 분명한 증거가 없다.

(3) 나아가 설령, 이 사건 골프대회에 피고 주장의 실버티에 관한 로컬룰이나 홀에 따라 티잉그라운드를 옮겨다닐 수 없다는 골프규칙이 유효하게 적용되었고, 원고의 행위가 이에 위반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대회 종료 후 아무런 이의 없이 경기결과를 발표하고 원고에게 홀인원상을 시상한 피고는, 다음과 같은 골프규칙이나 신의칙상 더 이상 원고의 행위를 문제삼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일단, 원고가 레귤러티를 사용한 다른 홀과 달리 위 16번홀에서만 실버티를 사용한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증인 소외 3, 소외 4, 소외 5, 소외 2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레귤러티를 사용하던 원고 일행은 위 16번홀에 이르러 일부 팀이 실버티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경기도우미 소외 4나 위 이벤트행사 업체의 파견직원인 소외 5에게 60세 이상인 원고 일행이 실버티에서 티샷하여도 규칙위반에 해당하거나 홀인원상 수상자격에 문제가 없는지를 질문한 사실, 이에 위 소외 4· 소외 5가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대답하자(정규 PGA에서는 50세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일반 골프장에서는 통상 55세 ~ 60세를 기준으로 실버티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 일행 모두는 홀과의 거리가 130m 정도(이벤트행사 위임계약상 남자 120m 이상이면 된다)인 위 16번홀 실버티에서 티샷한 사실, 대회 당시 이를 지켜 본 피고나 위 이벤트행사 업체측 직원 중 어느 누구도 원고의 실버티 사용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홀인원을 한 원고에게 관련 축하행사를 하여 주었으며, 위 대회 종료 후 피고도 공식적으로 원고의 홀인원을 인정하고 원고에게 홀인원상을 시상한 사실, 그런데 위 시상식 후 원고와 위 이벤트행사 업체측 사이에 이 사건 승용차를 지급하는 방법(현금지급, 현물지급 등)에 관한 다툼이 있자, 피고는 위 시상식 5일 후에야 위 이벤트행사 업체의 주장대로 원고의 실버티 사용에 관한 규칙 위반을 문제삼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 제6호증의 일부 기재와 증인 소외 4, 소외 5, 소외 2의 각 일부 증언은 위 인정 사실에 비추어 믿기 어려우며, 달리 반증이 없다.

그런데 이 사건 골프대회에도 적용된 대한골프협회 골프규칙 34-1(클레임과 벌) b.(스트로크 플레이)는 ‘경기자가 실격에 해당하는 규칙을 위반한 것을 경기가 끝나기 전에 스스로 알고 있었던 경우 등의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경기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후에는 벌(Penalties)을 부과할 수 없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원고의 실버티 사용 경위, 경기 진행 경과, 피고측의 홀인원상 수여 경위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실격사유에 해당함을 알고도 위 16번홀 실버티에서 플레이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는 위 시상식 후에는 그 주장과 같은 원고의 행위를 더 이상 문제삼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더구나 이 사건 골프대회는 회원들 사이의 친선경기에 불과하여 프로대회에서와 같은 정도의 엄격한 룰 적용을 전제로 하기는 어렵고, 이는 피고 스스로 프런트나 식당 게시판의 게시만으로 로컬룰이 성립한다고 주장하는 데서도 유추해 볼 수 있는 점이다), 시상식 후 5일이나 지난 시점에서 새삼 그 주장과 같은 사유로 스스로 발표한 경기결과 및 시상식 내용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칙에도 반하는 행위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4) 결국, 원고의 실버티 사용행위에 관한 피고의 실격처리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 청구(소유권이전등록절차 이행 및 지연손해금 부분)는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