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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06. 11. 선고 2012다203041 판결

원고의 과실을 들어 과실상계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함[국패]

제목

원고의 과실을 들어 과실상계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함

요지

시효취득을 할 수 있도록 한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무권리자인 피고가 원고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위법하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으로써 고의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볼 이 사건에서 피해자인 원고의 과실을 들어 과실상계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함

사건

2012다203041 손해배상

원고

AAA

피고

대한민국

판결선고

2015. 6. 11.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 내지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 판결을 일부 인용하고 채택증거에 의하여, 원고가 19XX. X. XX. 피고로부터 귀속재산이던 이 사건 합병 전 토지 중 000/000 지분을 매수하고 그 매수대금을 납부하였으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한 사실, 그런데 위 토지는 19XX. X.경 다른 토지들과 합병되었고, 피고는 그 합병 후 토지 중 일부를 19XX년부터 19XX년까지 00시와 BBB에게 매도 또는 양여한 사실, 그에 따라 원고가 피고로부터 매수한 토지, 즉 이 사건 각 토지의 000/000 지분도 이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된 사실, 원고는 피고 등을 상대로 소유권 상실로 인한 손해배상 등을 구하는 종전 제1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원고가 위 토지 지분의 소유권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 이에 원고는 00시와 BBB을 상대로 이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종전 제2소송을 제기하였는데, 그 소송에서는 이들의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다시 패소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 등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종전 제2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이 확정됨으로써 비로소 이 사건 각 토지의 000/000 지분에 관한 원고의 소유권 상실이 객관적으로 판명되었으므로 이러한 사정은 종전 제1소송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이고, 종전 제2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이 확정된 때에 비로소 원고가 이 사건으로 그 배상을 구하는 소유권 상실로 인한 손해의 발생이 현실화되었으므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위 판결 확정일로 보아야 하며, 이처럼 손해 발생이 현실화된 때를 위 판결 확정일로 보는 이상 그 손해배상액도 이날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기판력의 범위, 손해배상액 산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에게는 권리 행사를 장기간 해태한 과실이 있으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과실상계를 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하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의 위 항변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피고 소속 담당 공무원이 이 사건 각 토지의 지분이 원고의 소유임을 알면서 고의로 위와 같이 00시나 BBB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주었다고 인정한 바는 없으며 기록을 살펴보아도 이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없으므로,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적절하지 아니하다.

다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과실상계 사유로 참작하는 피해자의 과실은 공평의 원칙이나 신의칙상 요구되는 결과발생 회피의무로서 일반적으로 예견가능한 결과의 발생을 회피하여 피해자 자신의 불이익을 방지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하는 것을 말하는데(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다31667 판결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00시와 BBB의 취득시효 완성 전에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신의칙상 요구되는 일반적으로 예견가능한 손해의 발생을 회피할 주의의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가 위와 같은 권리행사를 하지 아니한 것이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에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없으며, 원고가 미리 위와 같은 절차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는 것이 반드시 공평의 원칙이나 신의칙에 비추어 타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의 과실상계 항변을 배척하여 피고의 책임을 제한하지 아니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