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도주방조피고사건][하집1990(2),388]
간수자의 실력적 지배를 이탈한 상태에 있는 피의자에게 승용차를 제공하여 도주하도록 한 행위 도주죄의 방조행위로 볼 수 있는지 여부
형법상 방조라 함은 정범의 구성요건 실행행위를 가능하게 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행위 또는 정범에 의한 법익침해를 강화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정범의 실행행위 전후에 걸쳐 있을 수 있는 것이나 정범의 실행행위가 이미 종료된 경우에는 방조라는 개념이 있을 수 없다 할 것인바, 유치장에 수감도중 자해행위로 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를 받던 피의자가 유리창을 깨뜨리고 병원을 탈출한 후 간수자의 추적을 받음이 없이 약 1시간 동안 자신의 승용차를 찾아 시내를 배회하던 중 피고인으로부터 승용차를 제공받아 도주하였다면 당시 위 피의자는 이미 간수자의 실력적 지배를 이탈한 상태이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승용차 제공행위는 정범인 위 피의자의 특수도주죄가 종료된 이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에 대한 방조행위로 볼 수 없다.
피고인
피고인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피고인의 동생인 공소외 1이 1987.8.5.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피의사건으로 서산경찰서 유치장에 구속 수감된 후 같은달 9. 19:00경 공소외 1이 자해하여 서울병원을 거쳐 용병원에 후송되어 있다가 경비경찰리 등에게 폭행을 가하고 위 병원 유리창 등을 손괴한 후 탈주한 사실을 알게 되자 공소외 1의 도주를 방조할 것을 결의하고, 같은달 10. 01:30경 서산시 동문동 소재 피고인이 경영하던 대설룸싸롱에서, 피고인이 보관중이던 공소외 1 소유의 서울 0가3518호 벤츠 승용차의 열쇠와 현금 1,000원을 공소외 2에게 주면서 그에게 택시를 타고 가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같은 시 소재 서산중학교 정문앞 노상까지 가서 위 차를 공소외 1에게 인도해 주도록 하여 그의 도주를 방조한 것이다 라고 함에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경찰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위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방조라 함은 정범의 구성요건실행을 가능하게 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행위 혹은 정범에 의한 법익침해를 강화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시기는 정범의 실행행위 전후에 걸쳐 가능하나 정범의 범죄행위가 이미 종료된 후에는 방조라는 관념은 있을 수 없다 할 것이다. 한편 이 건 특수도주죄는 즉시범으로서 기수에 이름과 동시에 그 범죄는 종료된다 할 것이고, 간수자의 실력적 지배를 이탈하였을 때 기수에 이르른다고 할 것인바, 피고인 및 공소외 2의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87고단322 특수도주방조 등 사건의 제1회 공판조서복사본 중 원심공동피고인 1, 원심공동피고인 2의, 같은 제2회 공판조서복사본 중 증인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6의, 같은 제3회 공판조서복사본 중 증인 공소외 7, 공소외 8, 공소외 9의, 같은 제4회 공판조서복사본 중 증인 공소외 10, 공소외 11, 공소외 12의, 대전지방법원 88노270 특수도주방조 등 사건의 제2회 공판조서복사본 중 증인 공소외 12, 공소외 13의, 같은 제3회 공판조서복사본 중 증인 공소외 7의, 같은 제4회 공판조서복사본 증인 공소외 14, 공소외 4의 각 진술기재,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 검사 및 사법경찰리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복사본의 각 진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의 동생인 공소외 1이 1987.8.5.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 등으로 서산시 소재 서산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도중 공소외 1이 자해하여 같은달 9.19. 19:00 경 같은 시 소재 서울병원을 거쳐 용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 간수자인 경비경찰리 등이 유치장으로 호송하려고 할 때 이를 거부하면서 난동을 부리다가 다음날인 10. 00:30경 위 병원유리창을 손괴한 후 위 병원을 탈출한 사실, 당시 위 병원에는 수명의 경비경찰리가 감시하고 있었으나 공소외 1이 위 병원을 탈출하는 것을 보고도 동인을 체포하기 위하여 추적하지 아니한 사실, 공소외 1은 위 병원을 탈출한 후 자신의 승용차(서울 0가 3518 벤츠)를 타고 도피할 생각으로 1시간 가량 위 승용차를 찾기 위하여 시내를 배회하다가 찾지 못하자 같은날 01:30경 같은 시 동문동 소재 피고인이 경영하는 대설룸싸롱에 있던 피고인에게 같은 시 석남동 소재 서산중학교 정문 앞까지 위 승용차를 갖다 주도록 전화를 한 사실, 피고인은 공소외 1이 위 병원에서 탈출한 직후 전화연락으로 비로소 위 탈출사실을 알고 위 병원에 갔다가 위 룸싸롱에 돌아와 있던중 공소외 1의 전화를 받고 자신의 종업원인 공소외 2에에 위 승용차 열쇠와 현금 1,000원을 주면서 당시 같은 시 소재 삼호주차장에 주차중이던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위 서산중학교 정문 앞까지 가서 공소외 1에게 인도하여 주라고 하고, 이에 공소외 2는 위 삼호주차장에 가서 위 승용차를 찾아 같은날 02:00경 위 서산중학교 정문앞까지 운전하여 가서 그곳에서 위 승용차를 공소외 1에게 인도하여 주어 공소외 1은 위 승용차를 타고 서울로 도피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공소외 1은 위 병원을 탈출한 후 간수자의 추적을 받음이 없이 1시간 가량 위 승용차를 찾기 위하여 시내를 배회하다가 피고인으로부터 위 승용차를 제공한다는 말을 듣고, 그때부터 30분이 지난 때 피고인으로부터 위 승용차를 제공받아 위 승용차를 타고 서울로 도피하였는 바, 그렇다면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위 승용차를 제공한다는 말을 하고 공소외 2에게 위 승용차열쇠와 현금 1,000원을 주면서 위 승용차를 공소외 1에게 인도하여 주도록 하였을 때는 공소외 1이 이미 간수자의 실력적 지배를 이탈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정범인 공소외 1의 특수도주죄가 이미 종료된 후에 이루어진 것이고, 따라서 공소외 1의 특수도주죄의 방조가 성립될 수 없다 할 것이며, 달리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공소외 1의 특수도주죄가 종료되기 이전에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결국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