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이의][공1979.9.1.(615),12036]
가.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의 해임사유
나.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 선임 가처분사유가 있다고한 사례
가.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은 종헌 소정의 해임사유가 있는 경우 외에는 종전 선임기관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종정을 해임할 수 없고, 다만 종전에게 중대한 과오가 있어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종단의 존립이 위태롭게 될만한 특수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해임할 수 있다.
나.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이 폭력으로 중앙총회 개최를 방해하고 무효인 종령을 발포하여 중앙종회의 회의개최권을 침해하고 종헌상 근거없이 중앙종회를 해산하고 종회 의원의 자격을 박탈하고 종회 의원의 자격을 박탈하는 등의 위법행위를 자행함으로써 종회 의원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고 종단 최고의결기관을 패쇄하고 그 기능을 소멸시키고 이로 인하여 종단에 극심한 내분과 혼란을 초래케 하여 종단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였다면 종정의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선임 가처분 사유가 된다.
이설조 외 19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심훈종 외 4인
피신청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노병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소송비용은 피신청인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 제1 내지 6점에 대하여 함께 판단한다.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소명자료들을 종합하면 대한불교조계종 (이하 조계종이라 약칭한다)이 그 본질에 있어서는 일종의 권리능력없는 사단에 해당하기는 하나 한편 종교단체로서의 특수성이 있어서 그 대표자인 종정은 그 사단의 최고집행기관일 뿐만 아니라 상징적·정신적 최고지도자로서 그 사단에 있어서는 최고의 존엄성이 부여되는 지위에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러한 종정의 지위는 일반사단에 있어서의 대표자의 지위와는 다른 점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어서 일반사단에 있어서 그 정관에 대표자의 해임에 관하여 규정한 바가 없다 하더라도 그 선임기관이 아무 제한없이 대표자를 해임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조계종의 정관에 해당하는 종헌에서 종정을 해임할 수 있도록 정해진 경우 외에는 종정 선임기관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종정을 해임할 수는 없다 할것이고 다만 종정에게 중대한 과오가 있어서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종단의 존립이 위태롭게 될만한 특수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그 해임이 가능하다 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종정의 해임에 관하여 종헌에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않은 이 사건 조계종에 있어서 1977.10.7 제49차 임시중앙종회가 피신청인에 대하여 종정해임결의를 할 당시 피신청인에게 적지않은 과오가 있었음이 기록상 엿보이기는 하나 원심은 조계종도 일반사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표자인 종정을 그 선임기관인 중앙종회가 아무 제한없이 해임할 수 있다는 견해를 가졌던 때문인지 피신청인에게 종단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정도의 중대한 과오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별로 조사한 바가 없으니 그 점이 충분히 조사되지 않고서는 피신청인에 대한 앞서본 중앙종회의 해임결의의 적법여부를 가리는 것은 타당치 않다. 그러나 조계종 종헌에 의하면 중앙종회는 종단의 최고의결기관으로서 종헌개정권, 종법제정권 및 종단의 집행기관인 총무원과 규정원 간부에 대한 불신임결의권을 가질 뿐만 아니라 종정이 행한 종무처리가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무효 또는 변경결의를 할 수 있고 그 결의는 즉시 효력을 발하며 종정은 지체없이 이를 시행하여야 하는데(종헌 제37조 참조) 이 사건에 제출된 소명에 의하면 위 중앙종회의 일부 의원들이 종전의 종정중심제에서 총무원장 중심제로 종헌을 개정하기 위하여 1977.9.9 종단집행기관 소재지인 서울 조계사에서 제48차 임시중앙종회를 개최하려 하자 그 종헌개정을 반대하는 피신청인을 비롯하여 피신청인을 지지하는 종단 집행부측이 폭력을 사용하여 일부 종회의원들로 하여금 종회에 참석치 못하게 함으로써 제48차 임시중앙종회를 유회시켰고(소 갑 제5호의1, 제12호 증인 고광덕의 증언 참조), 다시 위와 같은 집행부측의 폭력에 의한 종회소집 방해를 배제하기 위하여 경남 해인사를 회의장소로 하여 앞서의 종헌개정안과 함께 종정이 처리한 종무의 타당성 여부 심의 및 종정해임등의 안건을 심의하기 위하여 같은 해 10.7 제49차 임시중앙종회를 개최하려는 종회소집요구서가 같은 해 9.10 제출되고 같은 달 20 그 소집안이 기안되는 등 그 종회 소집절차가 진행되자 피신청인은 같은 달 23자로 중앙종회의 회의장소는 천재지변을 제외하고는 종회사무처 소재지인 서울 조계사 이외에서는 종정의 사전승인을 받아 변경할 수 있는 외에는 개최할 수 없다는 내용의 종령 제36호를 발포함으로써 위 제49차 임시중앙종회의 해인사에서의 개최를 저지하려 하였고(소 갑 제30호의1 내지4, 제4의1,2 참조), 위와 같은 방해를 무릅쓰고 같은 해 10.7 해인사에서 개최된 제49차 임시중앙종회에서 피신청인이 처리한 총무원장서리, 규정원장서리 발령, 동화사 주지 대기발령의 무효와 함께 피신청인에 대한 종정해임결의를 하자 피신청인은 위 중앙종회결의를 무시할 뿐만 아니라 같은 해 11.11 중앙종회를 해산하고 종회의원의 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그 중요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비상종령 제37호를 선포함으로써 중앙종회를 해산하고, 종회 의원의 자격을 박탈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다(소 갑 제5호의1,2, 제11호, 제18호의1 참조), 그런데 종회 개최장소를 제한하는 내용인 위 종령 제36호는 종헌과 종법에 규정된 중앙종회의 회의개최에 관한 자율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종헌의 위임에 의하여 종정이 발할 수 있는 종령의 범주를 벗어나 무효라 할 것이고 또 중앙종회는 종헌에 규정되어 있는 종단 최고의결기관으로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종헌을 개정하지 않고서는 이를 해산하거나 그 기능을 저지시킬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신청인이 발포한 앞서본 이른바 비상종령 제37호는 종헌상 근거없이 종회를 해산함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서 무효라 할 것인 바 결국 피신청인은 폭력으로 중앙종회 개최를 방해하고 무효인 위 종령 제36호를 발포하여 중앙종회의 회의개최 권한을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무효인 위 비상종령 제37호를 발포하여 종헌상 근거없이 중앙종회를 해산하고 종회 의원의 자격을 박탈하는 등의 위법행위를 자행함으로써 신청인들의 중앙종회 의원으로서의 권한행사를 방해하였고 종단 최고의결기관을 폐쇄하여 그 기능을 소멸시키고 이로 인하여 종단에 극심한 내분과 혼란을 초래케 하여 종단의 존립마져 위태롭게 되었다고 인정된다.
사정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면 종단의 현재의 혼란을 수습하여 그 기능을 정상상태로 회복하기 위하여는 부득이 피신청인을 종정의 직무집행으로부터 배제할 수 밖에 별 방도가 없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반드시 피신청인에 대한 종정해임결의의 적법을 전제하지 않더라도 그 피보전권리와 필요성에 관하여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본다.
이렇게 볼때 원판결이 그 이유설시에 있어서 다소 석연치 않은 점이 있기는 하나 피신청인의 조계종 종정으로서의 직무집행을 정지시키고 그 직무대행자를 선임한 항고심 결정을 타당하다 하여 인가한 원심의 조치는 결국 정당하고 상고논지중 제1 내지 제5점은 모두 앞서본 중앙종회의 피신청인에 대한 해임결의의 적법여부를 다투는 것이어서 이 사건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여 적법한 상고이유로 될 수 없고 위 인정에 반하여 상고이유 제6점은 이 사건 가처분보전의 필요성이 없다는 견해를 전제로 하여 정당한 원판결의 조치를 비난하는 것이어서 채용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신청인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