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기본법위반][미간행]
[1]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와 그 대표이사에게 정보제공업체들이 음란한 정보를 반포·판매하지 않도록 통제하거나 저지하여야 할 조리상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한 사례
[2]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와 그 대표이사가 정보제공업체들의 음란정보 반포·판매 행위를 방치한 것만으로는 구 전기통신기본법 제48조의2 위반죄의 정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피고인 1외 1인
검사
법무법인 이산 담당변호사 이형범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인터넷 포털서비스 사이트 (사이트 1 이름 및 인터넷주소 생략)를 운영하는 피고인 2 주식회사와 그 업무총괄담당임원 및 대표이사로 근무하던 피고인 1이 위 (사이트 1 이름 생략) 사이트 내에 ‘ (사이트 2 이름 생략)’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한 후 (업체명 생략) 등 14개 정보제공업체에 서버에 대한 이용권한을 주어 위 정보제공업체들이 (사이트 2 이름 생략) 사이트에 게재한 음란한 내용의 만화 등을 (사이트 1 이름 생략) 사이트의 가입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음란한 부호, 문언, 음향, 영상을 반포, 판매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음란한 정보의 반포·판매를 통제하거나 저지하여야 할 작위의무를 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하였다.
2.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이 사건 (사이트 2 이름 생략) 사이트를 개설하게 된 것은 주로 영업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이용요금의 40%를 갖게 되는 등 위 사이트의 운영 및 이용정도에 상당한 이해관계가 있었고, 위 (사이트 2 이름 생략) 사이트는 (사이트 1 이름 생략) 사이트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었으며, 그 이용자도 위 (사이트 1 이름 생략) 사이트의 회원들인 사실, 피고인 2 주식회사는 정보제공업체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배치를 정하고 정보제공업체에 일부 불건전한 정보의 삭제를 요구하는 등 (사이트 2 이름 생략) 사이트의 운영에 사실상 상당한 관여를 하여 왔고, 음란정보를 직접 삭제할 수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정보제공업체에게 제공한 웹서버의 공간을 폐쇄하는 방법으로 음란정보의 제공을 막을 수도 있었던 사실, 피고인 2 주식회사나 그 직원들이 정보제공업체가 제공하는 정보의 내용을 일일이 알지는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정보제공업체가 제출한 운영계획과 직원들의 모니터링을 통하여 정보의 내용을 대략이나마 파악하고 있었고, 정보제공업체가 제공하는 정보에 접근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던 사실, 피고인 1은 가끔 이 사건 (사이트 2 이름 생략) 사이트에 접속하여 들어가서 음란한 만화 등이 게재되어 있음을 알면서도 담당 직원과 팀장에게 저속한 내용을 삭제하라고 지시하지 않고 회사의 영업이익을 위하여 계속적인 운영을 묵인하여 준 사실을 알 수 있고, 이와 같은 사실관계에다가 성인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정보제공업체가 음란한 정보를 제공하게 될 위험성이 크므로 웹서버의 공간을 제공하는 포털사이트의 운영자로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점을 아울러 참작하여 보면, (사이트 1 이름 생략) 사이트를 운영하는 피고인들은 위 사이트의 일부를 할당받아 유료로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제공업체들이 음란한 정보를 반포·판매하지 않도록 이를 통제하거나 저지하여야 할 조리상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구 전기통신기본법(2001. 1. 16. 법률 제63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의2 위반죄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음란한 부호·문언·음향 또는 영상을 반포·판매 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그 규정형식으로 보아 작위범이고, 이와 같이 작위를 내용으로 하는 범죄를 부작위에 의하여 범하는 부진정부작위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부작위를 실행행위로서의 작위와 동일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 음란한 정보를 반포·판매한 것은 정보제공업체이므로, 위와 같은 작위의무에 위배하여 그 반포·판매를 방치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음란한 정보를 반포·판매하였다는 것과 동일시할 수는 없고, 따라서 피고인들이 정보제공업체들의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범행을 방조하였다고 볼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위와 같은 작위의무 위배만으로는 피고인들을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죄의 정범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검사가 피고인들을 작위범으로 공소제기한 것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정보제공업체들이 음란한 부호 등을 제공하리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의욕 내지 묵인하는 의사 아래 서버 이용권한을 주어 음란한 부호 등을 반포·판매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의 판단은 다소 미흡한 설시가 있기는 하나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여,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전기통신사업자의 책임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