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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방법원 2022. 6. 8. 선고 2020고단3212 판결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위반·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위반·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미간행]

피고인

피고인

검사

박형수(기소), 이성화(공판)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에스엔 담당변호사 정병택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노원구 (주소 생략)에 있는 (사찰명 생략)사의 주지스님(법명: ○○)이다. 피해자 공소외 1은 지적장애 3급의 장애인으로 1985.경부터 2017. 12.말경까지 위 (사찰명 생략)사에서 생활하였고, 2000.경부터는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예불, 기도 등을 담당하는 노전스님(법명: △△) 역할을 하면서 마당 쓸기, 잔디 깎기, 농사, 제설작업, 각종 경내 공사 등의 일을 하였다.

1.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위반

누구든지 악의적으로 장애를 이유로 사적인 공간, 가정, 시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관련자에게 유기, 학대, 금전적 착취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08. 4. 11.부터 2017. 12. 31.까지 (사찰명 생략)사에서 피해자가 지적장애로 인해 보시 주1) 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여 매일 04:00경부터 22:00경까지 예불, 기도, 마당 쓸기, 잔디 깎기, 농사, 제설 작업, 각종 경내 공사 등의 노동을 하게하고도 2008. 4. 11.부터 2017. 12. 31.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합계 129,295,200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악의적으로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인 피해자에게 금전적 착취를 하였다.

2.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위반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16. 4. 11.경 서울 노원구 (주소 3 생략)에 있는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서울 노원구 (주소 2 생략)(이하 ‘107호 아파트’라 한다)을 공소외 5로부터 매수하면서 공소외 1과 명의신탁약정을 하고, 2016. 4. 27.경 위 107호를 공소외 1 명의로 등기하였다.

3.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피고인은 공소외 1이 2017. 12. 31.경 (사찰명 생략)사를 떠났으므로 더 이상 공소외 1 명의로 금융관련 서류를 작성할 권한이 없었음에도 공소외 1이 그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에 보관되어 있는 금원을 인출해 가지 못하도록 피고인이 먼저 위 기업은행 계좌에서 금원을 인출하기로 마음먹었다.

가. 기업은행 (계좌번호 1 생략) 계좌 관련 범행

피고인은 2018. 1. 2. 09:09경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기업은행 상계역 지점에서 입출금전표의 계좌번호 란에 “(계좌번호 1 생략)”, 금액란에 “일억 오천만원”, 예금주 란에 “공소외 1”이라고 기재한 뒤 이름 옆에 소지하고 있던 공소외 1의 도장을 찍어 입출금전표를 위조한 후, 그 위조 사실을 모르는 기업은행 직원 공소외 6에게 위와 같이 위조한 입출금전표를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건네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공소외 1 명의로 된 입출금전표 1매를 위조하고 행사하였다.

나. 기업은행 (계좌번호 2 생략) 계좌 관련 범행

피고인은 2018. 1. 2. 09:13경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기업은행 상계역 지점에서 입출금전표의 계좌번호 란에 “(계좌번호 2 생략)”, 금액란에 “오천만원”, 예금주 란에 “공소외 1”이라고 기재한 뒤 이름 옆에 소지하고 있던 공소외 1의 도장을 찍어 입출금전표를 위조한 후, 그 위조 사실을 모르는 위 가항 기재 공소외 6에게 위와 같이 위조한 입출금전표를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건네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공소외 1 명의로 된 입출금전표 1매를 위조하고 행사하였다.

증거의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의 진술기재,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7, 공소외 2의 진술기재,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8의 진술기재,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9의 진술기재, 제7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0의 진술기재, 제7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1의 일부 진술기재, 제10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2, 공소외 13의 각 진술기재

1. 각 녹취서

1. 부동산등기부등본(주소 2 생략), 부동산등기부등본(주소 4 생략), 수익증권(뮤추얼펀드) 거래신청서, 환매조건부매도 확인·동의서, 계좌별 거래명세표, 은행거래서, 아파트매매계약서(주소 2 생략), 각 입출금전표

1. 판결문( 2019고정2 폭행)

1. 각 수사보고[폭행 현장 등을 찍은 사진자료 편철, 공소외 8 제출 사진자료 편철, 승려들의 소득 관련 자료 첨부, 연도별 최저임금 확인, (사찰명 생략)사 규모 특정, (사찰명 생략)사 임금종사자 존재 여부 확인, (사찰명 생략)사 현장 탐문, 노전스님의 평균 보시금액(월급) 확인]

법령의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경합범가중

피고인및변호인의주장에관한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에 관하여

피고인은 2019. 8. 13. ‘피고인이 2015. 3.부터 2017. 12. 20.경까지 총 12회에 걸쳐 피해자가 (사찰명 생략)사 도로보수공사 현장 등에서 작업을 느리게 한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라는 범죄사실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아 2019. 11. 30.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위 폭행 범죄사실은 이 사건 장애인차별금지법위반 범죄사실과 그 기초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 따라서 피고인을 이 사건 장애인차별금지법위반 범죄사실로 처벌하는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반된다.

나. 장애인차별금지법위반에 관하여

피고인은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지적장애를 가진 피해자를 30년 이상 아무런 대가 없이 보살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제자로 삼아 ‘△△’라는 법명을 내리고 불경을 가르쳐 피해자가 스님으로 (사찰명 생략)사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피해자의 뇌 수술비, 입원비 및 치아 임플란트 비용, 보험료까지 지급해 주었다. 피해자가 (사찰명 생략)사에서 한 일은 사찰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울력’이지 노동이 아니다. 피해자가 실제로 한 일은 일시적인 청소, 허드렛일에 불과하고, 피해자가 한 예불과 기도는 신앙행위이지 노동이 아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사찰명 생략)사에서 일부 노동력을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장애를 이유로 악의적으로 금전적 착취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 부동산실명법위반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를 아들처럼 생각하여 피해자의 노후를 위해 피해자에게 증여할 의사로 107호 아파트를 피해자 명의로 매수한 것이지, 피해자에게 이를 명의신탁 한 것이 아니다.

2. 판단

가.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에 관하여

공소사실이나 범죄사실의 동일성은 형사소송법상의 개념이므로 이것이 형사소송절차에서 가지는 의의나 소송법적 기능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고, 따라서 두 죄의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가의 여부는 그 규범적 요소를 전적으로 배제한 채 순수하게 사회적, 전법률적인 관점에서만 파악할 수는 없고, 그 자연적, 사회적 사실관계나 피고인의 행위가 동일한 것인가 외에 그 규범적 요소도 기본적 사실관계 동일성의 실질적 내용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9. 8. 13. ‘피고인이 2015. 3.부터 2017. 12. 20.경까지 총 12회에 걸쳐 피해자가 (사찰명 생략)사 도로보수공사 현장 등에서 작업을 느리게 한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라는 범죄사실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아 2019. 11. 30.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유죄로 확정된 위 폭행죄는 이 사건 장애인차별금지법위반죄의 범행기간 중에 이루어진 일이기는 하나, 위 폭행죄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것인 데 반해 이 사건 장애인차별금지법위반죄는 악의적으로 장애를 이유로 금전적 착취를 하였음을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범죄사실의 내용이나 행위가 별개이고, 행위의 태양이나 피해법익도 다르고 죄질에서도 현저한 차이가 있어 위 폭행죄와 이 사건 장애인차별금지법위반죄 사이에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 폭행죄로 받은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여 피고인을 이 사건 장애인차별금지법위반죄로 처벌하는 것이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에 관하여

1)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해자는 만 19세에 이른 1985년경 액취증 치료 후유증 및 지적장애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 당시 피해자의 부모는 이혼을 하고 아버지는 재혼을 한 상황이었고, 피해자의 지적장애 및 액취증 치료 후유증, 경제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피해자의 아버지와 계모가 피해자를 절에 맡기기로 하였다. 이에 피해자는 요양 등을 위해 (사찰명 생략)사를 찾아갔고, 피고인이 이를 받아주어 (사찰명 생략)사에서 살게 되었다.

나) 피해자는 (사찰명 생략)사에 와서 처음 10년간 행자(스님이 되기 전 단계)로 불리며 생활하다가 그 이후로는 ‘△△스님’이라고 불리며 생활하였다.

다) (사찰명 생략)사는 불교 조계종에 등록되어 있는 사찰인데, 조계종에서는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은 승려가 될 수 없다. 피해자는 조계종 승적에 승려로 등록되어 있지 않다.

라) 피해자는 1985년경부터 2017. 12. 31.까지 32년여 동안 (사찰명 생략)사에서 생활하였는데, ‘△△스님’이라고 불리게 된 이후 노전스님(부전스님)(불당을 맡아 예식, 불공 등 법당에서의 의범을 집전하는 스님이다) 역할을 담당하였다.

마) 피해자는 (사찰명 생략)사에 있는 동안 통상적인 일과에 대하여, “새벽 4시에 일어나 목탁을 치고 도량(마당)을 돌고, 대웅전 촛불을 켜고, 물을 올리고 새벽 예불을 한다. 1~2시간 방에서 쉬고 아침 7시부터 30분 정도 아침식사를 하고 다 같이 마당 쓸기, 주변 청소, 대웅전 청소, 삼성각, 화장실 청소 등을 한다. 오전 10:30부터 11:30까지 오전 예불을 대웅전에서 하고 12:00부터 30분 정도 점심식사를 한다. 그 후에 행자 공소외 3, ◇◇스님(공소외 4)와 함께 셋이서 산에서 나무를 하고, 잔디밭 청소를 하고, 잔디밭에서 풀을 뽑고, 텃밭에서 밭일을 하였다. 저녁 6시부터 30분 정도 저녁식사를 하고 대웅전에서 예불을 하고 겨울에는 눈을 치운다. 저녁 9시부터 10시 사이에 잠을 잔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는 (사찰명 생략)사에서의 생활에 대하여 “말로만 스님이라고 하고 승려증도 안 주고 스님 역할을 하게 하면서 밤늦게까지 일만 시켰고, 돈도 안 줬다. 일을 못하면 욕을 하고 때리기도 했다. 스님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일이 힘들고 때리기도 하고, 절이 커서 눈 치우는 것이 춥고 힘들어서 2017. 12. 말경에 절을 나왔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바) (사찰명 생략)사는 조계종에 등록되어 있으나, 피고인은 (사찰명 생략)사의 주지스님으로 (사찰명 생략)사의 토지, 건물을 피고인 명의로 보유하고, 신도들이 주는 보시도 피고인 개인재산으로 귀속시켜 개인 사찰로 운영해 왔다. 피고인은, 2000년경부터 2010년경까지 (사찰명 생략)사 건물을 새로 지었고, 상수도, 하수도, 보일러, 전기, 방송시설까지 전부다 직접 설치공사를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는 (사찰명 생략)사에 거주하면서 위와 같은 각종 건물신축공사 및 건물, 도로 보수공사에 동원되었다.

사) 피고인은 2019. 8. 13. ‘피고인이 2015. 3.부터 2017. 12. 20.경까지 총 12회에 걸쳐 피해자가 (사찰명 생략)사 도로보수공사 현장 등에서 작업을 느리게 한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라는 범죄사실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아 2019. 11. 30.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아) (사찰명 생략)사는 서울 노원구 (주소 생략)에 있는 사찰로 현재 그 부지 면적이 5,357.16㎡(카카오맵으로 특정)이고, 건물은 총 7동(그 중 법당 4동)이다.

자) 피해자가 (사찰명 생략)사에서 생활하는 동안 구성원의 변화가 있었으나, 주요 구성원으로는 피고인(주지스님), 공소외 11(큰스님, 피고인의 친형이고, 2015년경 (사찰명 생략)사를 떠났다.), 공소외 10(피고인 및 공소외 11의 친동생이고, 2010년경부터 2017. 12. 31.까지 (사찰명 생략)사 공양간에서 공양주로 근무), 공소외 2(공소외 10의 남편으로, 2010년경부터 2017. 12. 31.까지 (사찰명 생략)사 사무장으로 근무), 피해자(노전스님 역할), 공소외 3(행자, 지적장애가 있음), 공소외 4(◇◇스님, 장애인등록은 되어 있지 않으나 지적 능력이 일반인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보임)이 있다.

차) 불교 스님의 소득과 관련한 논문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공소외 14, “불교 승려 연금제도 도입에 관한 연구”, 동국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2004.)
○ 불교에서 승려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출가본사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행자생활을 해야 한다. 산사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교무스님이나 총무스님으로부터 현물을 제공받고 약간의 소임비(10만 원에서 15만 원)를 받는다. 행자생활이 끝나면 강원이나 승가대학 또는 선원(선원)에서 4년의 교육과정을 밟게 된다. 이때는 숙식과 교육비가 제공되고, 약간의 소임비를 얻게 된다. 이후 비구계를 득한 뒤 투표권이 있는 정식 승려가 된다. 스님이 되고 난 이후의 생활은 선원, 절, 학림(학림), 율원(율원), 기타로 나뉜다. 일반 사찰의 기도스님(부전스님)은 숙식제공에서부터 각종 생필품을 조달 받을 뿐만 아니라 80만 원에서 13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얻게 된다.
○ 승려 130명 대상 설문조사
보시를 받고 있는지 여부(그렇다 76.9%, 아니다 14.6%, 기타 8.5%)
월평균 보시액(10만 원 이내 47%, 20만 원 이내 21.4%, 30만 원 이내 10.3%, 50만 원 이내 5.1%, 100만 원 이내 4.3%, 기타 12%)
■ 공소외 15, “승려의 노후복지 현황파악, 대한불교 조계종을 중심으로”, 조산대학교 정책대학원(2009. 12.)
○ 승려 124명 대상 설문조사
월 소득 유무(있음 39.5%, 없음 60.5%)
월 소득 금액(50만 원 미만 23.4%, 100만 원 미만 10.5%, 101만 원 이상 5.6%)
사찰로부터 정기적인 보시를 받는지 여부(그렇다 68.5%, 아니다 31.5%)
■ 공소외 16, “불교 조계종 승려의 노후복지에 관한 연구, 대한불교 조계종 광주, 전남지역 사찰을 중심으로”, 광주여자대학교 사회개발대학원(2011. 2.)
○ 승려 134명 대상 설문조사
정기적으로 보시를 받는지 여부(그렇다 59%, 아니다 41%)
월평균 보시액(10만 원 이하 2.2%, 20만 원 이하 29.9%, 30만 원 이하 6.8%, 40만 원 이하 10.4%, 50만 원 이하 14.9%, 60만 원 이하 12.7%, 61만 원 이상 23.1%)

카) 2020. 7.경 불교 인터넷 구직사이트(사찰넷, 불교구인구직사이트)에서 확인되는 노전스님(부전스님)의 평균 보시금액은 월 151만 원이다.

2) 위 인정 사실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에게 일을 시키고도 급여를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악의적으로 금전적 착취를 하였다는 판시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피해자는 3급의 지적장애가 있는데, 액취증 후유증에 대한 요양 등을 이유로 1985년경 (사찰명 생략)사에 들어와 생활하다가 ‘△△스님’으로 불리게 된 이후인 2008. 4. 11.부터 2017. 12. 31.까지 피고인의 지시로 매일 예불, 기도, 마당 쓸기, 잔디 깎기, 풀 뽑기, 밭일, 땔감 모으기, 눈 치우기, 각종 경내 공사 등의 일을 하였다.

② (사찰명 생략)사의 잔디밭 작업, 밭일, 각종 공사, 제설 작업 등은 피해자와 공소외 3, 공소외 4가 주로 하였는데, (사찰명 생략)사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피해자와 공소외 3이 지적장애인이었으며, 공소외 4도 장애등록이 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일반인에 비해 지적능력이 다소 떨어졌던 사정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매일 위 작업들을 감당해내기가 매우 고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③ 피해자의 가족들이 피해자를 맡아서 돌봐줄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로서는 일이 힘들어도 (사찰명 생략)사에 계속 머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해자는 (사찰명 생략)사에 온지 10년이 지난 후부터 ‘△△스님’이라고 불리며 불당에서 목탁을 치고 불경을 외워 염불을 하는 노전스님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스님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고 진술한 점, 피해자는 지적장애 3급(6~8세의 지적 수준)의 장애인이므로, 불경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부처님을 공경하고 따르겠다는 마음으로 위와 같은 예불을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수행을 할 목적으로 보시(급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노전스님 역할을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⑤ 위와 같은 이유로 피해자가 (사찰명 생략)사에서 육체노동을 한 것을 두고 승려들이 사찰 생활을 하면서 수행의 일환으로 하는 ‘울력’을 행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노동하지 않는 수행은 있을 수 없고, 사찰 일은 사찰 내에서 해결한다는 불교정신에서 비롯된 ‘울력’의 진정한 의미를 피해자가 알고 이를 받아들여 (사찰명 생략)사에서 육체노동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해자가 한 공사일 등은 수행 중인 스님이 행하는 울력의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⑥ 피고인은 피해자가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였는데, 피고인이 피해자가 (사찰명 생략)사에서 행한 육체노동을 ‘울력’으로 생각하였다면 위와 같은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⑦ 조계종 승려들 중 절반 가까이는 월 급여(보시)를 받는 것으로 보이는데, 지적장애 3급(6~8세의 지적 수준)이었던 피해자는 (사찰명 생략)사에 있는 동안 자신의 근로에 대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⑧ (사찰명 생략)사의 규모가 컸음에도, 피고인은 지적장애인인 피해자와 공소외 3 및 일반인에 비해 지적능력이 다소 떨어졌던 공소외 4에게 금전적 대가를 전혀 지급하지 않은 채 (사찰명 생략)사 운영을 위한 전반적인 작업을 시켰고, 월급(보시)을 받으면서 절의 업무를 도와줄 다른 스님을 구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⑨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의식주를 제공하고, 중국으로 성지순례를 보내준 적이 있으며, 피해자의 뇌 수술비, 입원비 및 치아 임플란트비로 적지 않은 돈을 지급해 준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에게 아무런 금전적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30여 년간 주2) 일을 시킨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다. 부동산실명법위반에 관하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107호 아파트의 매수자금을 마련하였고, 피해자 명의로 등기를 한 후 그 등기권리증을 피고인이 가지고 있었던 점, ② 107호 아파트에 관하여 피해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지 불과 5개월여 만에 피고인이 이를 타에 매각하여 그 매각대금을 가져간 점, ③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밥을 사준다고 하여 피고인을 따라 동사무소와 부동산중개사무실에 따라간 적은 있으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107호 아파트를 사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고, 107호 아파트가 피해자 소유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④ 피고인은 경찰 조사에서, 돈이 필요하고 또 피해자가 107호 아파트를 팔아 버릴까봐 피고인이 이를 매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107호 아파트를 증여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107호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그 소유명의를 피해자에게 신탁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이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중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범행을 자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당초 가족들이 피해자를 돌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찰명 생략)사를 찾아온 피해자가 (사찰명 생략)사에서 기거할 수 있도록 받아주었고, 피해자가 뇌수술 및 치아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적지 않은 돈을 부담하기도 한 점, 피해자가 (사찰명 생략)사를 나온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 명의로 가입해 준 보험계약을 해지하여 환급금을 받은 점, 피고인에게 3회의 벌금형 이외에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피고인이 30여 년간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에게 일을 시키고도 아무런 금전적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고,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 점, 피고인은 개인 재산의 증식 및 관리를 위해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의 명의를 이용하여 107호 아파트를 취득하고, 피해자 명의로 기업은행계좌를 다수 개설하여 이를 사용하기도 한 점,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자식처럼 생각하여 부양해 주었고 피해자의 노후대책을 위해 107호 아파트를 증여한 것이라고 변명하기에 급급할 뿐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병훈

주1)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은 보시를 ‘불교, 자비심으로 남에게 재물이나 불법을 베풂’으로 정의하고 있다. 승려들은 자신들을 임금을 받는 근로자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보시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주2)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 2008. 4. 11. 최초 시행되었기 때문에 2008. 4. 11.부터 피해자가 (사찰명 생략)사를 나간 2017. 12. 31.까지 부분에 한하여 기소가 되었으나, 피해자는 1985년경 (사찰명 생략)사에 들어와 행자생활을 할 무렵부터 일을 하였으므로, 실제 일을 한 기간은 30여년이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