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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2164 판결

[범인도피교사][미간행]

판시사항

[1] 피의자가 수사기관에서 공범에 관하여 허위 진술한 경우 범인도피죄의 성립 여부(원칙적 소극)

[2] 수사기관에서 조사받는 피의자가 사실은 게임장·오락실·피씨방의 실제 업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실제 업주라고 허위로 진술하는 행위가 범인도피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수사기관은 범죄사건을 수사함에 있어서 피의자나 참고인의 진술 여하에 불구하고, 피의자를 확정하고 그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제반 증거를 수집·조사하여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으므로,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범인에 관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그가 알고 있는 사실을 묵비하거나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을 기만하여 착오에 빠지게 함으로써 범인의 발견 또는 체포를 곤란 내지 불가능하게 할 정도가 아닌 한 범인도피죄를 구성하지 않는 것이고 ( 대법원 2003. 2. 14. 선고 2002도537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피의자가 수사기관에서 공범에 관하여 묵비하거나 허위로 진술한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7도1113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받는 피의자가 사실은 게임장·오락실·피씨방 등의 실제 업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실제 업주라고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범인도피죄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피의자가 실제 업주로부터 금전적 이익 등을 제공받기로 하고 단속이 되면 실제 업주를 숨기고 자신이 대신하여 처벌받기로 하는 역할(이른바 바지사장)을 맡기로 하는 등 수사기관을 착오에 빠뜨리기로 하고, 단순히 실제 업주라고 진술하는 것에서 나아가 게임장 등의 운영 경위, 자금 출처, 게임기 등의 구입 경위, 점포의 임대차계약 체결 경위 등에 관해서까지 적극적으로 허위로 진술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시하여 그 결과 수사기관이 실제 업주를 발견 또는 체포하는 것이 곤란 내지 불가능하게 될 정도에까지 이른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 등에는 범인도피죄를 구성할 수 있다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공소외인이 경찰에서 한 진술은 단순히 자신이 이 사건 게임장을 운영하였음을 인정한 것으로서 완전히 허위의 진술이라고 볼 수 없고, 위 진술을 ‘자신이 이 사건 게임장의 실제 업주로서 이를 단독으로 운영하였다’는 취지로 보아 공범인 피고인의 존재를 숨겼다고 하더라도, 이는 다른 공범의 존재에 관하여 묵비한 것에 불과할 뿐, 경찰에서의 진술 외에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공범을 도피하게 하는 행위 또는 도피를 직접적으로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한 이상, 그러한 허위 진술이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을 기만하여 착오에 빠지게 함으로써 범인의 발견 또는 체포를 곤란 내지 불가능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공소외인에 대하여 범인도피죄로 의율하여 처벌할 수 없고, 따라서 이를 교사한 피고인도 범인도피교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범인도피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차한성 신영철(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