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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2. 4. 24. 선고 2011헌바131 판례집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 제1항 위헌소원]

[판례집24권 1집 152~159]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대여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한 구 건설산업기본법(2007. 5. 17. 법률 제8477호로 개정되고, 2011. 5. 24. 법률 제10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6조 제4호 가운데 제21조 제1항 중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 수첩대여’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의 구성요건 조항인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 제1항은 그 전단에서 건설업자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이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는 행위를, 후단에서는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의 대여행위를 각 처벌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그 입법취지와 입법연혁, 위 조항의 체계와 문언의 의미를 종합하면, 후단에서 정한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의 대여행위’는 전단의 ‘성명이나 상호의 대여행위’와 구별되는 것으로서 유형물인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 자체를 타인에게 대여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범죄구성요건으로서 명확성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건설산업기본법(2007. 5. 17. 법률 제8477호로 개정되고, 2011. 5. 24. 법률 제10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6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3. 생략

4. 제21조를 위반한 건설업자, 그 상대방 및 대여를 알선한 자

5.~7. 생략

구 건설산업기본법(2007. 5. 17. 법률 제8477호로 개정되고, 2011. 5. 24. 법률 제10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건설업 등록증 등의 대여 및 알선금지) ① 건설업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거나 그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대여하여서는 아니된다.

② 생략

구 건설산업기본법(2007. 5. 17. 법률 제8477호로 개정되고, 2011. 5. 24. 법률 제10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3조(건설업의 등록말소 등) 건설교통부장관은 건설업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때에는 그 건설업자(제9호의 경우 중 하도급한 때에는 그 수급인을 포함한다)의 건설업의 등록을 말소하거나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영업의 정지를 명할 수 있다. 다만, 제1호ㆍ제1호의2ㆍ제3호ㆍ제5호 내지 제7호 또는 제11호에 해당하는 때에는 건설업의 등록을 말소하여야 한다.

1.~4. 생략

5. 제21조의 규정에 위반한 때

6.~12. 생략

참조판례

헌재 1994. 7. 29. 93헌가4 , 판례집 6-2, 15, 33

헌재 2000. 6. 29. 98헌가10 , 판례집 12-1, 741, 748

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 판례집 17-1, 812, 821-822

당사자

청 구 인김○수대리인 법무법인 민담당변호사 김경선 외 3인

당해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1노619 건설산업기본법위반

주문

구 건설산업기본법(2007. 5. 17. 법률 제8477호로 개정되고, 2011. 5. 24. 법률 제10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6조 제4호 가운데 제21조 제1항 중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 대여’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청구인은 건설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의 대표이사로서 다른 사람에게 주식회사 ○○의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대여하였다는 공소사실로 약식기소되어, 2010. 8. 30.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고약25567호로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았다가 2010. 9.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고정5275호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위 정식재판에서도 2011. 2. 17. 벌금 100만 원이 그대로 선고되었다.

(2)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1. 2. 23.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노619호로 항소한 후 그 항소심 계속 중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 제1항 가운데 ‘그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대여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2011초기1688). 그러나 위 법원은 2011. 5. 26. 이를 기각하였고, 청구인은 2011. 7. 4.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 구 건설산업기본법(2007. 5. 17. 법률 제8477호로 개정되고, 2011. 5. 24. 법률 제10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건설산업기본법’이라 한다) 제21조 제1항 중 ‘그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대여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부분을 심판대상으로 기재하여 죄형법정주의에 위반하였다고 주장하였고, 법원도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기각 결정에서 이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다.

그러나 당해 사건은 형사사건으로서 청구인에게 처벌조항으로 적용된 법률조항은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이고, 제21조 제1항은 벌칙규정인 제96조 제4호의 구성요건이 되는 조항이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을 처벌조항인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 가운데 제21조 제1항 중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 대여’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으로 한정하기로 한다(헌재 2011. 11. 24. 2011헌바51 , 공보 182, 1857, 1859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아래 밑줄 그은 부분)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제21조를 위반한 건설업자, 그 상대방 및 대여를 알선한 자

제21조(건설업 등록증 등의 대여 및 알선금지) ①건설업자는 다른 사람에게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거나그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대여하여서는 아니 된다.

[관련조항]

제83조(건설업의 등록말소 등) 국토해양부장관은 건설업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때에는 그 건설업자(제9호의 경우 중 하도급한 때에는 그 수급인을 포함한다)의 건설업의 등록을 말소하거나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영업의 정지를 명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제1호의2·제3호·제5호부터 제7호까지 또는 제11호에 해당하는 때에는 건설업의 등록을 말소하여야 한다.

5. 제21조의 규정에 위반한 때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금지하는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의 대여행위는,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 제1항 전단에 규정된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이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는 행위”의 한 태양에 불과할 뿐 별도의 금지대상이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 제1항은 그 후단에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의 대여행위를 마치 그것과 구별되는 별개의 구성요건인 것처럼 규정함으로써 그 규정형식상 건설공사의 수급 또는 시공과 전혀 상관없이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단순히 대여한 경우까지 위 조항에 의한 처벌 대상이 되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그렇다면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 제1항 후단을 구성요건적 조항으로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범죄구성요건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법관의 재량이 광범위하게 인정되어 자의적인 해석을 통하여 그 적용범위가 확장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3. 판 단

가. 이 사건의 쟁점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는 ‘건설업 등록증 등의 대여 및 알선금지’라는 제목 아래 제1항에서 “건설업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거나(이하 ‘전단부분’이라 한다) 그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대여하여서는 아니 된다(이하 ‘후단부분’이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중 후단부분을 그 구성

요건적 행위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위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와 연혁, 체계적 지위와 문언의 의미를 종합하여 얻어진 합리적인 해석방법에 의하여도 후단부분에 청구인의 주장과 같은 다의적인 해석의 가능성이 존재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누구나 법률에 의하여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이 명확할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헌재 2000. 6. 29. 98헌가10 , 판례집 12-1, 741, 748).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여 입법권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헌재 1994. 7. 29. 93헌가4 , 판례집 6-2, 15, 33).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법규의 의미내용을 알 수 있도록 적절한 고지를 하여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 및 그 법규범이 법을 해석·집행하는 기관에게 충분한 의미내용을 규율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는지 여부, 다시 말하면 예측가능성 및 자의적 법집행 배제가 확보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데,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하게 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 판례집 17-1, 812, 821-822 참조).

다. 입법취지

건설업이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 전제조건인 “의·식·주” 중 “주(住)”의 건축과정 및 도로, 항만, 교량 등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에 가장 중요한 시공행위를 담당하는 분야로서 국민생활의 기초적인 수요는 물론 산업경제의 발달 및 공공의 복지증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다. 건설업은 자생적으로 수요의 증대 등 산업의 기반을 넓힐 수 없는 수동적인 산업으로, 계절 또는 경제여건에 따른 제약을 받고 또한 기본적으로 노동력에 의존하는 노동

집약적인 산업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건설업의 특성은 건설공사의 수주단계에서부터 건설업자 사이의 과열경쟁을 불러와 이에 따른 비용을 증대시키고, 그 비용을 회수하기 위하여 저급한 원자재를 사용하게 되는 결과 부실공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하여 이에 대한 적절한 법적 규제가 요구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필요에 따라 건설산업기본법은 조사·설계에서부터 시공·감리·유지관리·기술관리에 이르기까지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종래 건설업법 등 16개로 분산되어 있던 건설관련법령을 일원화하여 이에 관한 법적 규율을 하고 있다.

건설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종별로 등록하여야 하고(법 제9조 제1항), 발주자 또는 수급인은 공사내용에 상응한 업종에 등록을 한 건설업자에게 도급 또는 하도급하여야 한다(법 제25조 제1항)고 규정하여 영위하고자 하는 업종이 요구하는 일정한 인적·물적 등록기준을 충족하여 해당 업종으로 등록한 자만이 그 업종에 해당하는 건설공사를 도급받아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이 정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등록을 할 수 없는 무등록업자는 등록업자의 건설업 등록증 등 명의를 빌려 건설공사를 수급·시공하고, 등록한 건설업자는 공사실적을 유지하고 기업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명의대여료를 받고 무등록업자에게 건설업 등록증 등 명의를 빌려주어 그 명의로 건설공사를 수급·시공하게 하는 건설업 등록증 등의 대여행위(이하 “명의대여행위”라 한다)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명의대여행위는 일정한 인적·물적인 시설을 갖춘 자에 한하여 건설공사를 허용함으로써 건설업의 건전한 발전과 건설공사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건설업등록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부실공사의 원인이 되는 등 많은 폐단이 있으므로,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거나 그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대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건설업자의 명의대여행위를 금지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위반자에 대하여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명의대여행위로부터 발생하는 폐단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건설업의 명의대여행위를 금지하는 법 제21조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명의대여행위를 한 건설업자를 형사처벌하는 데 그 입법취지가 있다.

라. 입법연혁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 제1항 후단부분에 해당하는 ‘타인에게 건설업의 면허증 또는 면허수첩을 대여하는 행위’를 면허취소 사유로 규정하고, 같은 법 제51조 제9호에서 그 위반행위를 형사처벌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면허증 또는 면허수첩(구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하면,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은 진정하게 건설업 등록 또는 면허를 받은 자의 자격을 증명하는 공적증표로서, 건설현장에 비치되어야 하므로 이 등록증 또는 등록수첩만 대여하지 못하게 하면 건설업 명의대여행위를 막을 수 있다고 본 데 입법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면허증이나 면허수첩 대여의 구체적 용도나 대여시기를 가릴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그 후 위 조항이 규정한 면허증 등 대여 이외의 방법으로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이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는 행위를 처벌하지 못하는 입법의 미비가 발견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1984. 12. 31.부터 면허증 등의 대여행위 외에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는 행위도 면허취소사유로 규정하고 아울러 그 위반행위를 형사처벌하기에 이르렀으며, 그 이후 몇 차례의 법률개정을 거쳐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제21조 제1항 전단에서 성명 또는 상호의 대여금지를, 그 후단에서 등록증 또는 등록수첩의 대여금지를 함께 규정하고 그 위반행위들을 각각 처벌해 오고 있다.

마. 이 사건 법률조항의 명확성 여부

위와 같이 건설업 명의대여금지의 실효성 확보를 위하여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의 대여 행위 자체를 처벌하려는 데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가 있고, 그 입법연혁이, 구 건설산업기본법은 애초 그 명의대여금지의 수단으로 후단부분에 해당하는 면허증 또는 등록증 등 자체의 대여행위만을 처벌대상으로 규정해 오다가 위 규정만으로는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이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는 행위를 처벌하지 못하는 입법적 미비를 해결하기 위하여 현재와 같이 전단부분과 후단부분을 포함한 규정으로 개정되기에 이른 점, 여기에 전단부분과 후단부분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는 위 조항의 체계와 그 문언의 의미를 종합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다음과 같이 합리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즉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한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의 대여’라 함은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 제1항 전단에서 규율하는 ‘성명이나 상호의 대여’ 곧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이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는 행위와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유형물인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 자체를 타인에게 대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이 진정하게 건설업 등록을 한 자의 자격을 증명하는 공적증표임을 고려해 보면, 그와 같은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 자체의 대여행위란 그 등록증이나 등록수첩을 이용하여 자격이 없는 자가 자격을 가진 건축업자로 행세할 것을 알면서도 그 등록증이나 등록수첩 자체를 빌려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공사의 수급이나 시공을 위한 용도인지, 또는 수급이나 시공의 전·후인지를 불문하며, 또 상대방이 그 등록증을 어떤 용도나 실질적인 의도를 갖고 사용할 것인지까지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역시 후단부분의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의 대여’와 전단부분의 ‘성명이나 상호의 대여’를 준별하여 각각 독립된 별개의 구성요건으로 보고, 건설공사의 수급 또는 시공을 위한 것인지 여부와 같은 대여의 용도와 목적에 관한 요소는 전단부분의 ‘성명이나 상호의 대여’ 행위에 있어서만 판단하고 등록증 등 자체의 대여 즉 후단부분에 해당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1988. 8. 9. 선고 86도2760 판결; 대법원 1995. 6. 13. 선고 95도641 판결 등 참조).

청구인은 이와 달리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한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의 대여’가 전단부분에서 규정한 ‘성명이나 상호를 대여하는’ 행위의 한 태양에 불과함을 전제로 그 대여행위도 ‘성명이나 상호의 대여’에서와 같이 건설업자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되고 건설공사의 수급 또는 시공과 관련이 없는 경우에는 위 조항에 정한 대여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앞서 살펴 본 이 사건 법률조항의 해석기준에 비추어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하다.

바.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범죄구성요건으로서의 명확성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박한철 이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