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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7. 9. 29. 선고 87므22 판결

[이혼][공1987.11.15.(812),1642]

판시사항

부인이 부정행위를 하게 된데 대하여 책임이 있는 남편의 이혼청구를 부정한 사례

판결요지

갑남이 을여가 이혼을 당할 만한 잘못도 없는데 학대하여 집에서 쫓아내고 그의 주소를 알면서도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이혼심판을 받아 (뒤에 재심의 소에서 위 이혼심판이 취소되었다) 이혼신고를 하고 그 사이에 병여와 동거하면서 자식까지 출산하였다면 을여가 갑남의 학대를 받다가 가출후 일시 다른 남자와 동거하였다 하더라도 갑남이 병여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을여와 다시 결합하려고 노력하였는데도 을여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고 부정행위를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렇게 된 책임이 있는 갑남으로서는 을여의 위와 같은 부정행위만을 들어 이혼을 구할 수 없다.

청 구 인, 피 상 고 인

청구인

피청구인, 상고인

피청구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은 그 이유에서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1974.3.5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였는데 청구인이 피청구인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심판에 의하여 1981.7.29 이혼신고가 되었다가 그 후 위 이혼심판이 재심절차에 의하여 취소되어 1985.5.14 다시 법률상 부부가 된 사실과 피청구인이 1984.8.경 청구외 1과 알게된 후 청구외 1의 아파트에서 1985.11.23까지 한 침대를 사용하면서 동거하여 온 사실(판결문에 언제부터 동거하기 시작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청구인은 위 재심으로 다시 법률상의 부부가 된 후인 1985.10.16부터 그 달 23까지 동거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을 확정하고 나서 이는 민법 제840조 제1호 가 정하는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런데 을 제9호증의 1 내지 4(심판, 재심판결)의 기재에 의하면, 청구인은 피청구인을 상대로 이혼심판청구를 하여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이혼심판을 받고 1981.7.29 이혼신고를 마쳤으나 위 심판에 대한 피청구인의 재심청구로 제1심에서 위 이혼심판을 취소하는 판결이 선고되고 그 판결이 제2심의 항소기각, 1985.5.14자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는바 그 판결들에 의하면 청구인이 피청구인을 상대로 이혼심판청구를 할 때 피청구인의 주소를 알고 있으면서도 마치 이를 알지 못하고 있었던 양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이혼심판을 받았고 청구인이 내세우는 이혼사유는 어느 것이나 받아들여지지 아니한 반면에 오히려 피청구인이 1980.11.중순경 집을 나와 다방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은 청구인이 1976.부터 자주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며 청구외 2와 교제하면서 자주 외박을 하고 걸핏하면 피청구인을 구타하는 한편 피청구인이 집에 들어갈 수 없도록 방문에 못질을 하고 피청구인의 가재도구까지 피청구인이 피신하고 있는 곳에 옮겨 버려서 피청구인이 할 수 없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그 후에도 청구인 집이나 시댁 등에 직접 또는 친척들을 보내어 불화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서 피청구인에게는 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귀책사유가 없다는 것이고, 한편 갑 제1호증(호적), 을 제8호증의1(주민등록)의 기재에 의하면 청구인은 위와 같이 피청구인을 상대로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이혼심판을 받아 1981.7.29그 신고를 마치고 난 다음 그 이듬해 3.8 청구외 3과 혼인신고를 하고 그해 7.15 장남을 1983.10.6 2남을 각 출산한 사실을 알 수 있는 외에 을 제4호증의 1,2(판결), 갑 제1호증(호적)의 기재에 의하면 피청구인은 위 재심의 소에서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의 이혼심판이 취소되자 청구인과 청구외 3 사이의 혼인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의 확정판결을 받고 이에 따라 다시 청구인의 호적에 들어간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위 인정사실과 같이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이혼을 당할 만한 잘못도 없는데 학대하여 집에서 쫓아내어 놓고 그의 주소를 알면서도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이혼심판을 받아 이혼신고를 하고 그 사이에 다른 여자와 동거하면서 두 아들까지 출산하였다면 피청구인이 1976.경부터 위와 같이 학대를 받다가 1980.11.중순경 집을 나온 후에 원심판시와 같이 1985.경 다른 남자와 같은 방에서 동거하였다 하더라도 청구인이 청구외 3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피청구인과 다시 결합하려고 노력하였는데도 피청구인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고 부정행위를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렇게 된 책임이 있는 청구인으로서는 피청구인의 위와 같은 부정행위만을 들어 이혼을 구할 수 없는 것이라 하겠다.

기록에 의하면, 피청구인은 다른 남자와 간통한 사실이 없다고 하면서도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사실들을 줄곧 주장하고 있으므로 거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부당하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지 못할 바가 아닌데도 원심이 이에 대하여는 아무런 심리판단도 함이 없이 피청구인의 부정행위만을 들어 청구인의 이혼심판결을 인용한 것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취지로 돌아가는 주장은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병후(재판장) 이명희 윤관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7.3.23.선고 86르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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