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자는 항소심의 공판기일에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항소이유의 일부를 철회할 수 있으나 항소이유를 철회하면 이를 다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게 되는 제한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항소이유의 철회는 명백히 이루어져야만 그 효력이 있다

(대법원 2003. 2. 26. 선고 2002도683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항소이유서에서 양형부당과 함께 사실오인, 법리오해, 심신장애의 주장도 하였음이 명백한데, 원심은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양형부당과 법리오해의 주장으로만 보아 이를 배척하는 판단만을 하고 사실오인 내지 심신장애 주장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항소이유 철회에 관한 법리와 피고인이 원심 공판과정에서 사실오인 내지 심신장애의 주장을 명시적으로 철회하지는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항소이유 중 사실오인 내지 심신장애의 주장은 명백하게 철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항소이유의 철회 여부에 관한 피고인의 명백한 의사를 확인해 보지도 않은 채 법리오해 내지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관해서만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항소이유의 철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여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1항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

2. 그러나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한 잘못이 없으므로, 제1심을 유지한 원심의 결론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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