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실외기는 피해자 소유도 아닌 땅에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것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실외기의 소유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소유자인 피해자의 허락을 구하려고 계속 기다렸으나 결국 피해자를 만나지 못하여 이 사건 실외기를 가져간 것이므로, 이 사건 실외기에 관하여 사실상 피해자의 소유권 포기 의사가 있었던 것이고 피고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다른 사람들도 위 장소에 방치된 물건들을 가져갔으나 처벌받지 않았음에도 피고인만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이 사건 실외기가 놓여져 있던 장소, 실외기의 보관 및 관리상태만 놓고 본다면, 위 실외기가 버려진 물건으로 오인할 만한 외관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실외기를 가져갈 당시 D을 통해 ‘위 실외기가 근처 철거업체 소유 물건이니 가서 물어보고 가져가라’는 이야기를 들어 위 실외기의 소유자가 별도로 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소유자의 승낙 없이 이를 가지고 간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절도죄가 성립한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① 피해자가 이 사건 실외기를 피해자 소유가 아닌 땅에 장기간 두었다는 것만으로 피해자가 그 소유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 점, ② 피고인이 피해자의 승낙을 얻으러 찾아갔으나 결국 만나지 못한 이상 소유자의 승낙을 얻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만나지 못하였다는 것이 피해자의 소유권 포기와 동일시될 수도 없으며, 그러한 사정 때문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소유권 포기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수도 없는 점, ③ 위 장소에 방치된 물건들을 가져간 다른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