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장대금][공1998.4.15.(56),1051]
신용장 개설은행이 '보증도'를 위하여 화물선취보증서를 발급한 선적분까지는 신용장 조건과 불일치한 선적서류를 제시받고도 신용장 대금을 지급하였으나 화물선취보증서가 발급되지 않은 그 이후의 선적분에 대해서는 선적서류의 신용장 조건 불합치를 이유로 대금 지급을 거절한 경우, 신의칙 위반 여부(소극)
신용장 조건상 결제시 선적서류의 일부로 상업송장과 포장명세서를 각 3통의 복본으로 요구하고 있는 경우, 제5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에 따르면 위 상업송장 및 포장명세서의 각 복본 3통 중 2통은 사본으로 제시하여도 상관없으나 원본 1통씩은 반드시 제시되어야 할 것인데, 신용장 개설은행이 3차례의 선적분까지는 신용장 조건에 합치되지 않는 상업송장과 포장명세서의 사본들만을 제시받고서도 이를 문제로 삼지 아니한 채 신용장대금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곧바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하여 그 이후의 선적분도 여전히 위 서류들의 사본만을 제시받고서도 그에 따른 신용장대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생긴다고 할 수는 없고, 신용장 개설의뢰인에게 화물선취보증서를 발급하여 준 신용장 개설은행은 신용장 조건에 합치되지 않는 서류가 제시되더라도 이를 이유로 대금 지급을 거절하고 그 선적서류를 반송하면 후일 그 선적서류의 소지인 또는 운송인에게 보증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기 때문에 개설은행으로서는 개설의뢰인의 각서를 담보로 하여 신용장 조건에의 합치 여부를 문제삼지 아니하고 매입은행이나 수익자에게 신용장대금을 지급하는 것이므로, 결국 신용장 개설은행이 위와 같은 이유로 신용장 조건에의 합치 여부를 문제삼지 아니하고 매입은행에게 그 대금을 지급한 3차까지의 선적분과는 달리 화물선취보증서가 발급되지 아니한 4차 선적분에 대하여 위와 같은 신용장 조건에의 불합치를 이유로 그 대금 지급을 거절한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중국환후아경제발전유한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연호)
주식회사 국민은행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그 보충이유는 이를 보충하는 한도 내에서)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중국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인 원고가 1994. 8. 23. 소외 1과 사이에 미화 208,520불 상당의 바지 13,000장을 위 소외인에게 수출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는 같은 해 9. 16. 위 소외인으로부터 위 계약에 따른 신용장의 개설의뢰를 받아 수익자를 원고, 지급인을 개설은행인 피고, 통지은행을 소외 중신실업은행, 유효기일을 1994. 11. 2., 최종선적기일을 1994. 10. 24., 금액 미화 208,520불로 하는 취소불능 화환신용장을 발행하면서, ① 분할선적이 가능하고, ② 이 신용장은 제5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Uniform Customs and Practice for Documentary Credits, 1993. Revision)의 규정하는 바에 따르기로 하며, ③ 결제시 요구되는 서류는 피고 은행을 지시인으로 한 전통(전통)의 무고장선적 해상선하증권 혹은 항공화물운송장, 서명된 상업송장 복본 3통, 포장명세서 복본 3통, 원산지증명서 복본 3통으로 하고 이들을 유효기일 내로서 선적일로부터 10일 이내에 피고 은행에 제시하여야 하며, ④ 모든 서류들은 신용장 번호가 기재되어야 하고 이 신용장 조건에 합치되어야 한다고 정하였는데, 그 후 4차례에 걸쳐서 위 신용장 조건 중 일부가 변경됨으로써 유효기일은 1994. 12. 15.로, 최종선적기일은 1994. 12. 5.로 각 변경된 사실, 원고가 1994. 11. 19.부터 같은 달 29.까지 사이에 3차례에 걸쳐 바지 합계 5,600장을 각 선적한 후 각 그 선적서류인 항공화물운송장 또는 선하증권 전통, 상업송장 및 포장명세서의 각 3통씩의 사본, 원산지증명서 복본 3통을 원고가 발행한 환어음들과 함께 위 중신실업은행에게 각 매각하여 각 그 대금 상당을 지급받았고, 위 은행은 위 서류들을 피고에게 각 제시하였는데, 피고는 위 서류들이 신용장 조건에 합치되는지 여부를 문제삼지 아니하고 그에 상당하는 각 신용장대금을 모두 지급한 사실, 원고가 4차로 1994. 12. 5. 바지 3,950장을 선적한 다음 같은 달 8.경 그 선적서류로서 바지 수량 7,400장, 대금 미화 118,696불로 되어 있는 선하증권 전통, 상업송장 및 포장명세서의 각 3통씩의 사본, 원산지증명서 복본 3통을 원고가 발행한 환어음과 함께 소외 중신실업은행에 매각하였고, 위 소외 은행은 같은 달 14. 위 서류들을 피고에게 제시하였는데, 피고는 같은 달 17. 위 소외 은행에게 상업송장과 포장명세서의 각 원본이 제시되지 아니하여 위 신용장 조건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위 서류의 수령을 거절한다는 통고를 하고 위 선적서류들을 위 은행에게 반송한 사실, 앞의 3차례의 선적분의 경우에는 신용장 개설의뢰인인 소외 1이 피고에게 선적서류들이 도착하기 전에 도착된 화물을 먼저 인도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하자 피고는 위 소외인으로부터 수입화물에 관한 선적서류들이 도착할 때에는 신용장 조건에의 불합치 등 어떠한 하자에도 불구하고 이들 서류를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확약을 기재한 각서를 제출받은 후 동인에게 화물선취보증서를 발급하여 줌으로써 위 소외인으로 하여금 운송인에게 선하증권이나 항공화물운송장 대신 위 보증서를 제출하고 위 화물을 인도(이를 이른바 '보증도'라고 한다)받게 하였으나, 위 소외인은 4차 선적분에 대하여는 피고에게 그와 같은 화물선취보증서의 발급을 신청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대금의 지급을 거절하여 줄 것을 요청한 사실 등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위 인정 사실에 터잡아, 이 사건 신용장에서 별도의 명시함이 없이 그 결제시 상업송장과 포장명세서를 각 3통의 복본으로 요구하고 있으므로, 위 신용장통일규칙에 따라 위 상업송장 및 포장명세서의 각 복본 3통 중 2통은 사본으로 제시하여도 상관없으나 원본 1통씩은 반드시 제시되어야 할 것인데, 피고가 비록 위 3차례의 선적분까지는 신용장 조건에 합치되지 않는 위 상업송장과 포장명세서의 사본들만을 제시받고서도 이를 문제로 삼지 아니한 채 신용장대금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곧바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하여 그 이후의 선적분도 여전히 위 서류들의 사본들만 제시받고서도 그에 따른 신용장대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생긴다고 할 수는 없고, 신용장 개설의뢰인에게 화물선취보증서를 발급하여 준 신용장 개설은행은 신용장 조건에 합치되지 않는 서류가 제시되더라도 이를 이유로 대금 지급을 거절하고 그 선적서류를 반송하면 후일 그 선적서류의 소지인 또는 운송인에게 보증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기 때문에 개설은행으로서는 개설의뢰인의 각서를 담보로 하여 신용장 조건에의 합치 여부를 문제삼지 아니하고 매입은행이나 수익자에게 신용장대금을 지급하는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에 있어서 신용장 개설은행인 피고가 위와 같은 이유로 신용장 조건에의 합치 여부를 문제삼지 아니하고 매입은행인 위 중신실업은행에게 그 대금을 지급한 3차까지의 선적분과는 달리 화물선취보증서가 발급되지 아니한 4차 선적분에 대하여 위와 같은 신용장 조건에의 불합치를 이유로 그 대금 지급을 거절한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고 판단하고 있다.
관계 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신용장의 수익자인 원고가 개설은행인 피고에게 그 신용장대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신용장거래에 있어 엄격일치원칙, 금반언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 보증도에 관한 법리오해나 이유불비,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