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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8. 12. 26. 선고 2006헌바101 결정문 [형법 제337조 위헌소원]

[결정문]

사건

2006헌바101 형법 제337조 위헌소원

청구인

박◯권

대리인 변호사 김주관

당해사건

서울고등법원 2006노2213 강도상해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2006. 9. 27.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강도상해죄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고(2006고합133) 항소하여 서울고등법원에 계속 중(2006노2213호) 형법 제337조에 대하여 위헌심판 제청신청을 하였으나(2006초기484) 2006. 11. 24. 기각 되자 2006. 12.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37조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형법 제337조(강도상해, 치상)

강도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1) 형법 제337조가 법정형으로 7년 이상의 징역형을 규정하여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한 것은, 범죄의 동기․방법․결과 등이 다양하고, 상해의 정도 또한 천차만별이며, 특히 준강도상해에 있어서 절도의 기회에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사람을 폭행하는 것은 처벌의 두려움으로 인한 인간의 무의식적인 반사행위라는 점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근본이념으로 하는 헌법 제10조, 실질적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12조 제1항에 반하고, 다른 죄와 법정형의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는 점에서 헌법 제11조,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점에서 헌법 제37조 제2항에도 반하며,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부당하게 침해한다는 점에서 헌법 제103조에도 반한다.

(2) 당해사건은 야간주거침입절도죄(형법 제330조)와 상해죄(형법 제257조)의 경합범으로 그 처단형이 1월 이상, 15년 이하인데도, 준강도상해죄가 7년 이상의 징역형을 규정한 것은 위 경합범과 비교할 때 현저히 죄형균형의 원칙 및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

(3) 형법 제337조는 준강도에 있어서 절도의 미수, 기수 여부를 불문하고 피해자에게 상해만 가하면 동일한 형으로 처벌하고 있는데, 절도의 미수, 기수는 엄연히 죄질, 범죄의 진행정도가 다르고, 처음부터 강도의 고의로 상해를 가한 것과 절도를 하다가 체포를 면탈할 목적 등으로 상해를 가한 것은 죄질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나는데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와 같이 동일한 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라는 헌법상의 평등 원칙에 반한다.

나. 서울고등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 이유

형법 제337조가 규정한 강도상해․치상죄는 강도살인․치사죄와 함께 강도 범행에 있어 살상, 치사상 등 잔혹한 행위를 수반하는 경우가 허다함에 비추어 가중유형으로 규정된 것으로 강도죄와 상해죄(또는 폭행치상죄)의 결합범이라 할 것인데, 위 강도상해․치상죄의 법정형을 형법상의 각종 중형에 해당하는 범죄 등의 죄질 및 법정형과 비교 교량해 보더라도, 형법 제337조가 일반 형사범의 법정형을 정하는 일반원리를 무시하고 지나치게 높은 가혹한 형벌로서 국민의 자유와 생존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여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제12조 제1항,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법관이 형사재판의 양형에 있어 법률에 기속되는 것은 헌법 제103조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헌법이 요구하는 법치국가 원리의 당연한 귀결이며, 법관의 양형판단 재량권 특히 집행유예 여부에 관한 재량권은 어떠한 경우에도 제한될 수 없다고 볼 성질의 것이 아니므로, 강도상해죄를 범한 자에 대하여는 법률상의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능하도록 한 것이 사법권의 독립이나 법관의 양형판단 재량권을 침해 내지 박탈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103조에 위반된

다고 볼 수도 없다.

준강도죄는 폭행․협박과 재물의 절취가 결합되어 그 불법 내용을 강도죄와 같이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도죄와 같이 처벌하는 것이고, 여기에 강도(준강도를 포함)범행의 기회에 사람을 상해한 것을 중시하여 이를 가중처벌하는 형법 제337조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형법 제337조가 비록 준강도에 있어서 절도의 기수, 미수를 불문하고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경우 법정형을 동일하게 규정하였다고 하여 이를 헌법상의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헌법재판소는 1997. 8. 21. 선고 93헌바60 결정(판례집 9-2, 200)에서『형법 제337조의 강도상해죄는 강도살인, 치사죄와 함께 강도의 범행에 있어서는 살상, 치사상 등의 잔혹한 행위를 수반하는 경우가 허다함에 비추어 재산범죄의 가중유형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상해죄나 폭행치상죄의 가중유형으로 설정된 것이고, 강도죄와 상해죄(또는 폭행치상죄)의 결합범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위 강도상해죄의 법정형은 이를 형법상의 각종 중형에 해당하는 범죄들의 죄질 및 법정형과 비교교량해 보더라도 일반형사범의 법정형을 정하는 일반원리를 무시하고 지나치게 가혹한 형벌을 규정한 것으로서 국민의 자유와 생존권을 불안하게 하는 위헌적인 법률이라고 볼 수 없고, 또 청구인들이 내세우는 살인죄의 법정형과 비교하더라도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즉, 살인죄의 경우는 그 범죄가 가장 존귀한 사람의 생명을 박탈한다는 점에서 무겁게 처벌되어야 할 중죄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구체적인 사건에 있어서 살펴보면 마땅히 중형으로 처단하여야 할 극악무도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범행의 동기 등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충분히 있는 경

우도 흔히 있고 또 그 행위태양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형법은 범행의 객체가 누구냐에 따라 처벌을 달리하는 몇 가지의 개별적 규정(제250조 제2항, 제251조, 제252조 등)을 두고 있을 뿐, 그 행위 태양이나 동기 등에 관계없이 기타의 모든 경우를 단일조항(제250조 제1항)으로 처단하고 있으므로, 우리 형법이 살인죄에 있어서 형선택의 폭을 비교적 넓게 규정한 것은 형사체계상 그 나름대로 수긍할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와 비교하면 강도상해죄는 그 피해정도가 경미한 경우도 간혹 있을 수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강도의 기회에 상해 등 잔혹한 행위를 저지른 범죄로서 그 행위 태양이나 동기도 비교적 단순하여 죄질과 정상의 폭이 넓지 않다고 할 것이고, 일반적으로 행위자의 책임에 대한 비난가능성도 크다고 할 것이다. 무릇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의 하한도 여러 가지 기준의 종합적 고려에 의하여 정해지는 것으로서 죄질의 경중과 법정형의 하한의 높고 낮음이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므로, 강도상해죄의 법정형의 하한을 살인죄의 그것보다 높였다고 해서 바로 합리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위배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강도상해죄는 그 법정형의 하한이 7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한정되어 있어, 법률상 다른 감경사유가 없는 한 작량감경을 하여도 집행유예의 선고를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하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입법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지 아니한 것이다. 즉, 어떤 범죄에 대한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입법자는 앞서 본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강도상해의 범행을 저지른 자에 대하여는 법률상 다른 형의 감경사유가 있다는 등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작량감경만으로는 집행유예의 판결을 선고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그러한 범죄자에 대하여는 반드시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시키도록 하는 것이 형사정책적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강도상해죄의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7년으로 제한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입법자의 입법정책적 결단은 기본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또한 법관이 형사재판의 양형에 있어 법률에 기속되는 것은, 법률에 따라 심판한다고 하는 헌법규정(제103조)에 따른 것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법치국가원리의 당연한 귀결이며, 법관의 양형판단재량권 특히 집행유예 여부에 관한 재량권은 어떠한 경우에도 제한될 수 없다고 볼 성질의 것은 아니다. 우리 형법의 규정들만 보더라도 이른바 “개인적 법익에 대한 죄”에 속하면서 살인죄보다는 일반적으로 죄질이 가벼운 것들인데도 법률상 다른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의 선고를 할 수 없도록 법정형의 하한을 높인 죄가 상당히 있는데(형법 제339조의 강도강간죄, 제340조 제2항의 해상강도상해죄, 제341조의 강도상습죄 등의 법정형은 모두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고, 제340조 제1항의 해상강도죄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다) 이들 범죄에 대한 형법규정을 모두 위헌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그리고, 강도상해죄의 경우에도 실제로 법관에 의한 집행유예 선고의 길이 전혀 막혀 있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피고인이 심신미약의 상태(형법 제10조 제2항)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든가, 이 사건 청구인의 경우와 같이 범행 후 수사책임이 있는 관서에 자수하였고(형법 제52조 제1항) 그 정상에 특히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든가 또는 범행당시 소년인 경우에는 소년법 제60조 제2항에 의하여 인정되는 형의 감경과 작량감경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는 살인죄의 경우와 비교하면

집행유예의 선고에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강도상해라는 흉포한 범죄를 엄히 다스려 일반예방적 효과를 거두자는 입법자의 입법정책적 결단의 결과이고, 이 점은 강도상해죄의 발생이 근절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범행수법에 있어서도 더욱 흉포해지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됨에 따라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까지 제정되기에 이른 우리의 실정을 감안하여 볼 때 오늘날에 있어서도 이를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강도상해죄의 법정형이 비교적 높은 것과 관련하여 형법 제337조의 구성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해석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즉, 구체적 사건에서 사안이 가볍다고 판단되는 경우의 대표적인 예로 형법 제335조의 준강도에 해당되는 자가 피해자에게 가벼운 상해를 입힌 경우 등을 들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에는 구체적 양형의 적정을 위하여 법원으로서는 강도(强盜)의 요건이나 상해의 개념에 관한 엄격한 해석을 시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형법 제337조의 법정형은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을 잃은 것으로서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거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규정한 헌법 제10조와 기본권제한입법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거나 또는 사법권의 독립 및 법관의 양형판단권을 침해한 위헌법률조항이라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고, 이 결정은 1997. 8. 21. 선고 96헌바9 결정(판례집 9-2, 272) 및 2001. 4. 26. 선고 99헌바43 결정(판례집 13-1, 864)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선례가 법리상 중요한 잘못이 있다거나 이 사건에서 종전 결정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위

판시취지를 그대로 원용하기로 한다.

나. 또 헌법재판소는 1997. 8. 21 선고 96헌바9 결정(판례집 9-2, 272, 279)에서 『체포를 면탈하고자 하는 것은 자연적인 인간본성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형법에서 체포 면탈 목적의 준강도를 인정한 취지는 자연적인 인간본성의 발현 자체에 강도와 같은 정도의 불법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준강도죄의 성격에 관하여 우리의 판례와 통설에서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절도범인 중 형법 제335조 소정의 행위를 한 자의 그 죄질이나 위험성을 강도와 같게 보아서 강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함에 있는 것이다. 즉 강도는 먼저 폭행ㆍ협박을 사용하고 그 다음에 재물을 탈취하는 것이지만, 준강도는 먼저 재물을 탈취하거나 또는 이의 실행 중에 폭행ㆍ협박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 절도범행의 실행 중 또는 실행직후에 발각되었을 때 폭행ㆍ협박의 범행을 유발할 수도 있는 특별한 위험상황을 배제할 수 없고 그와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면 그 행위의 죄질이 강도와 등가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준강도의 죄질을 강도와 동일하게 볼 수 있기 위하여는 절도범행의 실행 중 또는 실행직후로서 절도범행과 밀접한 견련성이 요구되는 것이며 형법 제335조는 이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선례는 이 사건에 있어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이에 따르면 강도상해와 준강도상해는 그 죄질이 유사하다 할 것이므로, 양자의 법정형을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337조는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형법 제337조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8. 12. 26.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