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묘발굴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D, G, F의 제사주재자인 R은 피고인에게 분묘발굴을 승낙한 바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R의 승낙을 얻어 이 사건 각 분묘를 발굴하였음을 전제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8. 10. 29.경 경남 하동군 B 임야 63,462㎡에서 C 등이 제사를 주재하며 관리하던 D(일명 E), F, G(일명 H)의 유골이 안치된 분묘 3기를 C 등의 허락을 받지 않고 발굴하였다.
나. 판단 원심은, R은 D, G, F의 제사주재자로서 위 각 분묘에 대한 관리처분권을 가지고, 피고인이 위 가.
항 임야에 있는 위 각 분묘를 위 가.
항과 같이 발굴하기 전에 R에게 이를 이장해야 되겠다고 하였으며, R이 이에 동의하였으므로, 피고인은 위 각 분묘에 대한 관리처분권을 가지는 R의 승낙을 얻어 종교적, 관습적 양속에 따른 존숭의 예를 갖추어 발굴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법성이 없어 범죄로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에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정들, 즉 ① R이 2019. 5. 17.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분묘를 이장함에 있어 사전에 동의하였으며 모든 권한을 피고인에게 위임하였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고, 원심 법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증언한 점, ② R은 수사기관에서 ‘다른 피해자들인 누나들과 함께 피고인을 고소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분묘이장을 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원심 법정에서 '누나들이 피고인을 고소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여 피고인을 고소할 수밖에 없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