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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1다106976,106983 판결

[손해배상·손해배상][미간행]

판시사항

[1] 동기의 착오를 이유로 법률행위를 취소하기 위한 요건 및 착오로 인한 법률행위의 취소에서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의 의미

[2] 갑 주식회사가 농림지역 토지들을 관리지역 토지들로 잘못 알고 을 주식회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이유로 그중 일부 토지들에 관한 매매계약을 취소한 사안에서, 매매의 목적과 계약 체결의 경위 등에 비추어 위 토지들이 관리지역에 해당하는지는 매매계약의 중요한 사항으로서 계약의 내용이 되었으므로, 위 일부 토지들에 관한 매매계약은 갑 회사의 착오로 인한 취소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청구취지 등이 을 회사에 송달된 날 적법하게 취소되었다고 판단한 다음, 토지이용계획 확인서 외에 산지이용구분도 등 다른 서류를 확인하지 않은 갑 회사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는 을 회사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영수 외 1인)

원고, 피상고인

이지탑건설 주식회사

주위적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주식회사 대영인더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송 담당변호사 송개동 외 1인)

예비적 피고, 피상고인

평창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길도 담당변호사 조동석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원고가, 피고 주식회사 대영인더스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피고 주식회사 대영인더스가 각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과 사정을 인정한 다음, 원고를 매수인 중 1인으로 한 이 사건 제2차 계약서는 원고 이지탑건설 주식회사(이하 ‘원고 회사’라 한다)의 요청에 따라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원고를 이 사건 매매계약의 당사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과 경험칙 위반, 심리미진, 계약 당사자 확정과 처분문서의 증명력 및 자백의 성립과 취소에 관한 법리오해, 변론주의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 주식회사 대영인더스(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표의자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당해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인정되면 충분하고 당사자들 사이에 별도로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까지 이루어질 필요는 없지만, 그 법률행위의 내용의 착오는 보통 일반인이 표의자의 처지에 섰더라면 그와 같은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하였으리라고 여겨질 정도로 그 착오가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다만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고 할 것인데,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 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다4473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회사나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토지들을 매매한 목적, 토지이용계획확인서의 성격 및 그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 등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토지들이 관리지역에 해당하는지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중요한 사항이고 계약 체결 경위에 비추어 그러한 사항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내용이 되었으므로, 이 사건 토지들이 농림지역임에도 관리지역이라고 잘못 알고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한 원고 회사는 이를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이 사건 토지들이 일체로서 매매되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원고 회사가 이 사건 토지들 중 일부에 관한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매매계약 중 강원 평창군 용평면 (지번 1 생략) 토지(이하 지번으로만 표시한다)에 관한 부분은 원고 회사의 착오로 인한 취소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2010. 8. 12.자 청구취지 및 원인변경신청서가 피고 회사에 송달된 날인 2010. 8. 16. 적법하게 취소되었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토지이용계획확인서 이외에 산지이용구분도 등 다른 서류를 확인하지 않은 원고 회사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는 피고 회사의 주장에 대하여는, 일반적으로 매수하려는 토지의 용도지역을 확인하기 위하여 토지이용계획확인서 이외에 산지이용구분도의 확인까지 요구된다고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배척하였다.

앞서 본 법리를 포함한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법률행위 착오나 일부 취소에 관한 민법 제109조 , 제137조 , 제141조 의 법령 해석 또는 법령 적용상의 과오, 석명권 불행사 또는 심리미진, 법률행위의 중요부분 착오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원심이 이 사건 토지들이 관리지역에 해당하는지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내용이 되었다고 판단한 데에는 원고 회사가 이를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의 동기로 표시한 사실이 없다는 피고 회사의 주장을 배척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원심이 그에 관한 판단을 누락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원고 회사가 이 사건 토지들 중 분할 전 (지번 2 생략) 토지의 일부를 원고에게 넘겨준 것과 분할 후 (지번 1 생략) 토지에 대하여 압류등기나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것이 법정추인 사유에 해당한다는 피고 회사의 주장은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내세우는 새로운 주장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아가 원심이 위와 같은 주장을 판단하지 않은 것에 석명권 불행사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원고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원고가, 피고 주식회사 대영인더스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피고 주식회사 대영인더스가 각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