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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2. 5. 선고 2000두3184 판결

[시정명령취소][집50(1)특,555;공2002.4.1.(151),677]

판시사항

[1] 병행수입에있어서의불공정거래행위유형 제5조 제2호 소정의 독점수입권자의 병행수입 방해행위가 불공정거래행위로 성립하기 위한 요건 및 그에 관한 입증책임의 소재(=공정거래위원회)

[2] 벤츠자동차의 국내 독점수입ㆍ판매업자가 병행수입차량의 차대번호를 추적ㆍ조사하여 벤츠사로부터 독점적 판매권의 침해에 대한 약정상의 커미션을 수령한 행위와 병행수입업자가 벤츠자동차를 수입할 수 없게 된 결과 사이에는 불공정거래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1999. 2. 5. 법률 제5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2항, 같은법시행령(1999. 3. 31. 대통령령 제162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 제2항에 근거하여 시행된 병행수입에있어서의불공정거래행위유형(1997. 7. 29.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1997-27호) 제5조 제2호는 독점수입권자가 부당하게 '병행수입품의 제품번호 등을 통하여 그 구입경로를 알아내어 동 제품을 취급한 외국상표권자의 해외거래처에 대하여 외국상표권자로 하여금 제품공급을 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를 같은 법 제23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하는 불공정거래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유형의 불공정거래행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독점수입권자가 병행수입품의 제품번호 등을 통하여 그 구입경로를 알아낸 행위 등과 외국상표권자로 하여금 병행수입품을 취급한 외국상표권자의 해외거래처에 대하여 제품공급을 하지 못하게 한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독점수입·판매계약에 의한 권리행사 등과 같은 독점수입권자의 행위에 의하여 결과적으로 병행수입방해의 결과가 초래된 경우에는 행위의 외형상 바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그것이 부당하게 행하여진 경우라야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있고, 이 경우 부당성의 유무는 당해 권리행사의 의도와 목적, 가격경쟁저해성, 대상 상품의 특성과 그 시장상황, 행위자의 시장에서의 지위, 병행수입업자에 대한 영향 등 개별사안에서 드러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 그것이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며, 그에 관한 입증책임은 공정거래위원회에게 있다.

[2] 벤츠자동차의 국내 독점수입ㆍ판매업자가 병행수입차량의 차대번호를 추적ㆍ조사하여 벤츠사로부터 독점적 판매권의 침해에 대한 약정상의 커미션을 수령한 행위와 병행수입업자가 벤츠사의 해외판매법인으로부터 위 커미션해당액을 구상받고 지급을 거절함으로써 벤츠자동차를 수입할 수 없게 된 결과 사이에는 불공정거래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피상고인

한성자동차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오성환 외 4인)

피고,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강동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심재환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1999. 2. 5. 법률 제5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2항, 같은법시행령(1999. 3. 31. 대통령령 제162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 제2항에 근거하여 시행된 병행수입에있어서의불공정거래행위유형(1997. 7. 29.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1997-27호) 제5조 제2호는 독점수입권자가 부당하게 '병행수입품의 제품번호 등을 통하여 그 구입경로를 알아내어 동 제품을 취급한 외국상표권자의 해외거래처에 대하여 외국상표권자로 하여금 제품공급을 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를 같은 법 제23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하는 불공정거래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유형의 불공정거래행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독점수입권자가 병행수입품의 제품번호 등을 통하여 그 구입경로를 알아낸 행위 등과 외국상표권자로 하여금 병행수입품을 취급한 외국상표권자의 해외거래처에 대하여 제품공급을 하지 못하게 한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독점수입·판매계약에 의한 권리행사 등과 같은 독점수입권자의 행위에 의하여 결과적으로 병행수입방해의 결과가 초래된 경우에는 행위의 외형상 바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그것이 부당하게 행하여진 경우라야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있고, 이 경우 부당성의 유무는 당해 권리행사의 의도와 목적, 가격경쟁저해성, 대상 상품의 특성과 그 시장상황, 행위자의 시장에서의 지위, 병행수입업자에 대한 영향 등 개별사안에서 드러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 그것이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며, 그에 관한 입증책임은 피고에게 있다.

2. 원심은, 우리 나라에 상표권을 등록한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사(Mercedes-Benz, 다음부터는 '벤츠사'라 한다)의 국내 독점수입·판매대리점인 원고는 병행수입업자인 주식회사 오토월드(다음부터는 '오토월드'라 한다)가 1995년경 캐나다판매법인으로부터 벤츠자동차를 수입하여 국내에 판매하자 차대번호를 추적·조사하여 그 조사결과를 벤츠사에 통보하고, 권역 내 독점적 판매권이 침해된 경우 벤츠사로부터 판매가격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을 커미션조로 지급받기로 한 벤츠사와의 계약내용에 따라 커미션을 수령한 사실, 한편 위 차대번호 등을 통하여 오토월드에 의하여 국내에 수입된 벤츠차량이 캐나다현지법인인 벤츠캐나다사를 통하여 캐나다판매법인에게 판매된 것임을 발견한 벤츠사는 벤츠캐나다사에 대하여 원고에게 지급한 커미션해당액을 청구하였고, 밴츠캐나다사는 캐나다판매법인에게, 캐나다판매법인은 다시 오토월드에게 이를 청구하였으나 오토월드가 커미션해당액의 지급을 거절하여 캐나다판매법인과의 거래관계가 중단된 사실, 피고는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가 위 불공정거래행위유형 제5조 소정의 '해외유통경로로부터의 진정상품 구입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1998. 6. 5. 이 사건 시정명령을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위와 같은 커미션 수령은 원고와 벤츠사 사이에서 체결된 대리점계약상의 약정에 따른 적법한 권리행사여서 사적자치의 원칙상 허용되어야 하고, 비록 원고가 벤츠사에게 커미션을 청구하기에 앞서 병행수입차량의 차대번호를 조사하여 이를 벤츠사에 통보한 것이 단서가 되어 그 커미션이 캐나다판매법인에게 전가되는 바람에 캐나다판매법인과 병행수입업자인 오토월드 사이에 커미션 지불과 관련된 분쟁이 야기되어 결과적으로 오토월드가 벤츠차량을 수입할 수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결과는 오토월드가 커미션 지불과 관련된 캐나다 판매법인의 청구를 거절하여 오토월드와 캐나다판매법인 사이의 계약이 결렬됨에 기인한 것이어서, 이러한 결과와 원고의 벤츠사에 대한 커미션청구 및 그에 수반된 차대번호 조사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고, 나아가 원고가 벤츠사에 대하여 적법한 권리행사로서 커미션을 청구한 것 외에 달리 원고가 벤츠사를 통하여 오토월드의 병행수입을 방해·저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행위는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이 사건 시정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3. 살펴보니,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불공정거래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따라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이용우 이용우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0.4.6.선고 99누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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