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이전등기말소][집29(2)민,277;공1981.10.15.(666) 14291]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 있어서 대리인에게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를 판정할 시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 있어서 대리인에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가의 여부는 대리행위(매매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판정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무권대리인이 매매계약 후 잔대금 수령시에 가서야 비로소 본인 명의의 등기권리증, 인감증명서, 위임장, 매도증서 등을 상대방에게 제시한 사정만으로는 상대방이 무권대리인에게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된다고 할 수 없다.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규
피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본건 토지가 1978.7.13 부산시 부산진구 (주소 생략)대 631㎡에서 분할되어 나오기 전에 소외 1이 원고로부터 그 분할절차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받았음을 기화로 1978.5. 말경 원고의 대리인으로서 소외 2와 사이에 그에게 본건 토지를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는 그 권한외의 법률행위라고 판시한 다음 나아가 소외 1이 본건 토지를 원고에게 명의신탁한 소외 3 명의로 여러 필지의 토지를 매매하는데 그 대리권을 행사해 온 사실이 인근에 널리 알려져 있을 뿐아니라 소외 2와 본건 토지의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소개인을 통하여 소외 1이 원고 및 소외 3의 대리인임을 표명하여 소외 2로 하여금 의심없이 계약을 체결하게 하였으며 잔대금수령시에 원고 명의의 등기권리증, 인감증명서, 위임장, 매도증서 등을 소지하여 이를 매수인 측에 수교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본건토지의 매수인인 소외 2나 그로부터 다시 이를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피고로서는 소외 1이 원고를 대리하여 본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소외 1의 본건 토지매매행위는 권한을 넘는 표현대리로서 원고에게 효력이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를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원심이 채용하고 있는 증거를 살펴보아도, 소외 1이 1978.5.말경 소외 2와 본건 토지의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원고로부터 본건 토지의 분할절차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받고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설사 소외 1이 그와 같은 대리권을 수여받고 있었다 하더라도 소외 1은 원고를 대리하여 본건 토지를 매도하였다는 것이므로 소외 3이 본건 토지의 명의 신탁자이고 그가 여러필지의 토지를 매매함에 있어서 소외 1이 그를 대리해 온 사실이 인근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는 원심판시와 같은 사실은 소외 1이 원고의 대리인으로서 본건 토지를 매도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정당한 이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고, 본건과 같은 부동산 거래에 있어서 대리인으로서는 의당 상대방에게 대리권을 증명하기 위하여 본인의 등기필권리증, 인감증명서, 위임장, 인감도장 따위를 제시할 것이 기대된다고 할 것인데 기록과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소외 1은 매매계약체결 당시에는 대리권을 증빙할 만한 문서나 인감도장을 아무것도 제시하지 아니하였음이 엿보이는바, 그렇다면 소외 1이 원심 판시와 같이 원고의 대리인임을 소개인을 통하여 표명하였다 하더라도 대리인을 상대로 하여 적지 않은 값어치의 부동산을 매수하는 소외 2로서는 좀 더 확실한 방법에 의하여 그 대리권의 존부를 확인했어야 할 것인데도 막연히 소개인의 말만 믿고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니 소외 2는 대리인을 상대로 거래하는 매수인으로서는 마땅히 해야할 주의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또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 있어서 대리인에게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가의 여부는 대리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판정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소외 1이 잔대금 수령시에 원고 명의의 등기권리증, 인감증명서, 위임장, 매도증서 등을 소지하여 이를 소외 2에게 제시하였다는 원심 판시와 같은 사정도 소외 1에게 본건 토지를 매도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된다고 할 수 없다 .
그렇다면 본건 토지의 매매계약 당시의 소외 1에게 본건 토지의 분할절차에 관한 기본대리권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또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만으로 소외 1에게 본건 토지를 매도할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한 채증법칙의 위배 및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논지에 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인 대구고등 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