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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red_flag_2인천지방법원 2011. 5. 12. 선고 2011노351 판결

[업무상배임][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쌍방

검사

정재훈

변 호 인

법무법인 새얼 담당 변호사 최영식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을 징역 8월로 정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공소외 3과 사이에 피고인이 독자적으로 금형제작·납품계약을 체결할 권리를 포기하고, 공소외 3이 운영하는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를 위하여만 금형제작·납품계약을 체결하기로 약정한 사실이 없거나 그 약정의 유효기간을 경과하였음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이 위 약정을 위반하여 피해자에 대한 배임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와 독자적으로 금형제작·납품계약을 체결하여 취득한 재산상 이익 및 그로 인한 피해자 회사에 대한 재산상 손해는 계약금액에서 제작비용과 피고인이 가지기로 한 수익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이고, 별지 범죄일람표 제3번의 재산상 이익은 미수령금액 40,122,120원을 공제하여야 하며, 별지 범죄일람표 제5번의 재산상 이익은 계약금액 전액인 3,800만 원을 수령하지 못하여 없음에도,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여 계약금액 전액을 재산상 이익 및 손해로 인정하였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원심은 이 사건 각 배임 범행을 실체적 경합범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수 개의 업무상 배임행위가 있더라도 피해법익이 단일하고 범죄의 태양이 동일할 뿐만 아니라, 그 수 개의 배임행위가 단일한 범의에 기한 일련의 행위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수 개의 배임행위는 포괄하여 일죄를 구성한다(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7도541 판결 참조).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어,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3. 판단

가. 피고인의 배임행위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3과 사이에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금형제작·납품계약을 체결하기로 약정하였으나, 그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이 운영하던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와 공소외 3이 운영하는 피해자 회사는 각 금형제작 및 사출업을 하던 중 2008. 1. 2.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부사장 직책으로 대외적 영업활동을 하여 그 활동 및 계약을 피해자 회사에 귀속시키기로 하고, 피해자 회사에 귀속된 금형제작·납품계약을 이행하기 위한 금형제작물량 중 50%는 공소외 1 회사에서, 나머지 50%는 피해자 회사에서 제작하여 그 수익을 1/2씩 나누기로 하였다(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공판기록 제33쪽, 증거기록 제161쪽).

② 피고인은 2008. 1. 28. 공소외 1 회사를 폐업하고, 2008. 4. 7. 공소외 2 주식회사를 설립하였다(증거기록 제135, 202쪽).

③ 피고인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해자 회사에 2008. 5. 16. 공소외 5 주식회사와 3,650만 원, 2008. 9. 8. 공소외 6 주식회사과 8,000만 원에 각 금형제작·납품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공소외 3으로부터 각 계약에서 발생한 순이익의 50%를 받기로 하였다(공판기록 제33, 34쪽, 증거기록 제7, 107 내지 117쪽).

④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약정에 의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피해자 회사에 알리지 않고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대표인 것처럼 가장하거나, 피고인이 설립한 공소외 2 주식회사 명의로 공소사실과 같이 금형제작·납품계약을 체결하였다(증거기록 제57, 66, 85, 179쪽).

{피고인은 이 사건 약정의 효력과 관련하여, ① 2007. 12.경 공소외 3과 사이에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와 독자적으로 금형제작·납품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구두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의 주장대로라도 그 때부터 약 3개월 후 공소외 3의 요구에 따라 모든 계약을 피해자 회사에 귀속시키로 하는 취지의 합의서에 날인하면서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과 모순되고, 무엇보다도 계약 일부를 독자적으로 체결할 권리와 같은 중요한 사항을 서면으로 작성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증거기록 제178쪽), ② 이 사건 약정의 유효기간이 1년 뿐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약정은 부품의 수수료를 3% 내에서 정하고 그 기준시한을 1년으로 하기로 하였을 뿐(제3항), 이 사건 약정의 나머지 조항은 유효기간을 정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공판기록 제41쪽, 증거기록 제161쪽).}

나. 재산상 이익 및 손해

먼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제1, 2, 4번의 재산상 이익에 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이 위와 같은 배임행위로 계약을 체결하여 그 계약으로 인하여 취득한 금액 전액은 배임죄의 ‘재산상 이익’이 되고, 피고인이 그 계약으로 인하여 지출한 제작비용 또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사후에 정산받기로 한 금액을 재산상 이익에서 공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범죄일람표 제1, 2, 4번의 재산상 이익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인정할 수 있다.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제3, 5번의 재산상 이익에 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제3번의 재산상 이익 9,000만 원 중 40,122,120원을 공제한 49,877,880원(=90,000,000원-40,122,120원)을 초과하여 취득하였다는 부분에 관한 증거는 피고인이 공소외 7 주식회사와 체결한 계약서가 유일한데, 원심 증인 공소외 3도 피고인이 공소외 7 주식회사로부터 계약금액 중 40,122,120원을 아직 지급받지 못한 것을 들었다고 한 점(공판기록 제47쪽)에 비추어 위 계약서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별지 범죄일람표 제5번의 재산상 이익 3,800만 원에 대하여 살펴본다. 이 부분에 관한 계약서 및 계약파기 합의서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8 주식회사에 3,800만 원에 금형을 제작하여 납품하기로 하고, 계약금 1,672만 원을 받고 그 후 계약을 해제한 사실은 인정할 있으나(증거기록 제54 내지 59쪽), 더 나아가 1,672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취득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이 별지 범죄일람표 제3번의 재산상 이익 중 49,877,880원을 초과하는 부분 및 별지 범죄일람표 제5번의 재산상 이익 중 1,672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잘못 인정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와 피고인의 양형부당에 대한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원심 범죄사실 하단 제2행 이하 중 ‘합계 1억 6,36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회사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를 ‘합계 105,697,88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회사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로 바꾸고,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를 별지 범죄일람표로 교체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의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56조 , 제355조 제2항 (징역형 선택, 포괄하여)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의 이유 등 참작)

1. 사회봉사명령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제작비용을 공제하고 취득한 실질 이득액이 그다지 크지 않은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반복하여 배임행위를 한 것으로서 그 죄질이 무거운 점, 피고인에게 2007. 8. 8.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사기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외에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들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비롯하여 그 밖에 범행 전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범죄일람표 제3번의 재산상 이익 중 49,877,880원을 초과하는 부분 및 범죄일람표 제5번의 재산상 이익 중 1,672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앞서 판단한 것처럼 각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단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업무상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별지 생략]

판사 이성복(재판장) 진원두 송명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