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위계등간음),상해
2019고합5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위계등간음), 상해
A
김연수(기소), 정소영(공판)
법무법인 저스티스
담당변호사 황윤상
2019. 5. 22.
피고인을 징역 4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위계 등간음)의 점은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8. 8. 8. 05:00경 새벽이 될 때까지 친구들과 노느라 귀가하지 않은 피해자 B을 자신의 차에 태워 집으로 데리고 오면서 피해자에게 "외박하지 말고 밖에서 잘 거면 아빠, 엄마한테 누구하고 있는지 얘기하고 자라."고 말하였고, 이에 피해자가 "내가 누구랑 같이 있는지 왜 얘기해야 하냐."고 대들자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공주시 C아파트 부근에 이르러 자신의 차를 세우고, 피해자에게 차에서 내리라고 한 후 미리 준비해둔 막대기(길이 약 50cm)를 꺼내 집어 들고 피해자의 팔, 엉덩이, 등, 허벅지, 목 부위 등 온몸을 수차례 때려 피해자에게 치료기간 미상의 엉덩이 등의 타박상을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증인 B의 법정진술
1. 사진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57조 제1항(징역형 선택)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앙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사회봉사명령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월 ~ 7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폭력범죄 > 일반적인 상해 > 제1유형(일반상해)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 처벌불원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2월 ~ 10월
3. 선고형의 결정 :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미성년의 이복여동생인 피해자를 막대기로 수차례 때려 상해를 가한 것으로 그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은 점,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비교적 중한 편인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에게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환경, 성행,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공판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B(여, 16세), 피해자 D(여, 12세)와 이복남매지간이다.
피고인은 장남으로 피해자 D보다 나이가 17세 많고, 체격이 건장하며(키 181cm, 몸무게 95kg), 평소 부모를 대신해 동생들을 혼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 D를 간음하기로 마음먹었다.
가. 2018. 7. 29.경 간음
피고인은 2018, 7. 29.경 저녁 무렵 대전 중구 E에 있는 'F' 고기뷔페에서 동생 G, B, 피해자 D와 함께 식사를 하고, 위 G, B과는 따로 피해자와 함께 공주시 C아파트 H 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로 귀가하였다.
피고인은 자신의 주거지에 피해자가 혼자 있는 틈을 타 상의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고,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를 벗긴 후 피해자의 음부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계속하여 피해자의 음부에 자신의 성기를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하였다.
나. 2018. 8. 6.경부터 8. 7.경 사이 간음
피고인은 2018. 8. 6.경부터 8. 7.경 사이 저녁 무렵 피해자가 거주하는 공주시 I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피고인의 차량 안에서, 피해자 D의 상의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고,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를 벗긴 후 손으로 엉덩이를 만지고, 계속하여 피해자의 음부에 자신의 성기를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하였다.
다. 2018. 7. 30.경에서 8. 6.경 사이 유사강간
피고인은 2018. 7. 30.경부터 8. 6.경 사이 점심을 먹기 전 무렵, 위 가.항 기재 피고인의 주거지 안방에서, 피해자 D의 상의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고,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를 벗긴 후 피해자의 음부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유사강간하였다.
라. 2018. 7. 30.경부터 8. 6.경 사이 고양이와 놀고 있던 피해자를 유사강간피고인은 2018. 7. 30.경부터 8. 6.경 사이 점심을 먹기 전 무렵, 위 가.항 기재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고양이와 놀고 있던 피해자 D를 침대에 눕히고 이불로 피해자의 얼굴을 가린 다음 피해자의 상의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고,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를 벗긴 후 음부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유사강간하였다.
2.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참조).
성추행 피해 아동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이 증거로 제출되어 그 신빙성을 판단할 때에는, 아동의 경우 질문자에 의한 피암시성이 강하고, 상상과 현실을 혼동하거나 기억내용에 대한 출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하여, 아동의 나이가 얼마나 어린지, 사건 발생 시부터 얼마나 지난 후에 진술을 하였는지, 사건 발생 후 진술을 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최초로 아동의 피해 사실을 청취한 보호자나 수사관들이 편파적인 예단을 가지고 아동에게 사실이 아닌 정보를 주거나 반복적인 신문 등을 통하여 특정한 답변을 유도하는 등으로 아동 기억에 변형을 가져올 여지는 없었는지, 위 진술 당시 질문자가 오도할 수 있는 암시적인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지 않았는지, 같이 신문을 받은 또래 아동의 진술에 영향을 받지 않았는지, 면담자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은 아동 자신의 진술이 이루어졌는지, 법정에서는 피해에 대하여 어떠한 진술을 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검찰에서 한 진술내용도 일관성이 있고 명확한지, 세부내용의 묘사가 풍부한지, 사건·사물·가해자에 대한 특징적인 부분에 관한 묘사가 있는지, 정형화된 사건 이상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지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도2520 판결 참조).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가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해자의 진술에만 터 잡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되고, 이러한 증명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가 한 진술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므로, 피해자가 진술한 피해사실 중 일부에서 위와 같은 신빙성이 결여되어 그에 관한 공소사실의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되고 나아가 그 부분 피해자의 진술이 단순한 신빙성의 부족을 넘어 허위로 꾸며낸 것일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면, 나머지 피해사실에 관한 진술만은 유독 진실할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그 진술내용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 등을 치밀하게 검증하여 그 진술이 형사재판에서 요구하는 정도의 증명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도16413 판결 참조).
검사가 공소장에 기재한 구체적 범죄사실, 특히 공소사실에 특정된 범죄의 일시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주된 대상이 되므로 엄격한 증명을 통해 그 특정한 대로 범죄사실이 인정되어야 하며, 그러한 증명이 부족한데도 다른 시기에 범행 하였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쉽게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참조).
공소사실의 내용 자체로 전후 연속되거나 견련되어 있는 여러 범죄사실에 대하여 그 중 일부는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나머지는 유죄로 인정하려면, 그와 같이 무죄로 본 근거가 되는 사정들이 나머지 부분의 유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합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3722 판결 참조).
3. 판단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각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 중 피해자의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은 피해자의 진술을 근거로 하는 것이거나, 그 자체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한 것이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직접증거로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하다.
살피건대, 피해자는 이복오빠인 피고인으로부터 성폭력 범행을 당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가족과 격리되어 현재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바, 피해자가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을 허위로 진술할 동기를 찾기 어려운 점이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종래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 성폭력을 가한 적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부족하여 위 진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해자의 진술의 증명력
1) 공소사실 가.항 기재 '2018. 7. 29.경 간음'의 점에 관하여
가) 피해자의 진술 내용
① 피해자는 2018. 8. 24. 1회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2018. 7. 22.경(일요일) 피해자가 교회를 다녀오고 피고인의 집에 가서 2주간 머물렀는데, 처음 3, 4일은 아무 일이 없다가, 2018. 7. 26.경 오후에 피고인이 회사에서 집으로 와 점심을 먹고 나서 피해자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는 범행을 하였다', '그 후 2018. 7. 29.경(일요일) 오전에 피해자가 교회를 가지 않고 피고인의 집에 있던 중 피고인이 피해자의 음부에 성기를 넣는 범행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74, 78~82쪽).
② 피해자는 2018. 9. 13. 2회 경찰조사를 받으면서도 '피고인의 집에 가서 바로 범행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며칠 후에 범행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33쪽).
③ 그런데 피해자는 2018. 10, 24, 3회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수사관으로부터 피해자가 다니는 초등학교가 2018. 7. 24.경 방학을 하였다는 사실을 듣자 '피고인의 집에 간 날은 2018. 7. 29.이고, 그 날 공주 J에 있는 K교회를 갔다가 언니인 B으로부터 피고인의 집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 친구 이모 차를 타고 피고인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고 진술하였으며, 이에 수사관이 '이전에는 2018. 7. 29.에 범행이 있었다고 진술하였다'고 상기시키자 그제야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진술을 하였다(증거기록 411~413쪽, 427~431쪽).
④ 한편, 피고인과 피해자의 부모는 피고인의 현 주거지인 C아파트에서 피고인, 피해자, B과 함께 살다가 2017. 12.경 피고인만을 남겨두고 피해자, B과 함께 공주시 I아파트로 이사하였는데, 그 후 피해자는 2018. 7. 29. 이전에는 피고인의 집에 찾아간 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7살 때부터 성추행을 당하였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성폭행을 당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 7. 29. 피고인의 집에 찾아간 경위에 관하여 '옛날 일이고 하니까 기억도 별로 안 나고 해서 아무 일도 없겠지 생각하고 피고인의 집으로 갔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00~101쪽).
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이처럼 피해자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로부터 불과 1~2개월 후에 이루어진 1회, 2회 경찰조사에서 일관하여 피고인의 집에 간 날에는 범행이 없었다고 진술하다가, 그 후 3회 경찰조사에서 피고인의 집에 간 날이 2018. 7. 29.로 확인되고 이전 조사에서 2018. 7. 29.을 범행일로 특정하였음을 듣게 되자 비로소 피고인의 집에 간 날 바로 범행이 있었다고 진술을 번복한 점, 2018. 7. 29. 당일은 피해자가 교회에 갔다가 B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피고인의 집에 가게 된 첫날일 뿐 아니라 피고인을 포함한 남매들과 함께 외출을 하여 고기뷔페에 다녀온 날로서, 집으로 돌아온 직후 범행이 일어났다면 위와 같은 경위와 함께 기억될 개연성이 높다고 할 것인데, 피해자는 1회, 2회 경찰조사에서는 피고인이 평일인 2018. 7. 26. 오후에 회사에서 점심을 먹으러 왔을 때 최초의 범행을 하였다거나 일요일인 2018. 7. 29. 오전에 피해자와 단둘이 집에 있을 때 범행을 하였다거나 또는 피해자가 교회에 간 날은 범행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는 등 위와 같은 경위와 상당히 괴리가 있는 진술을 하였던 점, 피해자의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는 범행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피고인의 집에 갔으므로 집에 간 당일 이루어진 범행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인바, 이와 같은 기억은 피해자의 나이 등을 고려하더라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럼에도 피해자는 범행의 시기, 경위에 관하여 일관성 없는 진술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특별한 사정이나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은 쉽사리 믿기 어렵다.
2) 공소사실 나.항 기재 '2018. 8. 6.경부터 8. 7.경 사이 간음'의 점에 관하여
가) 피해자의 진술 내용
① 피해자는 2018. 8. 23. 수사관과 통화를 하면서 가장 최근에 일어난 피고인의 범행에 관하여 'B이 판시 상해 사실을 신고하기 이틀 전인 2018. 8. 6. 피고인의 집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음부에 성기를 넣는 범행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4, 35쪽).
② 피해자는 2018. 8. 24. 1회 경찰조사를 받으면서는 '2018. 8. 6. 오전경에 피고인의 집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음부에 성기를 넣고 사정을 하여 정액을 피해자의 가슴 쪽에 뿌렸는데, 그 후 피고인과 B이 말다툼을 해서 아빠가 피해자와 B을 부모님 집으로 데리고 갔고, 피해자는 부모님 집에서 몸을 씻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59~67쪽).
③ 그런데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의 변호인이 '피고인과 B이 말다툼을 해서 부 L이 피해자와 B을 부모님 집으로 데리고 간 날은 2018. 8. 5.이다'라고 지적하자, 그제야 '2018. 8. 5.에는 피고인의 범행이 없었고, 다음 날인 2018. 8. 6. 저녁 8시경 어두워졌을 때 부모님 집인 I아파트 앞 주차장에서 피고인이 선풍기망을 갖다 준다면서 피해자를 피고인의 차 안으로 불러서 피해자의 음부에 성기를 넣는 범행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이처럼 피해자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로부터 불과 2주 남짓 후에 이루어진 1회 경찰조사 등에서 '2018. 8. 6. 오전경 피고인의 집에서 가장 최근의 범행이 일어났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그 밖에 수사단계에서 피고인의 집이 아닌 곳에서 범행이 일어났다는 진술을 한 적이 없으며, 밤에는 범행이 없었다고 일관하여 진술(증거기록 79, 234쪽)하였던 점, 그럼에도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2018. 8. 6. 피고인의 집에 없었던 사실이 확인되자 그제야 시간과 장소를 완전히 달리하여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을 번복한 점, 피해자의 나이와 범행으로 인한 충격 등을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이 진술이 번복된 경위를 납득하기 어려운 점, 피고인이 2018. 8. 6. 피해자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발신한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 점(증거기록 459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 역시 쉽사리 믿기 어렵다.
3) 공소사실 다.항 '2018. 7. 30.경에서 8. 6.경 사이 유사강간' 및 라.항 '2018. 7. 30.경부터 8. 6.경 사이 고양이와 놀고 있던 피해자를 유사강간'의 점에 관하여 가) 피해자의 진술 내용
① 피해자는 2018. 8. 24. 1회 경찰조사에서 '2018. 8. 4. 토요일 오전경 피해자가 고양이와 놀고 있을 때 피고인이 이불로 피해자의 얼굴을 가리고 음부에 손가락을 넣는 범행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75쪽).
② 피해자는 2018. 10. 24. 3회 경찰조사에서 피고인의 집에 있을 때 피고인과 주고받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며 조사를 받은 결과 2018. 7. 30., 2018. 7. 31., 2018. 8. 3., 2018. 8. 5.에는 범행이 없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416~424쪽).
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범행일시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점, 피해자가 범행일자로 특정한 2018. 8. 4. 에 피고인은 친구들과 부여에 있는 수영장에 놀러가서 하루 종일 집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는 피고인의 집에 있을 때 피고인과 사이에 2018. 7. 30. '오빠 집에 나 혼자만 있어? 지금 집에 나 밖에 없다규?(피해자), 'ㅇㅇ'(피고인), 2018. 8. 3. 'HAY'(피해자), '뭐 hey 거든'(피고인), '어디냐'(피해자), '일하지 임마 왜'(피고인), '나 폰 고장났다규'(피해자), 2018. 8. 5. '나 만쥬 먹어도 되냥'(피해자), 'ㅇㅇ 전화받어 새기야'(피고인) 등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고, 부 L이 2018. 8. 1.경 피고인의 집으로 찾아와 피해자에게 돌아가자고 하였음에도 따라가지 않았으며, 그 이유에 대하여 '고양이가 있어서'라고 증언하기도 하였는바, 위와 같은 피해자의 행동은 당시가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직후임을 고려할 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 중 가.항, 나.항 기재 공소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는 상황에서 위 공소사실과 내용 자체가 전후 연속되어 있는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에만 신빙성이 있다고 쉽게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 역시 쉽사리 믿기 어렵다.
나. 그 밖의 증거의 증명력
1)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피고인은 2018. 8. 8. 피해자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증거기록 254~260쪽).
피고인 : 미안하다 D야 그만하자 오빠 요즘 너무 힘들다 진짜 오빠가 지금까지 미안했다 갑자기 잘 있다가 너까지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하겠니 피해자 : 나는 솔직하게 말한 것뿐이야 이렇게 피해자가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 피고인 : 갑자기 왜 지금 와서 미안하다 D야 피해자 : 지금 와서 사과하면 뭐라도 될 거 같아? 피고인 : 진짜 미안하다 오빠 안 그럴게 잘하잖아 요즘 피해자 : 내가 가지고 온 상처들은 오빠가 어떻게 처리할 순 없잖아 피고인 : 그럼 너까지 그러면 오빠 어떻게 하니 피해자 : 오빠 진짜 나는 오빠를 가족으로 생각해서 여전히 말 못했어 오빠가 뭘 하든 말을 못했다고 가족이니까 피고인 : 미안해 D야 예전부터 말 안 했었잖아 니가 힘들었던 거 미안하다 앞으로 더 잘해줄게 이러지 말자 부탁한다 피해자 : 내가 몇 살 때부터 당했는데 7살 때 당했어 피고인 : 미안하다 오빠가 너한테는 할 말이 없다 피해자 : 6년 동안 이 상처 계속 몰고 왔는데 진짜 너무한 거 아냐? 이제 와서 사과하고 피고인 : 미안하다 진짜로... 너한테는 제대로 얘기도 안 했었지 내가 오빠가 잘못했다... 지금 오빠 들어가면 못 나와 D야 니가 지금까지 상처받았던 거 내가 어떻게 해 줘도 못 메꿀 수도 있겠지만 다른 방식으로 갚을 수 있게 해주라 피해자 : 내가 얼마나 심했는데 내가 상처받은 거 오빠는 모르잖아 힘들게 사는데 피고인 : 진짜 너희 둘한테는 내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오빠 좀 살아보자... 내가 도와주는 게 싫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 도와줄게 부탁한다 지금 이러면 진짜 오빠 앞이 없어 피해자 : 어떻게 해 주려고? 내 앞은 있을 거 같아? 오빠가 내 몸에 손대는 거 자체가 잘못이었는데 난 말도 못하고 벙어리 새끼마냥 계속 상처로 남기고 피고인 : 정말 미안했다... 진짜 앞으로는 다시는 말 안 나오게 해줄 수 있게 해줘라 자꾸 이러면 가족 진짜 다 흩어진다 진짜 잘못 살았었다 미안하다 D야 너한테 지금까지 한마디도 안하고 피해자 : 오빠 나는 오빠를 가족으로서 모르는 채 넘어갔어 피고인 : 미안해 내가 정말 너를 생각 안 했었다 미안하다 피해자 : 진짜 오빠는 좋을 줄 알았는데 나한테는 진짜 상처다 밖에서는 좋은 척하고 안에서는 이런 사람일 줄도 몰랐고 만약에 오빠가 이렇게 당했어도 이렇진 않았을 거 아냐 피고인 : 내가 정말 비정상적으로 살았었다 D야 나는 모르겠다 내가 대체 왜 그랬었는지 대체 뭐가 부족했는지 나는 그냥 내 인생 자체가 피해자 : 내 앞날이 보이던 그 때가 지금은 검고 내 순수했던 마음들은 검게 물들었고 피고인 : 미안해 D야 오빠 때문에 힘들었었지 내가 니 생각도 안하고 지금까지 니가 어떤 마음으로 나를 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내가 너무 무책임했구나 이제 앞으로 그럴 일이 없을 거고 더더욱 잘해줘서 언제가 됐든 니가 잊던 안 잊던 잘해줄게 정말 미안하다 피해자 : 나는 한 번 더 그런 일 있으면 신고할 거야 이번에만 넘어갈 거고 밖에선 아는 척 하지 마 오빠네 놀라오라고 하지 마 피고인 : 나는 니가 지금까지 정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몰랐다 미안하다 피해자 : 나는 우리 가족을 위해서 용서하는 거야 피고인 : 너한테 지금까지 아무 말도 안 해줘서 미안했다. 피해자 : 진짜 오빠가 차 타고 있을 때 나 봐도 연락하지 말고 아는 척 하지 말고 오빠네 놀러오라고 하지도 말고 그거 나랑 언니한테는 상처 있으니깐 |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성폭력 범행을 저지른 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문자메시지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로부터 불과 2~10일 후에 있었는데,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피고인 : '갑자기 잘 있다가 너까지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하겠니', '갑자기 왜 지금 와서 미안하다 D야', '오빠 안 그럴게 잘하잖아 요즘', 피해자 : '내가 가지고 온 상처들은 오빠가 어떻게 처리할 순 없잖아', '6년 동안 이 상처 계속 몰고 왔는데 진짜 너무한 거 아냐? 이제 와서 사과하고', '내가 얼마나 심했는데 내가 상처받은 거 오빠는 모르장아 힘들게 사는데', '나는 오빠를 가족으로서 모르는 채 넘어갔어'), 피해자가 불과 며칠 전에 일어난 성폭력 범행에 대하여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피고인 역시 최근 일어난 성폭력 범행에 대하여 사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위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2) B, M의 진술
피해자의 언니 B은 2018. 8. 8. 판시 상해 범행을 당한 직후 경찰에 '2012~2013년 피고인이 구강성교를 시켰고, 같은 시기에 피해자 역시 범행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신고하였고(증거기록 6쪽), 2018. 8. 23. 수사관과 통화를 하면서도 '피고인으로부터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 성추행을 당했고, 피해자가 당하는 것도 한, 두 번 보았다'고 진술하였다가 (증거기록 27, 28쪽), 이후 진술을 번복하여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전혀 없고, 피고인을 무고할 의사로 허위신고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친모 M은 2018. 8. 16. 수사관에게 '일을 조용히 처리하고 싶고, 가족들 모두 일이 더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주변 다른 사람에게 주홍글씨가 붙어 힘들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지역 자체가 좁아 그런 일들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되면 살 수 없어 더 이상 커지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증거기록 13쪽).
위와 같이 B, M이 한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종래 피해자에게 성폭력 범행을 저지른 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기는 한다. 그러나 M의 진술은 성폭력 범행사실을 인정한다기보다는 수사진행에 대한 입장을 피력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적지 않고, B의 번복 전 진술 역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와 상당한 괴리가 있으므로, 위 각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3) 소견서
N병원 의사 O은 2018. 9. 6. 피해자에 대하여 질검사를 한 결과 외음부 열상이나 출혈은 없었으나 처녀막 일부 손상이 확인된다는 소견서를 작성하였다(증거기록 329쪽).
그런데 처녀막 파열은 성교 외에도 운동, 외상 등에 의하여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바, 피해자에게 발생한 '처녀막 일부 손상'이 피고인과의 성관계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해당 손상이 언제 생긴 것인지도 명확하게 알 수 없으므로, 위 증거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재판장 판사 오세용
판사 이지웅
판사 유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