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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8. 18. 선고 2011후736 판결

[등록무효(상)][미간행]

판시사항

갑 외국회사가, 을 주식회사는 선사용상표 “ ”, “ ” 을 모방하여 임의로 “ ”를 상표등록 한 후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였다며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 등에 의해 상표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한 사안에서, 선사용상표가 등록상표 출원 시 이탈리아의 수요자 간에 특정인의 상표로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지 않았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회생채무자 주식회사 비엘라의 관리인 전은주 (소송대리인 특허법인 지명 담당변리사 김경옥 외 1인)

피고, 상고인

블루핀 에스. 피. 에이 (소송대리인 특허법인 다래 담당변리사 박승문 외 4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1977년경 이탈리아 디자이너 Anna Molinari 등에 의하여 설립되어 그때부터 ‘BLUMARINE’이라는 상표로 이탈리아 및 세계 여러 나라에 여성 의류 등을 제조·판매하여 왔고, 1995년경에는 위 ‘BLUMARINE’ 제품의 성공에 힘입어 20대 여성을 주된 소비층으로 삼아 위 ‘BLUMARINE’ 제품의 가격대를 낮춘 이른바 세컨드 브랜드(second brand)인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 “ ”, “ ”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하였으며, 그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매장 및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하여 ‘BLUMARINE’, ‘Anna Molinari’ 및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하여 의류, 신발, 가방 등의 패션제품을 제조·판매하여 오고 있는 사실, 2003년경 이탈리아에서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 제품 및 위 ‘BLUMARINE’ 제품 등을 함께 판매하는 매장은 약 286개에 이르고,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 제품의 이탈리아 내 연간 매출액은 도매가로 2002년에는 14,309,811유로(약 169억 원)인 것을 비롯하여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간 합계 41,751,733유로(약 570억 원)에 이르는 사실,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 제품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패션잡지인 Vogue, Bazaar, Elle, Allure, Glamour, Marie Claire, Grazia 등의 이탈리아판에 지속적으로 광고되었고, 2002. 9.경에는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쇼에 초대받은 사실,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 중 ‘ ’은 1995년경부터 세계 50여 개 국가에 상표등록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은 이탈리아 내에서 7년 이상 피고의 주된 브랜드인 ‘BLUMARINE’ 제품과 관련되어 함께 판매되는 등 위 ‘BLUMARINE’ 제품의 주지성에 힘입어 보다 용이하게 이탈리아의 수요자에게 인식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 제품을 판매하는 이탈리아 내 매장 수, 그 이탈리아 내의 도매가 매출액, 광고 정도 및 방법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 “ "(등록번호 제604774호)의 출원 시인 2003. 3. 19.경 이탈리아의 수요자 간에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이탈리아의 수요자 간에 특정인의 상표로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지 않다고 단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상표법(2007. 1. 3. 법률 제81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제12호 에서 말하는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상표’의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