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유포등)][미간행]
[1]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음란’의 개념 및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음란표현물인지 여부를 평가하는 방법
[2] 인터넷에 게재된 이른바 야설이 그 내용 및 표현방법에 비추어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음란표현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를 인터넷 서비스한 회사가 특정 통신사를 통한 음란성 유무에 관한 검수절차 및 청소년 접근 방지를 위한 성인인증절차 등의 조치를 취했다 하더라도 위 법률상 음란물유포죄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
[1]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3도4128 판결 (공2006상, 997)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도3558 판결 (공2008상, 537)
피고인 1외 1인
피고인들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각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 26. 법률 제82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고 한다) 제65조 제1항 제2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음란’이라 함은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말하는바 (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3도4128 판결 등 참조), 음란성에 관한 논의는 자연스럽게 형성·발전되어 온 사회 일반의 성적 도덕관념이나 윤리관념 및 문화적 사조와 직결되고 아울러 개인의 사생활이나 행복추구권 및 다양성과도 깊이 연관되는 문제로서 국가 형벌권이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개입하기에 적절한 분야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위 법리에 따라 특정 표현물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음란표현물이라고 하기 위하여는 그 표현물이 단순히 성적인 흥미에 관련되어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만으로는 부족하고, 사회통념에 비추어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하등의 문학적·예술적·사상적·과학적·의학적·교육적 가치를 지니지 아니한 것으로서, 과도하고도 노골적인 방법에 의하여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묘사함으로써 존중·보호되어야 할 인격체로서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왜곡한다고 볼 정도로 평가되는 것을 뜻한다고 할 것이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표현물 제작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그 전체적인 내용을 관찰하여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도3558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이른바 야설의 내용은 비정상적인 남녀관계를 설정하여 그들 사이의 성행위를 저속하고 천박한 느낌을 주는 의성어·의태어 등을 동원하여 지나치게 노골적·사실적·집중적으로 묘사하거나 등장하는 남녀의 나신을 선정적·자극적으로 묘사하고 있고,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전체적으로 관찰할 때, 오로지 독자의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여 남녀의 신체와 성 정체성, 성행위 등을 성적 쾌락의 대상과 수단에 불과한 것처럼 비하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인격체로서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왜곡하고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여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불쾌감을 느낄 정도에 이르렀고, 거기에 어떤 문학적·예술적·사상적·과학적·의학적·교육적 가치가 있는 등으로 성적 자극을 감소·완화시키는 요소를 전혀 발견할 수 없으므로, 이는 구법 제65조 제1항 제2호 에서 규정하는 ‘음란한 문언’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또는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음란’이라는 개념이 사회와 시대적 변화에 따라 변동하는 상대적이고도 유동적인 것이고, 그 시대에 있어서 사회의 풍속, 윤리, 종교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추상적인 것이어서, 구체적인 판단에 있어서는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정서를 그 판단의 규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고 할지라도, 이는 일정한 가치판단에 기초하여 정립할 수 있는 규범적인 개념이므로, ‘음란’이라는 개념을 정립하는 것은 물론, 구체적인 표현물의 음란성 여부도 종국적으로는 법원이 이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다( 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도2266 판결 등 참조).
피고인들이 이 사건 이른바 야설의 음란 여부에 대하여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성인소설 심의기준에 따라 자체적으로 심사를 하고, 에스케이텔레콤 또는 엘지텔레콤의 검수를 받았으며,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성인인증절차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청소년의 접근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이른바 야설의 음란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져야 한다거나 피고인들의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고인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 있어서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의 규정상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등의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