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보도게재][집39(1)민,36;공1991.3.1.(891),744]
가. 정기간행물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소정의 정정보도청구권이 원문보도의 내용이 허위임을 요건으로 하는지 여부(소극)
나. 정정보도청구를 함에 있어서 반박문인 정정보도의 내용이 진실임을 증명할 필요 유무(소극)
다. "전북도민이 국회의원의 발언에 대하여 지역감정을 개탄하였다"는 내용의 일간신문기사가 정기간행물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제1항 소정의 사실적 주장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라. 일간신문기사에 대하여 정정보도문의 게재를 청구할 정당한 이익이 있다고 본 사례
가. 정기간행물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소정의 정정보도청구권은 그 용어표현과는 달리 피해자가 원문보도에 대하여 주장하는 반박내용을 게재해 줄 것을 요구하는 권리에 불과하고 원문보도를 진실에 부합되게 시정보도해 줄 것을 요구하는 권리는 아니므로 정정보도청구권은 원문보도의 내용이 허위임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것으로서 진실에 부합되는 원문보도에 대하여도 정정보도청구가 인정될 수 있고 원문보도 내용이 공익에 관련된 경우라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나. 정정보도청구를 함에 있어 원문보도에 대한 반박문인 정정보도의 내용이 반드시 진실임을 증명할 필요가 없으나 다만 명백히 사실에 반하는 경우에는 정기간행물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제3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그 게재요구는 허용되지 않는다.
다. "전북도민들은 국회의원 갑의 발언을 지난 대통령선거당시 을장관의 싹쓸이 발언에 이은 '제2의 싹쓸이 발언'으로 간주하고 지역감정을 개탄하였다"는 내용의 일간신문기사는 갑의원의 발언에 대한 전북도민의 반응이라는 사실관계를 취재하여 보도한 내용이므로 정기간행물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제1항 소정의 사실적주장에 해당한다.
라. "다"항 기사 중에 지난 대통령선거당시의 을의 발언이 인용되어 있어서 원문보도에 대한 을의 개별적 연관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을이 지난 대통령선거당시의 을의 발언요지가 선거유세장에서의 폭력을 근절해야 한다는 취지로서 지역감정을 표출한 갑의원의 발언과는 전혀 다르므로 위 기사 중 을 관련부분은 진실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고 위와 같은 반박이 명백히 사실에 반한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면 을은 위 반박을 주장하는 정정보도문의 게재를 청구할 정당한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규효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동환
주식회사 동아일보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남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신청인의 부담으로 한다.
피신청인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언론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의 존립을 뒷받침하는 기본적 요소로서 최대한으로 보장되어야 함은 더 말할 나위도 없으나 언론의 보도가 개인의 인격적법익을 침해하는 내용인 경우에 여론형성에 미치는 언론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말미암아 그 개인이 입는 피해는 참으로 큰 것이므로 이른바 무기대등의 원칙에서 피해자인 개인에게도 신속하고 대등한 방어수단을 부여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취지에서 정기간행물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는 정기간행물에 공표된 사실적주장에 의하여 피해를 받은 자에게 일정한 요건하에 발행인 또는 편집인에 대하여 정정보도의 게재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다만 위 규정은 정정보도 청구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마치 정기간행물의 사실적 주장(이하 원문보도라 한다)이 허위임을 전제로 진실에 부합되게 시정보도해 줄 것을 요구하는 권리인 것처럼 오해하기 쉬우나, 만일 이와 같이 해석한다면 그 진실여부를 가리기 위한 사실조사에 얽매이게 되어 신속한 방어수단으로서의 의미가 상실될 뿐아니라 언론사로서도 정정보도청구가 있을 때마다 일일이 그 진실을 증명하여 대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되어 자칫 언론의 자유로운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으므로, 위 규정의 본래 취지가 피해자에게 신속하고 대등한 방법으로 원문보도에 대하여 반박할 기회를 주려는 데에 있음에 비추어 위 정정보도청구권은 그 용어표현과는 달리 피해자가 원문보도에 대하여 주장하는 반박내용을 게재해 줄 것을 요구하는 권리에 불과하고, 원문보도를 진실에 부합되게 시정보도해 줄 것을 요구하는 권리는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 당원 1986.1.28. 선고 85다카1973 판결 참조).
그러므로 이러한 정정보도청구권은 원문보도의 내용이 허위임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것으로서 진실에 부합되는 원문보도에 대하여도 정정보도청구가 인정될 수 있는 것이고, 또 원문보도에 대한 반박문인 정정보도의 내용도 반드시 진실임을 증명할 필요가 없으나 다만 명백히 사실에 반하는 경우에는 정기간행물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제3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그 게재요구는 허용되지 않는다.
2.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신청인은 그가 발행하는 1989.8.8.자 동아일보 제14면 기사란에 "제2싹쓸이 발언 분노의 소리"라는 제목과 "김용태의원발언 전북도민반응"이라는 소제목 아래 "국회예산결산위원장인 김용태의원이 당정예산관계자간담회에서 전라북도 90년도 예산에 관하여 특별대책을 세워 달라는 지구당위원장들의 요청에 대하여 '전원야당을 뽑았으니 뜨거운 꼴을 한번 보아야 할 것'이라고 전라북도에서의 총선패배에 대한 여권의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전남북지역에 무슨 사업을 하면 평민당이 생색을 낼 우려가 있다'. '지역개발이 그렇게 급하면 민정당후보를 좀 뽑아 줬어야 했을 것'이라고 말하였는데, 전북도민들은 이러한 김용태의원의 발언을 지난 대통령선거당시 이규효 전건설부장관의 싹쓸이 발언에 이은 '제2의 싹쓸이 발언'으로 간주하고 갈수록 골이 깊어지는 지역감정을 개탄하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하였다는 것이다.
우선 위 기사는 김용태의원의 발언에 대한 전북도민의 반응이라는 사실관계를 취재하여 보도한 내용이므로 정기간행물등록등에관한법률 제16조 제1항 소정의 사실적주장에 해당하고, 전북도민의 반응에 소론과 같은 평가적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여 그 반응을 보도한 위 기사까지도 평가 내지 의견진술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같은 취지에서 위 기사를 사실적 주장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며 이 점에서 소론과 같은 사실적 주장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또 위 기사 중에 지난 대통령선거당시의 신청인의 발언이 인용되어 있어서 원문보도에 대한 신청인의 개별적 연관성이 인정될 뿐아니라, 신청인은 지난 대통령선거당시의 신청인의 발언요지가 선거유세장에서의 폭력을 근절해야 한다는 취지로서 지역감정을 표출한 위 김용태의원의 발언과는 전혀 다르므로 위 기사 중 신청인 관련부분은 진실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고 기록상 위와 같은 반박이 명백히 사실에 반한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 신청인은 위 반박을 주장하는 정정보도문의 게재를 청구할 정당한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앞에서도 설시한 바와 같이 정정보도청구권은 원문보도의 진실여부를 가려서 그 시정을 요구하는 권리가 아니라 원문보도에 대한 피해자의 반박내용을 공표해 줄 것을 요구하는 권리에 불과하므로 원문보도가 허위임을 요하지 않으며 원문보도내용이 공익에 관련된 경우라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위와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정당한 이익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다만 원심판결의 이유설시 중에 선거에서의 폭력을 추방하라는 신청인의 발언이 이 사건 기사에 의하여 지역감정을 표출하는 발언으로 오도되어 신청인 개인에게 피해를 입힌 사실을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대목이 있음은 소론과 같으나, 정정보도청구는 원문보도가 진실에 반하는 것임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은 불필요한 대목으로서 판결 결론에 영향이 없는 설시라고 할 것이다.
결국 원심판결에 사실적 주장 및 정당한 이익에 관한 이유불비 및 법리오해와 채증법칙위반의 위법이 있다는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