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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다83298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1] 한국철도공사법 부칙(2003. 12. 31.) 제7조의 해석상 철도청장이 공무원 잔류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의사에 반하여 이들을 한국철도공사 직원으로 임용되도록 함으로써 공무원 신분을 상실하도록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법령 해석에 여러 견해가 있어 관계 공무원이 나름대로 신중을 다하여 합리적인 근거를 찾아 그 중 어느 한 견해를 따라 직무를 집행하였으나 결과적으로 법령의 부당집행이 된 경우, 당해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철도청장이 공무원 잔류를 희망하는 갑의 의사에 반하여 갑을 한국철도공사 직원으로 임용할 예정임을 밝히고 공무원 신분에서 당연퇴직한다고 통지한 사안에서, 한국철도공사법 부칙(2003. 12. 31.) 제7조가 다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철도청장이 갑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해석방법을 택한 것을 비난할 수 없음에도, 철도청장이 위 부칙 제7조를 잘못 해석한 데에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보아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2인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2003. 7. 29. 법률 제6955호로 제정된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은 철도산업을 ‘철도시설 부문’과 ‘철도운영 부문’으로 분리하여 철도시설은 국가가 소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철도시설의 건설 및 관리를 위하여 과거 철도청 및 고속철도건설공단의 관련조직을 통·폐합하여 특별법에 의하여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설립하고, 철도운영은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국가 외의 자가 영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철도운영 관련사업을 효율적으로 경영하기 위하여 철도청 및 고속철도건설공단의 관련조직을 전환하여 특별법에 의하여 한국철도공사(이하 ‘철도공사’라고 한다)를 설립하도록 규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같은 날 한국철도시설공단법이 제정되었고, 2003. 12. 31. 법률 제7052호로 한국철도공사법(이하 ‘법’이라고 한다)이 제정되었다. 한편 법 부칙 제7조는 철도청장은 소속 공무원 중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자와 철도공사의 직원으로 신분이 전환될 자를 확정하여 철도공사가 직원을 임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야 하고( 제1항), 철도공사 설립 당시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는 자와 한국철도시설공단법에 의하여 시설공단 직원으로 임용된 자를 제외한 철도청 직원은 철도공사의 직원으로 임용하며( 제2항), 철도공사의 직원으로 임용된 때에는 공무원 신분에서 퇴직한 것으로 본다( 제4항)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요지는, 법 부칙 제7조는 철도청장이 제1항에 의한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도 같은 조 제2항의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는 자’로 분류하지 않고 그 의사에 반하여 철도공사의 직원으로 임용되도록 함으로써 공무원 신분을 상실하도록 할 수 있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① 법 부칙 제7조 제1항은 철도청장이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자’와 ‘철도공사의 직원으로 신분이 전환될 자’를 분류하도록 하여 후자만이 철도공사 직원으로 임용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공무원 잔류를 희망했던 사람들도 철도공사 설립(2005. 1. 1.) 전까지는 공무원 잔류 의사를 철회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어 철도공사 설립일인 2005. 1. 1.이 되어야 최종적으로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할 사람들이 명확히 확정되는 관계로 법 부칙 제7조 제2항은 같은 조 제1항과 달리 ‘철도공사 설립 당시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는 자’라고 규정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근거로 공무원 잔류를 희망하더라도 국가에 의하여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는 자’로 분류되지 않으면 그 의사에 반하여 철도공사 직원으로 임용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운 점, ② 법이나 그 시행령 어디에도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자’ 중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는 자’를 분류하는 기준이나 절차에 관한 규정을 발견할 수 없고, 그러한 분류가 이루어지지도 않았으므로, 이는 철도청 직원 중 공무원 잔류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철도청과 그 소속 기관 직제가 폐지되더라도 당연히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 점(만약 임용권자가 이들을 직권면직하여 공무원 신분을 상실시키기 위해서는, 국가공무원법 제70조 에 의하여 미리 관할 징계위원회의 의견을 듣고, 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임용형태·업무실적·직무수행능력·징계처분사실 등을 고려한 면직기준을 정한 후 면직대상자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③ 법 부칙 제7조 제2항은 “……으로 임용된 자를 제외한 철도청 직원은 철도공사의 직원으로 임용한다”는 규정 형식을 취하고 있는바, 이는 문언상 철도공사가 철도청 직원 중 철도공사 직원으로 임용될 것을 희망하는 사람의 임용을 거부할 수 없음을 의미할 뿐이고, 철도청 직원 중 공무원 잔류를 희망하는 사람들도 그 의사에 반하여 철도공사와 사이에 고용계약이 성립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위 주장과 같이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 헌법재판소 2007. 7. 26. 선고 2005헌마350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서 관계 법규를 알지 못하거나 필요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여 법규의 해석을 그르쳐 잘못된 행정처분을 하였다면 그가 법률전문가가 아닌 행정직 공무원이라고 하여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으나, 법령에 대한 해석이 그 문언 자체만으로는 명백하지 아니하여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는 데다가 이에 대한 선례나 학설, 판례 등도 귀일된 바 없어 의의(의의)가 없을 수 없는 경우에 관계 공무원이 그 나름대로 신중을 다하여 합리적인 근거를 찾아 그 중 어느 한 견해를 따라 내린 해석이 후에 대법원이 내린 입장과 같지 않아 결과적으로 잘못된 해석에 돌아가고, 이에 따른 처리가 역시 결과적으로 위법하게 되어 그 법령의 부당집행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처리방법 이상의 것을 성실한 평균적 공무원에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까지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 (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5다32747 판결 , 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2다31018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법 부칙 제7조의 해석상 철도청장에게는 공무원 잔류희망자들의 의사에 반하여 이들을 퇴직시키거나 철도공사의 직원으로 임용하도록 할 권한이 없음에도, 철도청장이 망인의 의사에 반하여 망인을 철도공사 직원으로 임용할 예정임을 밝히고 당연퇴직 통지를 한 것은 위법하고, 나아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귀책사유도 있다고 하여 피고는 그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먼저, 법 부칙 제7조의 규정에 의하더라도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 그 의사에 따라 계속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다거나 철도청장이 이들을 철도공사 직원으로 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자’의 처리방안에 관하여도 아무런 규정이 없고, 더욱이 법 부칙 제7조 제2항은 제1항과 달리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는 자’를 제외한 철도청 직원을 철도공사의 직원으로 임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자’ 중에서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는 자’를 선별할 수 있는 것처럼 해석할 여지를 두고 있으므로, 그 문언상의 의미가 반드시 명확하다고 하기 어렵다.

여기에다가 망인 등이 법 부칙 제7조 제4항에 관하여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건설교통부장관도 “ 법 부칙 제7조는 인력수급상황·철도공사의 사정 등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여 적정한 인력배분을 하되 철도청 공무원 개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라는 취지이므로, 현실적 여건상 불가피한 경우, 즉 공무원 잔류희망자가 법 부칙 제7조 제2항의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는 자’로 분류되지 못하면 철도공사 직원으로 전환되고 같은 조 제4항에 의하여 공무원 신분에서 퇴직 간주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점(갑 제6호증), 망인 등이 제기한 소청사건에서 중앙인사위원회 소청심사위원회도 같은 견해를 전제로 소청을 각하한 점(갑 제5호증) 등에 비추어 보면, 법 부칙 제7조의 해석이 일의적이 아님은 더욱 뚜렷하고, 나아가 상급관청인 건설교통부장관 및 공무원 인사행정을 총괄하는 중앙인사위원회에서 법 부칙 제7조를 위와 같이 해석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철도청장에게 그와 달리 해석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철도청장이 망인 등의 공무원 잔류의사에도 불구하고 망인 등을 철도공사 직원으로 임용되도록 하고 결과적으로 공무원에서 당연퇴직한 것으로 처리한 이유는, 만약 망인 등의 의사대로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게 하더라도 철도청 직제의 폐지로 인하여 망인 등은 과원이 될 것이 명백하고, 그 경우 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1항 제3호 에 의하여 직권면직될 가능성이 크므로, 그로 인한 불이익을 막기 위한 의도에서라고 할 것이어서, 철도청장이 법 부칙 제7조를 해석·적용함에 있어서 그 중 망인 등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해석방법을 택한 것을 비난하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철도청장이 법 부칙 제7조를 잘못 해석한 데에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국가배상책임에 있어서 공무원의 직무상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