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심야에 남자친구인 D의 폭행을 피하기 위하여 음주운전을 하였으므로, 피고인의 음주운전은 긴급피난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남자친구인 D으로부터 뺨을 맞고 목이 졸리는 폭행을 당하자 차량 안으로 들어가 차문을 잠그고 음주상태로 운전하게 된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로 상당하며, 긴급하고 불가피한 수단이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긴급피난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야간의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하여 피난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① 비록 피고인이 D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시점이 야간이고, 당시 주위에 사람들이 없었으며, D에게 휴대폰을 빼앗겨 피고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 장소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골목길로 다른 사람을 통한 구조의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고, 피고인이 차량 안으로 피신하여 D의 폭행이 일단 종료되었으며, 그 이후로 D이 차량을 손괴하면서 차량에 침입하려는 시도를 한 것도 아니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피고인이 차량 안에 그대로 머무름으로써 D의 폭행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은 당시 상당히 술에 취한 상태였으므로, 골목길에서 차량을 운전할 경우 음주운전으로 인해 보행자가 다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