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피고인의 항소이유(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이 사건 스키장 호스(Horse) 코스에서 정상적으로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가고 있었는데, 시작 지점에서 약 20~30m 지난 곳에서 피해자가 일명 ‘지뢰’처럼 거의 멈추다시피 서 있다가 갑자기 스키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 피고인 앞쪽으로 끼어들었고, 이에 깜짝 놀란 피고인이 최선을 다해 피하려고 노력하였음에도 피고인의 보드와 피해자의 스키가 살짝 부딪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피해자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피고인은 2~3m 날아가 앞으로 밀리며 넘어지게 된 것인바,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피해자와 같이 피고인의 진행 방향 앞으로 갑자기 방향을 틀어버리는 경우까지 예상하여 사고예방을 위한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검사의 항소이유(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은 전방 및 좌우를 잘 살피고 스노보드의 방향 및 속도를 잘 조절하면서 피해자와 충돌을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해태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① 슬로프의 상단부에서 하단부로 활강 방향이 진행되는 스키장의 상부에서 내려오는 사람에게는 자신보다 아래에서 활강하는 사람의 동정을 살피고 그와의 접촉 내지 충돌을 회피하기 위하여 속도나 진로 등을 선택하여 활주할 주의의무가 있다.

②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C스키장의 슬로프는 슬로프의 경사 및 코스의 난이도에 따라 초급, 중급, 상급, 최상급으로 나뉘어져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