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

이 사건의 여러 양형조건들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의 모친을 통하여 피해자에게 피해를 배상함에 따라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점, 동종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없고 실형으로 형사처벌받은 전력도 없는 점, 피고인의 모친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간곡히 탄원하고 있는 점, 가족들과의 유대관계가 양호한 점, 두 번 다시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한편,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피고인은 당심에서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질환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일 뿐이므로 계획적 범행이 아니라 우발적 범행이라는 취지로 변소하지만, 경찰 조사 시, “나는 이 사건 당시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피해자를 발견하고 범행을 하기 위하여 바지 뒷주머니에 있던 마스크를 착용하고 과도를 꺼내 든 다음, 현금자동지급기 점포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범행 이후 현장을 이탈한 뒤, 모자를 꺼내 착용하고, 과도는 허리띠에 꽂았으며, 마스크는 벗어 바지 뒷주머니에 넣었고, 이후 택시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는 점(증거기록 135~136쪽)에다가, 이 사건 증거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범행 경위 및 수법, 그 당시의 구체적 정황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의 위 변소는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심야에 현금자동지급기에서 혼자 현금을 인출하는 50대 여성인 피해자를 상대로 과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