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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3056 판결

[공사금][공1992.2.1.(913),490]

판시사항

가. 도급인의 하자보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이 수급인의 보수지급청구권과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지 여부(적극)

나. 도급인이 완성되어 인도받은 목적물에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하자보수나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바로 보수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다. 도급인의 하자보수청구의 요건 및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이를 이유로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보수액의 범위

라. 수급인의 보수지급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하자보수청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석명권의 행사를 게을리한 채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도급계약에 있어서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하여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그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바, 이들 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인의 보수지급청구권과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

나. 도급인이 인도받은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것만을 이유로, 하자의 보수나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막바로 보수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

다. 도급인이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려면 그 하자가 중요한 경우이거나 중요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지 아니할 경우이어야 하고, 도급인이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수급인이 그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그 손해배상의 액에 상응하는 보수의 액에 관하여만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을 뿐, 그 나머지 액의 보수에 관하여는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라. 도급인이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것을 이유로 보수의 지급을 거절하기 위하여는, 먼저 그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인지 또는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아울러 청구하는 것인지부터 명료하게 해야 하는데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수급인의 보수지급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하자보수청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석명권의 행사를 게을리한 채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호영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 제3점 및 제4점에 대하여 함께 판단한다.

1.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이유와 원심판결에 기재된 이유를 합쳐보면, 원심은 원고가 1988.4.27. 피고와 간에 피고소유의 대지 상에 이 사건 건물을 공사대금 27,600,000원에 건축하기로 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10.7. 위 건물을 완공한 뒤 피고에게 인도한 사실, 피고가 위 공사대금 중 금 5,590,000원을 아직까지 지급하지 않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건물의 지붕 및 벽면에 누수가 심하고 타일 및 바닥공사가 부실하며 현관문이 부착되지 않는 등 그 보수공사비용으로 금 10,536,900원이 들 정도로 하자가 심하므로 원고가 이를 보수하여 주기 전에는 위 공사잔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건축공사 도급계약에 있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인의 공사대금지급의무와 수급인의 하자보수 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전제하고 나서, 이 사건 건물을 완공한 후 1년도 지나기 전에 천정과 벽에 심한 누수현상이 나타나고 욕조의 타일이 떨어져 나갔으며 벽면 곳곳에 균열이 생기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수리하는 데에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되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가 위 하자를 보수해 줄 때까지 원고에 대하여 위 공사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어서 원고가 하자보수공사를 해주려고 하였으나 피고측의 반대로 그 공사를 하지 못한 것이라는 원고의 재항변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피고가 위 건물의 1층 스라브난간, 보일러실 내외벽, 전면벽, 작은방벽, 주방벽 등에 물이 새고 벽면 곳곳에 균열이 생기는 등 중요한 하자가 발생하자 원고에게 이를 고쳐달라고 요구하였던바, 원고가 이를 보통 있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저 목수를 보내어 대충 고쳐주었을 뿐이고 그 이후에도 위의 하자가 보수되지 아니하여 원고에게 제대로 고쳐달라고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여전히 그 하자가 경미한 것이어서 간단히 조치하면 된다고 하면서 목수. 미장공 등을 보내었던것이기 때문에 피고로서는 원고의 이런 태도로 보아 위 건물의 하자가 피고의 요구대로 제대로 보수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그 보수를 반대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보수공사를 하지 아니한 책임이 피고에게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한 끝에, 원고의 이 사건 도급보수지급청구를 전부 기각하였다.

2. 도급계약에 있어서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하여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민법 제667조 제1항 ), 그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바( 같은 조 제2항 ), 이들 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인의 보수지급청구권과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음은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다 ( 같은 조 제3항 , 당원 1987.9.22.선고 85다카2263판결 ; 1989.12.12.선고 88다카18788판결 등 참조).

그러나 도급인이 인도받은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것만을 이유로, 하자의 보수나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막바로 보수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는 것인바 ( 당원 1965.4.6. 선고 64다1802 판결 참조), 도급인이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려면 그 하자가 중요한 경우이거나, 중요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지 아니할 경우이어야 하고( 같은 조 제1항 단서), 도급인이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수급인이 그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그 손해배상의 액에 상응하는 보수의 액에 관하여만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을 뿐, 그 나머지 액의 보수에 관하여는 지급을 거절할 수 없는 것이므로 ( 당원 1990.5.22. 선고 90다카230 판결 참조), 도급인이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것을 이유로 삼아 보수의 지급을 거절하기 위하여서는 먼저, 그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인지, 또는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아울러 청구하는 것인지를 명료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은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관한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판단하고 있으나, 원고가 하자를 보수하려고 하는 것에 피고가 반대하였음은 원심도 인정하고 있는 바이므로(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볼 때, 피고가 원고의 하자보수를 거부한 이유가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발견할 수 없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피고가 원고의 하자보수를 거부하고 있음은 명백하다), 피고가 이 사건 변론에서도 여전히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있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고 있는 것인지, 그런 것이 아니라 원고의 하자보수를 거부하고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는 것인지, 그 태도가 반드시 분명하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먼저 피고에게 이 점을 석명하도록 한 다음, 만일 피고가 여전히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고 있는 것이라면, 보수하여야 할 하자의 종류와 정도를 특정함과 아울러 그 하자를 보수하는 적당한 방법과 그 보수에 요할 비용 등에 관하여 심리하여 봄으로써(원고의 주장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서 이 사건 건물에 있는 하자가 중요한 것인지, 또는 그 하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더라도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지 않는 것인지의 여부도 가려보아야 할 것이다), 과연 이 사건 건물에 있는 하자가 그 보수에 요할 비용 등에 비추어 신의칙상 보수지급청구를 전부 거절할 만한 정도의 것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고, 만일 피고가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자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는 것이라면, 원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액을 확정함으로써 원고의 보수지급청구권의 액과 비교하여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인정되는 범위를 밝혀 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건물의 하자를 수리하는 데에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는 막연한 이유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도급보수지급청구를 전부 기각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도급계약에 있어서의 하자보수청구권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석명권의 행사를 게을리한 채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들은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원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김용준

심급 사건
-대구지방법원 1991.8.14.선고 90나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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