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의 물품에 대한 대금을 편취할 범의로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물품을 공급받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공소사실 기재 공사를 하면서 여러 업체로부터 공사에 필요한 설비를 납품받아 공사를 진행하던 중 공사 초기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시작되었으나 공사 초중반에 납품계약을 체결한 업체에게 지급할 납품대금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모든 대금을 지급하였지만, 이로 인하여 피해자와 같이 막바지 공사에 참여한 업체들에게 지급할 납품대금은 계약 당시부터 이미 부족하게 되었고, 위와 같이 피해자에게 지급할 납품대금의 부족액은 공사 준공시 도급인인 세움종합건설과 정산하여 공사대금을 받아 지급할 예정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수사기록 제82쪽), 이러한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계약 당시 이미 자금난을 겪고 있던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이러한 자금사정에 관하여 계약 당시 피해자에게 정확하게 알려주지는 않았던 점(수사기록 제83쪽), ③ 피고인도 자력으로는 피해자에게 지급할 납품대금을 해결할 수 없었고, 다만 당시 함께 진행중이던 다른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었더라면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지급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