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원심의 형(징역 18년, 몰수)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전처인 피해자의 외도를 의심하며 추궁하던 중 화가 나 피해자를 여러 차례 칼로 찔러 살해한 것이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며 나름대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고인은 다소 충동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에게는 아무런 전과도 없다.
이 법원에 이르러 피해자의 유족인 피해자의 자녀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피고인은 약 30년 간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나름대로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저지름으로써 피해자의 소중한 생명을 박탈하였다.
사람의 생명은 고귀하고, 이 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인간 존재의 근원이며, 한 번 침해당하면 그 피해를 결코 회복할 수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피고인은 집에서 도망가는 피해자를 붙잡아 다시 집으로 끌고 온 후 피해자를 칼로 여러 차례 찔렀고, 피해자의 목을 조르기도 하였으며, 피해자를 찌르던 칼날이 부러지자 주방에서 다른 칼을 가져 와 피해자를 계속 찔렀고, 피고인이 찌른 칼은 피해자의 배를 뚫고 간과 췌장을 관통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치명상을 입혔는바, 그 범행 방법이 매우 잔혹하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을 당할 당시 극도의 공포감과 고통을 느꼈을 것이다.
피해자는 평소에도 피고인으로부터 외도를 한다고 의심을 받으면서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