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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3도15113 판결

[공직선거법위반·국가공무원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에 정한 ‘선거운동’의 의미 및 구체적인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최춘식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에 정한 선거운동은 특정 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단순히 장래의 선거운동을 위한 내부적·절차적인 준비행위에 해당하는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나 통상적인 정당활동과는 구별되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9도445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공무원인 피고인이 제18대 대통령선거와 관련하여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 및 그 후보를 반대하고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 내용의 트윗글을 작성하여 게시하거나, 위와 같은 내용이 담긴 다른 사람들의 트윗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하여 게시하고, 또는 다른 사람들의 트윗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한 후 이에 관한 자신의 반박이나 동조의 의견을 담은 트윗글을 작성하여 게시함으로써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함과 동시에 국가공무원법이 금지하는 정치운동을 하였다는 취지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제로, ① 피고인이 게시한 새누리당과 그 후보를 반대하는 내용의 트윗글 및 리트윗글이 1,000여 회 이상이고, ② 그 반대되는 취지로 보이는 트윗글이나 리트윗글도 있으나 이는 부수적일 뿐 그 대부분은 새누리당과 그 후보에 대한 비난으로 일관되며, ③ 그와 같은 트윗글 등이 단순한 의견표명을 넘어 특정 후보에 대하여 상당한 수준의 비난에 해당한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제1심 판결문 별지 1, 2 범죄일람표 기재 피고인의 각 트윗글 및 리트윗글 게시 행위가 선거운동과 정치운동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원심은 제1심 판결문 별지 1, 2 범죄일람표 기재 각 트윗글 및 리트윗글이 기본적으로 각각 선거운동에 해당하고, 그 범의의 단일성 등에 비추어 그 각각의 범행이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는 것인데, 포괄일죄를 구성하는 개별 행위도 원칙적으로 각각 그 범죄의 구성요건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각각의 트윗글 및 리트윗글의 게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려면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제반 사정을 객관적으로 살펴보아 그것이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여야 하고, 제반 사정에 의하더라도 그러한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트윗글 등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피고인의 주관적인 의사만으로 그러한 트윗글 등도 모두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나. 그런데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제1심 판결문 별지 1, 2 범죄일람표에 적시되어 있는 피고인의 트윗글 및 리트윗글 중에는, ① “난 근무중인데. 뉴스 모니터링을 해야되는데. SBS는 19시에 해버렸고 죄다 토론회 생방ㅋㅋ” 등과 같이 그 글 자체로는 의미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글, ② “그니깐 전문가들이 말하지 않습니까. 매년 일어나는 녹조가 4대강 사업으로 정도가 더 심해졌으니 보를 개방하자구요. 일을 못하는게 아니라 일부러 안하는 듯 보이지 않습니까.” 또는 “임기내 완공이라는 목표를 잡지 않았다면 청계천도 사대강도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겁니다. 무슨일이든 지나치게 서두르면 졸속이 되고, 졸속은 당장에나 나중에나 사고를 낳습니다.”라는 리트윗글에 대하여 “저 내용이 공감이 간다. 아마 각자가 생각한 청계천과 사대강을 가지고 투표를 했겠지만 현실은 어떤가. 더욱 큰 문제는 많은 이들이 그 현실을 믿으려들지 않는 것이다. 자기의 선택이 옳아야만 한다는 당위의 착각에 빠져서는”이라는 트윗글을 작성하여 동조의 의사를 나타낸 것 등과 같이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보수 및 진보에 대한 정치적 견해로 보일 뿐 직접적으로 선거와 관련하여 특정 후보자를 지지·반대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글, ③ “문득 생각나는 울아빠 명언 한나라나 민주나 거기서 거기…” 등과 같이 선거와 관련된 글이기는 하나, 특정 후보자에 대한 당선 또는 낙선 목적의 지지·반대 의사가 명백하다고 보기 어려운 글, ④ “검증이 끝났고, 대통령이 되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한 박근혜와 아직까지도 출마를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안철수… 답은 나와 있다!” 등과 같이 오히려 검찰의 기소 취지와 달리 새누리당 및 그 후보를 지지하는 리트윗글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 횟수 또한 적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이 예시한 트윗글과 리트윗글 게시 행위가 어떤 근거에서 새누리당과 그 후보자를 반대하는 취지의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트윗글 및 리트윗글의 구체적 내용과 전후 맥락 등 그 종합적인 사정을 세밀하게 심리하여 각각의 글이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다하지 아니하고, 원심 스스로도 부수적이거나 반대되는 취지라고 본 위와 같은 트윗글 등을 앞서 든 사정만을 근거로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선거운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고, 이러한 부분은 공소사실의 나머지 부분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고영한 김소영(주심) 이기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