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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8. 27. 선고 93도403 판결

[도시계획법위반][공1993.10.15.(954),2685]

판시사항

도시계획법 제21조 제2항 소정의 토지 형질변경의 의미 및 그 해당 요건

판결요지

토지의 형질변경이라 함은 절토, 성토 또는 정지 등으로 토지의 형상을 변경하는 행위와 공유수면의 매립을 뜻하는 것으로서, 토지의 형질을 외형상으로 사실상 변경시킬 것과 그 변경으로 말미암아 원상회복이 어려운 상태에 있을 것을 요한다.

피 고 인

A

상 고 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밭의 흙을 평평하게 돋우고 그 위에 비닐하우스를 건립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의 위 행위가 도시계획법 제21조 제2항 의 규정에 의하여 금지되는 토지의 형질변경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토지의 형질변경이라 함은 절토, 성토 또는 정지 등으로 토지의 형상을 변경하는 행위와 공유수면의 매립을 뜻하는 것으로서, 토지의 형질을 외형상으로 사실상 변경시킬 것 ( 당원 1992.11.27. 선고 92도1477 판결 참조) 과 그 변경으로 말미암아 원상회복이 어려운 상태에 있을 것 ( 당원 1991.11.26. 선고 91도2234 판결 참조)을 요한다 할 것인바, 피고인의 행위가 과연 위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살펴본다.

우선 원심이 채택한 증거만으로서는 피고인이 밭의 흙을 평평하게 돋운 사실부터가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수사기록 7면에 편철된 현장사진의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밭에 건립한 비닐하우스의 바닥이 평평하게 되어 있고 그 바닥 부분이 그 밭의 다른 부분보다 약간 높아 보이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위 바닥이 평평한 것은 밭의 고랑을 메운 것에 지나지 않고 그 높아진 정도도 아주 미미하며 그나마 외부의 흙이 성토되어 높아진 것이 아니라 배수를 위하여 비닐하우스 언저리의 흙을 긁어 내는 바람에 높이의 차이가 나게 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아니하는바, 이와 같은 사실관계만으로는 앞에서 본 토지의 형질변경의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밭의 형질을 변경하였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밭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는 행위나 그 안에 달팽이 양식용 플라스틱통을 적치한 행위를 가리켜 토지의 형질변경의 한 형태로 볼 수도 없다.

또한 원심은 피고인이 서초구청으로부터 위 밭의 원상복구 지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에 불응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를 토지 형질변경에 대한 관계행정청의 시정조치에 불응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는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토지 형질변경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한 이상 그 시정조치에 대한 불응이란 있을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그 범죄의 증명이 없거나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토지의 형질변경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므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가 포함된 논지는 이유가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우만(재판장) 김상원 윤영철 박만호(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