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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4. 29. 선고 90다14959 판결

[대여금][공1991.6.1,(897),1344]

판시사항

대여금청구사건에서 피고의 변제항변에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원고명의의 피고에 대한 차용증과 가옥매도증서에 대하여 원고가 성립을 부인하자 이에 관한 증인의 증언만으로는 그 진정성립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하여 그 증거능력을 부인한 원심판결에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위반의 위법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대여금청구사건에서 피고의 변제항변에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원고 명의의 피고에 대한 차용증과 가옥매도증서에 대하여 원고가 성립을 부인하자 이에 관한 증인의 증언만으로는 그 진정성립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하여 그 증거능력을 부인한 원심판결에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위반의 위법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정기덕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건호

피고, 상고인

정진영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종태

주문

1. 원심판결 중 피고 정진영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2. 피고 심국현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가 기각된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위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심은, 원고가 1980.11.25. 피고들과 제1심공동피고 엄규학 등 3인에게 각 금 4,000,000원씩을 이자는 월 2푼, 변제기는 1980.12.25.로 정하여 대여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정진영은 1982.6.13. 위 차용원리금을 모두 변제하였고, 피고 심국현은 1981.8.18. 위 차용원리금을 모두 변제하였다는, 피고들의 항변에 부합되는 증거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변제의 항변을 배척하였는 바, 특히 피고 정진영이 제출한 을 제2호증의 1, 2와 을 제3호증에 관하여, “위 문서들이 이 사건 대여금과 관련된 원고와 소외 화진운수주식회사 사이의 매매대금청구사건이나 위 피고의 처인 소외 장영숙이 원고부부를 상대로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한 형사사건에서 제출되거나 언급된 사실이 없다가 이사건 항소심에 이르러 비로소 제출되었고, 피고 정진영이 1982.10.23. 이래 위 차용증에 관련된 대여금채권을 행사한 아무런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당심증인 손영수의 증언만으로는그 진정성립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그 진정성립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그 증거능력을 부인하였다.

2. 피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피고 정진영에 관한 부분)에 대한 판단.

기록에 의하면 (i) 피고들소송대리인이 원심의 제4차변론기일(1990.8.24. 10:00)에서 을 제2호증의 1, 2와 을 제3호증을 제출하자, 원고 소송대리인이 원심의 제5차변론기일(1990.9.7. 10:00)에서 위 서증들의 성립을 부인하였는 바, (ii) 을 제2호증의 1, 2는 각기 차용증 으로 원고가 피고 정진영으로부터 1982.10.23.과 1984.7.23.에 각 금 3,000,000과 금 6,000,000원을 차용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을 제3호증은 가옥매도증서로 원고가 1985.2.27. 사내면 사창2리 1반소재 목조 스레이트 가옥(현재 길다방)을 1984.7.23. 차용한 금 6,000,000원에 피고 정진영에게 매도하며 인감증명을 첨부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며, 을 제2호증의 2와 을 제3호증에는 원고의 성명이 기재되어 있고, 그 옆에는 비교적 정교하게 새겨진 원고 명의의 인장이 찍혀 있는데, (iii) 원심증인 손영수는 원심의 제6차변론기일(1990.9.28. 14:00)에서 을 제2호증의 1은 원고가 자필로 작성하여 피고 정진영에게 교부한 것으로서 원고가 서울다방에서 작성하는 것을 보았고, 을 제2호증의 2와 을 제3호증은 원고가 작성하는 것을 보지는 않았지만, 피고 정진영으로부터 자기가 원고에게 금 6,000,000원을 추가로 빌려주고 빌려준 원금 합계 금 9,000,000원)과 이자를 전혀 받지 못하여 나중에 빌려준 금 6,000,000원 대신 다방건물을 넘겨 받았다는 말을 들은 사실이 있는데, 그 말과 내용이 일치되는 서류로서 피고 정진영이 원고로부터 교부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iv) 얼른 보아 을 제2호증의 1, 2와을 제3호증은 모두 같은 사람이 같은 필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 정진영은 일관하여 모두 원고가 자필로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단지 진정성립을 부인만 하고 있을 뿐더러, (v) 증인 손영수의 위와 같은 증언과 상반되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는 한편, (vi) 더욱이 을 제2호증의 2와 을 제3호증에 찍혀 있는 원고 명의의 인영은 피고들 소송대리인이 상고이유서에 첨부하여 제출한 원고의 인감증명서(1985.7.26.발급된 것으로 용도가 부동산매도용, 매수인이 정진영으로 각 기재되어 있다)의 사본에 찍혀 있는 원고의 인감인영과 같은 것으로 보이고, 또 위 상고이유서에 첨부하여 제출된 건축물취득신고 및 자진납부세액계산서(사내면사무소에 비치된 것으로 부면장의 결재인이 찍혀있다)의 사본과 건축물대장의 사본에는, 피고 정진영이 1985.2.27. 원고 소유의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457의2 지상 목조 스레이트 음식점(다방) 건물(47.75평방미터)을 매수하였음을 과세원인으로 하여, 1985.7.31. 취득세 금 120,000원(과세표준액 금6,000,000원과 가산세 금 24,000원을 자진신고 납부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음과 아울러, 건축물관리대장에는 1985.2.27. 매매를 원인으로 하여 소유자가 원고로부터 피고 정진영으로 변경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을 제2호증의 1, 2와 을 제3호증이 원고가 작성한 것으로서 각 그 기재내용이 진정한 것이라면, 원고는 피고 정진영에 대한 자신의 채권(금 4,000,000원)을 변제받지도 못한 상태에서 위 피고로부터 돈을 합계 금 9,000,000원이나 차용하고 그 채무의 변제를 위하여 자기소유의 부동산을 위 피고에게 양도란 셈이 되어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각 서증들은 위 피고의 변제항변사실을 인정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도 있는 것인 바,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앞서 1.항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서증들의 진정성립에 관한 증인 손영수의 증언을 가벼이 배척할 것이 아니라, 원고에 대하여 위 각 서증들에 나타난 필적이 그의 필적과 유사한 것인지의 여부와 위 서증들에 찍혀 있는 원고 명의의 인영이 원고의 인감에 의하여 찍혀진 것인지의 여부 및 을제3호증에 기재된 바와 같이 실제로 원고의 인감증명서가 피고에게 교부된 일이 있는지의 여부, 또 건축물관리대장에 원고 소유 가옥의 소유권이 위 피고에게 이전된 것으로 등재된 일이 있는지의 여부 등을 자세히 따져 보았어야 함은 물론, 을 제2호증의 2와 을 제3호증에 찍혀 있는 원고 명의의 인영부분이 진정하게 성립한 것인지의 여부를 석명한 다음, 그 결과에 따라 당사자로 하여금 필적이나 인영의 대조에 의하여 위 서증들의 진부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의 방법으로, 위 서증들의 진부에 대한 심리를 더 하여 보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여 보지도 아니한 채 가벼이 증인 손영수의 증언을 배척하고 위 서증들의 증거능력을 부인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 고 보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같은 상고이유 제2점(피고 심국현에 관한 부분)에 대한 판단.

위 피고의 변제의 항변에 부합되는 증거들을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원심판결이 설시한 증거관계에 비추어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는 결국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판단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정진영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는 한편, 피고 심국현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위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김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