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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8다1477 판결

[채무부존재확인][미간행]

판시사항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지에 관한 조건을 제시한 경우 그 조건에 관한 합의까지 이루어져야 합의해지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원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영선)

피고, 피상고인

서울메트로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경수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고는 상고이유로서 이 사건 부제소합의가 강행법규인 민법 제398조 제2항 의 적용을 사전에 배제하는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하나, 이는 상고심에 이르러 처음 제기된 주장일 뿐 아니라, 원심판결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민법 제398조 제2항 에 의하여 손해배상예정액을 감액할 만한 사유도 보이지 않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이 사건 부제소합의가 광고료 체납 등 원고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광고대행계약이 해지되는 경우만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볼 증거가 없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의 사업권반납 등 계약불이행을 사유로 2006. 9. 8. 이 사건 광고대행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였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귀책사유 없이 이루어진 피고의 위 계약해지에는 이 사건 부제소합의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 사건 부제소합의의 경위와 내용에 관하여 제출된 증거(을 제5호증의 2, 을 제7, 8호증)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부제소합의가 광고료 체납 등 원고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광고대행계약이 해지될 경우만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는 원심의 판단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원심의 위 가정적 판단이 정당함은 아래의 제3항에서 보는 바와 같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이 판결에 미친 영향은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계약이 합의해지되기 위하여는 일반적으로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계약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요건으로 하는바, 이와 같은 합의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쌍방 당사자의 표시행위에 나타난 의사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일치하여야 하므로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지에 관한 조건을 제시한 경우 그 조건에 관한 합의까지 이루어져야 합의해지가 성립된다 (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43044 판결 , 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5다21647, 21654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06. 8. 2. 피고에게 광고수주의 어려움으로 인한 누적적자의 증가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광고대행계약에 따른 사업권을 반납하고자 한다고 통지한 것을 원고의 주장과 같이 그 합의해지에 관한 청약의 의사표시로 본다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피고가 2006. 9. 8. 원고에게 보낸 계약해지의 통지는 원고의 위 사업권반납에 따른 계약불이행을 사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이에 따라 계약보증금을 피고에게 귀속시키겠다는 내용이고 원고는 피고가 위 통지에서 밝힌 원고의 계약불이행 및 계약보증금 귀속을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객관적으로 그 해지의 조건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합의해지의 성립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사업권반납을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불이행이라고 보고 이를 사유로 한 피고의 위 계약해지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그리고 원고는 위 사업권반납의 통지로써 미리 이 사건 광고대행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그 이행을 최고함이 없이 위 계약을 해지하였다고 하여 그 해지가 위법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원심의 판단에 해지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게 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김영란(주심) 이홍훈 차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