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무효확인][미간행]
영업의 일부양도가 있는 경우 근로관계의 승계를 거부하는 근로자의 근로관계도 양수인에게 승계되는지 여부(소극) 및 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 양도인이 정리해고로서의 정당한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원고 1외 8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병길)
주식회사 경주관광개발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의 사실인정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가. 피고는 정부가 건설한 경주 보문관광단지를 인수 관리하여 국제수준의 종합관광단지로 개발 유지하는 등의 목적으로 정부투자기관인 한국관광공사에 의하여 설립된 정부재투자법인이고, 원고 1은 1979. 5. 18., 원고 2는 1989. 12. 11., 원고 3은 1988. 7. 11., 원고 4는 1979. 7. 20., 원고 5는 1990. 5. 1., 원고 6은 1989. 6. 3., 원고 7은 1979. 9. 1., 원고 8은 1990. 4. 24., 원고 9는 1990. 5. 1. 피고에 각 채용되어 1996. 3. 15. 해고될 때까지 근로를 제공하여 오던 자들이다.
나. 피고는 경주보문골프장 운영을 영업으로 하다가 1991.경 추가로 콘도 운영을 함께 영업에 추가하기로 결정한 다음 경주보문콘도미니엄(이하 ‘이 사건 콘도’라고 약칭한다)의 신축공사에 착수하고 1994. 3.경 콘도를 개장하여 골프장과 콘도를 운영해왔는데, 1993. 12. 29.경 마련된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추진계획에 따라 이 사건 콘도의 매각을 추진하면서 1994. 4.경부터 일반경쟁입찰에 붙이고 수차례 유찰을 거듭하다가 1996. 1. 19. 이 사건 콘도의 영업권 및 재산을 소외 한국국토개발 주식회사(현재 한화국토개발 주식회사로 상호 변경됨, 이하 ‘소외 회사’라고 약칭한다)에 양도하였다.
다. 위 양도계약시, 피고는 이 사건 콘도의 영업권 및 재산(콘도부지 2필지 포함)을 대금 32,820,000,000원에 소외 회사에게 매도하고, 중도금 납부일인 1996. 3. 15. 이전에 관광사업 양도양수신고를 마친 후 쌍방 협의한 일정에 따라 운영권을 인계인수하며, 소외 회사는 운영권 인수시 이 사건 콘도에 근무중인 직원 전원을 인수하되 소외 회사의 취업규칙에 의거 임금 및 복리후생비는 피고가 지급하고 있는 급여수준 이상을 보장하고, 피고가 이미 분양한 콘도 회원권 분양계약내용 및 손괴보증금 등 모든 조건을 승계하기로 약정하였고, 소외 회사는 별도의 서면으로 위 양도계약의 내용에 따라 이 사건 콘도에 근무하는 직원 전원의 인수와 함께 임금 및 복리후생비 등 급여수준을 보장하고, 직원을 경주에 계속 근무하게 할 방침임을 확약하였다.
라. 피고는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콘도에 근무하던 직원 전원을 인수할 것을 전제로, 1996. 1. 24. 직제와 정원의 개폐 또는 예산의 감소 등에 의하여 폐직 또는 과원이 되었을 때 직원을 해고할 수 있도록 규정한 취업규칙 제51조 제10호의 규정에 따라 원고들을 포함하여 당시 피고의 콘도영업처에 소속되어 이 사건 콘도에서 근무하고 있던 직원 34명에 대하여 해고예고를 한 다음, 같은 해 3. 15. 그 중 소외 1 등 9명을 피고의 각 부서의 결원직책에 배치전환하여 해고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한편, 원고들을 포함한 나머지 25명을 해고하였고, 소외 회사는 같은 달 20. 피고가 해고한 25명 전원을 같은 달 16.자로 소급하여 신규로 임용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다.
마. 피고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운영형편 등 부득이한 경우에 직원의 대량감원이 필요한 때에는 ① 폐쇄된 기구의 직원 ② 징계의 경중순위 ③ 영년근속자 ④ 근무성적순위 ⑤ 국가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에 의한 취업보호대상자 ⑥ 공사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의 순위에 의하여 해고를 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제55조 제2항), 피고는 결원직책에 배치전환하여 해고 대상에서 제외할 직원을 선정하기 위하여, ① 산재환자 ② 피고와의 근로관계 계속 유지를 희망하는 직원 중 행정직 및 보일러직 종사자 ③ 콘도 종사원으로 채용되어 최초 근무지를 콘도로 임명받고 콘도에서만 계속 근무중인 자는 제외 ④ 위 각 요건을 갖춘 자 중 취업규칙 제55조 제2항 이하의 순위에 따른다는 내용의 선정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고 그 선정기준에 따라 소외 1 등 9명을 해고의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바. 피고는 이 사건 양도계약이 체결되기 이전인 1995. 12. 4.부터 이 사건 해고에 이르기까지 “시설물의 매각시 직원을 포함하여 인계하여야 할 경우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위하여 조합과 협의한다”는 단체협약 제68조의 규정에 따라 노동조합과 노사협의회를 여러 차례 개최하여 이 사건 양도계약과 관련한 콘도근무 직원의 처리대책에 관하여 계속 협의를 하여 왔고, 아울러 콘도근무 직원들과의 간담회 및 피고, 소외 회사와 콘도근무 직원 대표의 3자협의회 등을 개최하였으며, 그 결과 결원범위 내 직원 수용 등 노동조합의 요구사항 일부를 수용하였다.
사. 한편 피고는 1993. 11.경 이 사건 콘도의 준공에 따른 인력확보를 위하여 직원을 채용하기로 결정하고 그에 따라 1994. 1. 24. 소외 이병희 등 6명의 신규직원과 12명의 고용직원을 채용하였다가 같은 해 11. 1. 위 고용직원들을 정식직원으로 채용하였으며, 1995. 9. 28. 영어에 능통한 토익점수 고득점자와 정보처리기사자격증 소지자를 공개채용하기로 결정하고 그에 따라 1996. 2. 12. 소외 이관빈 등 3명의 신규직원을 채용하였으나, 콘도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음을 고려하여 그 외의 신규직원 채용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기존직원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피고의 직제상 정원에 미달하는 인원만으로 계속 영업을 하여 왔다.
아. 이 사건 해고의 대상자로서 소외 회사에 임용된 직원 중, 원고 2, 3 및 소외 박규현은 당초부터 소외 회사의 임용을 거부하였고, 원고 1, 5 및 소외 연성흠은 1996. 8.경 소외 회사에서 퇴직하였으며, 원고 4 등 나머지 원고들은 소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해고는 피고의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행한 이른바 정리해고에 해당하는데 정리해고로서의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하여 그 효력이 없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면서 이를 배척하였다.
가. 피고는 영업을 골프장 운영과 콘도 운영으로 이원화하여 양자를 별개의 사업으로 추진하여 왔고, 각 영업부문 간에 일정한 범위의 순환보직이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경영상 대내외적으로 각기 상당한 정도의 독립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양도계약에 의하여 소외 회사가 콘도의 영업권 및 재산을 포괄적으로 양도받음과 아울러 콘도에 근무하는 직원 전원을 예외 없이 인수하기로 하고, 나아가 콘도 회원권 분양계약내용 등 이 사건 콘도의 영업과 관련한 피고의 권리의무도 그대로 승계하였으니, 피고의 영업 중 이 사건 콘도 영업부문의 인적 물적 조직은 그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일체로서 소외 회사에게 이전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양도계약은 그 실질상 영업 일부의 양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한편 이 사건 콘도에 근무하는 직원 중 일부가 피고의 직원으로 잔류하게 되었다거나 그 일부가 소외 회사의 임용을 거부하거나 퇴직하였고 또 절차상으로는 피고가 콘도에 근무하던 직원들을 해고하고 소외 회사가 그들을 신규로 임용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이 사건 양도계약이 영업 일부의 양도로서의 실질을 가졌다고 인정하는 데 장해가 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영업 일부의 양도에 해당하는 이 사건 양도계약의 결과 원고들을 포함하여 이 사건 콘도에 근무하던 직원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소멸함과 아울러 그들의 근로관계는 양수인인 소외 회사에게 포괄적으로 당연히 승계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와 달리 소외 회사의 직원 인수를 전제로 한 이 사건 해고가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그 기업에 종사하는 인원을 줄이기 위하여 행하여진 고유한 의미의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다만, 이 사건 해고가 그 경위와 형식 등에 비추어 넓은 의미에서는 어느 정도 정리해고에 해당하는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추진계획에 따라 콘도를 양도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나름대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인정할 수 있고, 피고는 이 사건 해고에 이르기까지 신규직원을 다소 채용하였으나 콘도의 매각을 고려하여 신규직원의 채용을 억제함으로써 그 직제상의 정원에 미달하는 인원만으로 영업을 하여 왔던 점에서 피고가 해고 회피 내지 최소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우며, 이 사건 해고의 대상자 선정에 적용한 취업규칙과 피고의 선정기준은 그 해고의 경위 및 결과에 비추어 볼 때 노사 양측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할 것이며,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과 노사협의회 및 간담회 등을 통하여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그 요구의 일부를 수용한 점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해고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로서도 그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영업양도는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총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영업의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하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4. 11. 18. 선고 93다18938 판결 ,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누1931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서 관련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이 사건 콘도 양도계약을 그 실질상 영업 일부의 양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음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비록 피고가 소외 회사에 승계되는 직원을 줄여달라는 노동조합의 요구에 따라 콘도사업 부서에 근무할 희망자를 모집한 적이 있고, 결원직책에 배치전환하는 방법으로 콘도사업 부서에 근무하던 근로자 9명을 피고 회사에 잔류시켰으며, 절차상으로는 나머지 25명을 해고하면서 퇴직금 등 채무를 청산하고 소외 회사에서는 신규 채용의 형식을 취한 사정이 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영업의 일부양도가 있는 경우에 양도되는 영업부문에 소속된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는 원칙적으로 양수하는 기업에 승계되는 것이나( 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다12806 판결 , 대법원 1994. 11. 18. 선고 93다18938 판결 등 참조), 근로관계의 승계를 거부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승계되지 아니하고 여전히 양도하는 기업과 사이에 존속되는 것이며, 이러한 경우 원래의 사용자는 영업 일부의 양도로 인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감원이 불가피하게 되는 사정이 있어 정리해고로서의 정당한 요건이 갖추어져 있다면 그 절차에 따라 승계를 거부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들의 고용승계 거부의사의 표시에도 불구하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소외 회사에 당연히 승계되었다고 판단하면서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으니 여기에는 영업양도로 인한 근로관계의 승계와 정리해고 해당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원심은 나아가 이 사건 해고가 고유한 의미의 정리해고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그 경위와 형식 등에 비추어 넓은 의미에서는 어느 정도 정리해고에 해당하는 면이 있다고 보고서 이 사건 해고는 그 판시와 같은 이유에서 정리해고로서의 요건도 갖춘 것이므로 그 효력이 있다고 판단하였고, 다음 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므로, 결국 위에서 본 원심의 법리오해는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계획에 따라 이 사건 콘도를 매각하게 되었고, 이 사건 해고 이전에 신규직원을 다소 채용하기는 하였으나 콘도의 영업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만을 채용하였으며 이 사건 콘도 매각을 전후하여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과 노사협의회나 간담회를 가지고 콘도부서 근무 근로자들의 처우에 관하여 여러 차례 협의를 가지면서 근로자측의 요구에 따라 콘도부서에 근무하는 직원 중 9명을 결원직책에 배치전환하여 해고될 인원이 최소화되도록 하였고, 이 사건 해고의 대상자 선정기준은 곧 영업양도에 따라 소외 회사에 승계될 근로자를 선정하는 기준으로서 해고 당시 콘도부서에 근무하는 근로자를 그 대상으로 삼은 것을 부당하다고 할 수 없고 이는 기존의 취업규칙에도 부합하며, 예외적으로 일부 근로자를 해고의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피고 회사의 결원직책에 배치전환하여 잔류시킬 근로자를 선정하기 위하여 피고가 마련한 기준은 산재환자 등 보호필요성과 결원직책에 적정인사를 배치하여야 할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합리성과 공정성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러한 기준에 따라 원고들을 이 사건 해고의 대상으로 선정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으니, 이러한 제반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정리해고로서의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로서의 정당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판례들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적절한 선례가 될 수 없으므로, 원심의 판단에 정리해고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